[연재]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5 - 다음 아고라
아고라.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들에 있던 공공의 광장으로 시민들의 경제생활과 예술활동이 이뤄지던 곳.
다음 아고라. 미국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결성된 곳. 이명박 대통령 취임 70일만에 탄핵 청원 100만명 서명이 달성된 곳. 미네르바가 등장한 곳. 인터넷 역사상 전무후무한 고급 경제 정보의 집합지. 인터넷 역사상 최악의 찌질이 댓글 알바들의 활동 공간.
사실 저처럼 외국에서 오랫동안 인터넷을 써온 사람들은 한국의 인터넷을 내리깔아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의 아카데미아를 중심으로 인터넷 초기부터 생겨났던 다양한 문화들, 공유와 개방의 정신, 기술 분야의 전문적이고 폭넓은 정보들에 비하면 한국의 인터넷은 초기부터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비춰졌지요.
하지만 시작이 다르고 발전해온 방향이 다른 것을 임의의 잣대로 폄하해 본 것은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적어도 오늘날 저는 미국 인터넷 보다는 한국 인터넷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니까요. 제 인터넷 생활 15년 중 지난 3년 사이에 변화된 일입니다.
제가 한국의 인터넷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꼭 3년 전이었습니다. 그때만해도 제가 구독하던 오십여개의 RSS 피드중에 한국 사이트는 단 한곳도 없었죠. 근데 지금은 제가 RSS로 구독해보는 아고라 논객들만 해도 열댓분이 넘습니다.
아고라에는 정말 대단한 분들이 많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걱정하는 진정한 한국의 엘리트분들이죠. 그분들이 실명으로 공개적으로 발언하기 어렵다는 것은 좁고 좁은 한국사회의 어쩔수 없는 한계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이 아니라 한국에서 서울대, 연고대 등을 졸업했다면, 실명을 걸고 이런 이야기들을 쓰기는 부담스러웠겠지요.
아고라에서는 박대성이 가짜라는걸 처음부터 다들 알았습니다. 지금은 진짜 미네르바가 누구고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까지도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때가 되면 진실이 알려질 것입니다. 항상 널리 퍼지지는 않아도, 한국 사회란 비밀이 없는 곳이니까요.
며칠 글을 못올렸더니 벌써 제 신변을 걱정하는 메일들이 들어옵니다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전장치야 늘 마련해 두지요.
여러분들에게 한가지 조언드립니다. 아고라든, 블로고스피어든 서로간에 이메일 연락 체계를 만드십시오. 1:1 단위의 점조직 형식으로, 이메일 주소는 구글 지메일 등의 외국 서비스를 사용해야 겠지요. 중앙 통제 시스템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게릴라 방식입니다. 이미 그런 네트워크가 상당 부분 형성이 됐지만, 좀더 활성화시켜야 합니다. 아고라나 블로그 등에 글쓰면서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세요.
공개적으로 글쓰는 사람들도 늘어나야 합니다. 아고라에서 찬성 버튼 누르는 것, 댓글 다는 것도 겁내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열 받을대로 받아 마구 글쓰는 분들이 많아져서, 추적하고 관리하는 인원이 딸립니다. 추적하고 관리하는 사람들도 사람이에요. 그들도 스스로는 많이 쪽팔려들 하고 있습니다. 정치권도 그렇고 앞에 내세우는 사람들이 갈수록 수준 이하가 되는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 정권의 정체성이 다 밝혀진 상황에서,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들이 협조하겠냐구요. 다들 올해 안으로는 정권이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보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고라, 개인적으로 참 좋아합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공간이지요. 하지만 온라인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글과 댓글을 주고받으면서 대화가 통한다 싶으면, 오프에서도 많이들 만나세요. 여럿이 함께 모이면 친목모임이 돼버리니까, 두세명씩 만나는게 깊은 이야기 나누기 좋습니다. 좋은 분들 많이 만나시게 될겁니다. 명분을 가진 쪽이 갖는 힘이 있습니다. 그걸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다음 소속원분들께도 한마디 적습니다. 여러분 대부분도 이번 사건의 조작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 다음 내부 사람은 협조한 엔지니어 두명 포함해서 너덧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문제가 많다는건 다들 알고 있잖아요? 언제까지 그냥 지켜만 보고 계실 겁니까? 다음이라는 회사가 인터넷 역사상 최악의 조작 사건으로 문닫은 회사로 기록되게 내버려두실 참입니까? IT 회사를 망가뜨리는건 늘 타분야에서 굴러들어온 사람들이죠. 조선일보 출신 기자와 삼성 홍보팀 출신 여자한테 회사 전체가 휘둘려서 뭐하는 겁니까? 엔지니어로서의 자존심은 어디가서 엿바꿔 드셨습니까? 조작질이든, 뭐든 시키는데로만 하는게 진정한 프로입니까?
조금은 더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제가 6월 1일인가 국민일보 미네르바 사건 담당 기자한테 진짜 미네르바가 누군지 다 밝혀졌다고 알려줬더니, 당황해서 서둘러 전화를 끊더군요. 그 친구가 박찬종 변호사 보좌역인 김승민이랑 친하거든요. 그러더니 그 다음날 박대성이 미국으로 유학간다는 기사가 나왔지요? 그것도 국민일보 단독 보도로. ㅎ
제가 이번 연재를 6월 24일에 시작했는데, 일간스포츠가 29일자로 박대성 인터뷰 기사를 냈죠? 대응 속도 참 빨라요. 뻔뻔한 물타기도 대단하고. 근데 노출되면 될수록 가짜인게 마구 드러나는데 어쩌려고 저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임기응변은 오래 못가는데. 쯧쯧.

아는 사람을 치는 것은 정말 힘들죠. 상 주기는 쉽지만 벌주기는 힘듭니다. 내가 한 명의 불의를 눈감으면, 곧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이것 참 쉽지 않습니다.
국민일보에서 그런 사건이 있었군요. 그러면 대산님이 말씀하신 세 언론사 이니셜이 CDK가 되는군요.
익명의 내부고발자들이 점점 늘 것 같습니다. 아무리 탄압을 한다고 해도 자신의 양심을 속일 수 있겠습니까?
정규군 = 공개된 게시판, 비정규군 = 개인적 채널.
정규전으로 싸울 수 없으면, 비정규전으로 넘어가야죠. 안타깝게도 정규전을 하면 집중포화를 맞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IT 분야의 특이한 점은 한 명의 수퍼맨이 그저 그런 수 만명을 이긴다는 거죠.
개인적으로 잘 대비하고 계신다는 말씀, 정말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냥 듣기만 해도 안심이 됩니다.
아마도 박대성이 미국간 후에나 여기저기서 미네에 대한 것들이 흘러나올지 않을까 싶네요..
님과 같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추적하거나 정보를 수집할 능력은 안되지만서두..제 개인적으로 미네라고 확신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아마도 저 말고도 여러명이 알고 있구요....
대놓고 하는 사기극에 허탈한 마음 뿐..
IMF 터진지 10여년이 지났지만, IMF 가 왜 왔는지..그래서 이후에 우리나라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아니 먹고살기 바빠 그런 지난일들 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순진한 평민들만 그 사기극에 속아 줄 뿐..
아직도 "김대중이는 빨갱이라 안된다" 하시는 거동도 불편하신 팔순의 아버님의 말을 들으며..
아... 이렇게 세상은 누군가에 의해 철저히 조작되어 지는구나 하고..두려움을 느낄 뿐...
왜 그래야 하는지 생각 할 여유조차 없이 포탄에 죽은 누이를 생각하며 총부리를 휘두르던,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빨갱이를 죽여야 했던 우리의 아버지 들에게는... 빨갱이는 당신이 죽을 때 까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원수일 뿐...
양복입은 귀하신 양반이 넢죽 큰절하며 흰 고무신 한켤레 주는것이 너무도 고마워서.. 투표장에 가 약속한데로 1번을 찍어 주었던 우리네 할머니들이 오히려 정겹기만한 것은..
내 자신이 양복입은 귀한신 양반들 자손이 아니라 막걸리 한사발 얻어먹고 흐뭇해 하던 그 흙 냄새 나는 이들의 손자라서일까..
화염병 던지며 정의를 부르짓던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지금 짊어지고 있는 삶의 모든 굴레를 훌훌 벋어 던지고 나의 이상과 꿈을 위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있다면..
입 안에서만 맴돌다 결국 뱉어내지 못하고 삼켜버린 말들..
분명한 것은...
그 시절 최루탄 안개를 무대삼아 돌 던지며 울부짖던 그 젊음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가슴속 깊은 곳에 .. 뜨거운 불 덩어리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미네르바 글로 작성된 글들중 다른 보고서를 거의 그대로 베낀 것이 여러편 있는 것은 어떻게 보아야 될지요?
리만의 산업은행 인수는 좌절되었지만 노란토끼의 도래에 따른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요? 오히려 과감하고 대범하고 광범위하게 몰아부치는 그런 상황은 아닐까요.단지 경제적 사건을 넘은 우리민족과 국가의 존립이 온전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