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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3 -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1부

  1. 다음커뮤니케이션
  2. 정권 사모 펀드와 노란 토끼
  3.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
  4. 언론사들
  5. 다음 아고라
  6. 관전 포인트
  7. 박대성
  8. 김승민
  9. 월간조선, 김연광
  10. 정지은, CBS
  11. 석종훈, 정지은
  12. 미네르바팀
  13. 1부 연재를 마치며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2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3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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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미네르바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시대를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은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미네르바는 아고라에 상당히 많은 글을 올렸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읽어도 사나흘은 꼬박 걸리는 분량입니다. 글이 쓰여진 당시 사건들, 언론 보도들과 크로스 체크하면서 읽으면 일주일도 넘게 걸릴겁니다. 근데 의외로 이 사건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미네르바가 쓴 글조차도 제대로 읽지를 않았더군요. 기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일부 목소리 큰 사람들과 언론에서 피상적으로 떠드는 이야기에 생각이 쉽게 휩쓸립니다.

개중에는 박대성을 아이템 삼아 사업을 벌이려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에 깊이 휘말린 어떤 이에게 이를 주의하라고 지적했더니, 그는 이렇게 대꾸하더군요.

"개인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 않느냐?"

개인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모두에게 선비같이 처신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근데 사리를 따지지 않고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경계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구상한 이들이 있으니, 박대성 진짜 미네르바 만들기에는 동력이 붙었습니다. 박대성이 가짜인줄 알고 이를 견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그저 사회적 당위로써 이 사건을 추적해왔을 뿐이지요. 이제 박대성을 미국으로 도망보내는 상황이 됐으니, 박대성의 상품가치는 상실됐습니다. 게다가 그가 가짜라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많아진 지금, 박대성 진짜 미네르바 만들기에 앞장서는 일은 꽤나 위험한 일이 돼버렸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은 입을 열기 시작할 것입니다.

제가 미네르바 사건의 조작 구도를 이야기하면, 많은 이들이 이렇게 되묻습니다. 저렇게 광범위한 조작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게 정말 황당하다고. 실제로 그렇습니다. 근데 어떻게 이런 조작이 가능했을까요?

한국의 지식사회에 처신을 잘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였습니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 중에는 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들과 대화를 하거나 주변을 살펴보면 대개의 경우 다음 세가지가 분명해 집니다.

  1. 미네르바 사건의 전체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2. 찔리는 구석은 있지만, 자신은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3. 찔리는 구석 때문에라도 소극적으로든 적극적으로든 박대성 진짜 미네르바 만들기에 동조한다.

어찌됐든 나는 몰랐다고, 저 사람에게 속았다고 손가락을 가리킬 누군가는 있더군요. 그렇다고 그들은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자는 각 대상을 체스판의 말로써 부릴 뿐이지 전체 그림을 보여주는 법이 없지요.

기획을 꿰뚫어보지 못했더라도 각자가 지켜야했던 가치들이 있었습니다. 언론사는 개인이나 조직의 이권을 위해 기사를 거래하지 말아야할 당위가, 사법 기관은 법을 정당하게 집행해야할 의무가,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지켜야할 윤리의식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대중의 판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공인이나 전문가라면, 그에 합당한 처신이 있는 것이지요. 그를 저버렸을때 초래되는 결과분에 대해 각자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할 것입니다.

제가 이 사건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컴퓨터 분야의 전문가로서 였습니다. 당시에 관여했던 일을 포함해서 지금 글을 쓰는 부분까지, 제가 제 처신의 결과분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회에는 늘 이런 종류의 기획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정치적인 것들이지요.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뚜렸한 인지부조화가 발생한다면, 그런 기획을 의심해볼만 합니다. 최근들어 그런 일들이 부쩍 많아진 것을 모두 느끼고 계실 겁니다.

아무튼 모두가 남에게 손가락을 가리키는 상황을 떠올려보면 책임 소재의 종착역이 바로 다음커뮤니케이션입니다. 미네르바가 다음이 운영하는 아고라에서 활동했기에, 미네르바 진위논란에 결정적인 방향타 역할은 한 것은 다음이었습니다. 어떻게 인터넷 기업인 다음이 온라인 아이덴티티의 조작 문제를 그처럼 가볍게 생각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최근에는 다음 아고라에서 제가 사용하던 필명이 도용된 사건이 있었지요. 그를 바로잡는데 다음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제가 이번 연재를 시작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점을 차제에 밝혀둡니다. 인터넷 회사인 다음이 온라인 아이덴티티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온 수준이 어떠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죠. 아니, 그 건에 있어서 이해당사자였던 다음으로서는 더더욱 처신을 그렇게 하면 안됐습니다. 지금 이 연재가 그에 대한 저의 응답입니다.

저는 다음의 경영진에게 묻습니다. 당신들은 누구에게 손가락을 가리킬 생각입니까? 권력의 압박에 못이겨서 DB를 조작했다고 변명할 참인가요? 아니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앞으로 다음의 소속원들과 한국의 인터넷 회사들에게 덧씌워질 주홍글씨는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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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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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의 생각  2009/6/29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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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님이 쓰신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1, 2, 쉬어가기, 3

yuna의 생각  2009/6/29 오후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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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을 꿰뚫어보지 못했더라도 각자가 지켜야했던 가치들이 있었습니다.' - IT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쓰일 수 있는가에 대해 그 안에 있는 이들도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 보이는 지금. 반가운 글. 그리고 염려.
another_k  2009/6/29 오후 4:24
대산님의 글을 읽다보니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슨 주역 비슷한 것에 관련된 대산 선생이 계셨던 기억이 있고요 ^^
루비 관련 글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제가 최초로 루비 문법에 대한 글을 읽은 것이 대산님의 글이었군요. 그리고 오픈소스 관련 책도 번역하셨군요. 아군을 만난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고라에 readme님도 계시고 Makefile님도 계시니까 이제 configure가 등장할 차례인데요 ^^;

kldp에 가봐도 우리나라 IT 정책의 후퇴에 대해 비판하는 눈치이지만 정치는 프로그래머의 영역이 아니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니 오픈웹이 재판에서 질 수밖에 없다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프로그래밍이 법과 관련이 많다라는 대산님의 깨달음은 리차드 스톨만과 김기창 교수님의 생각과 한 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미네르바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래머, 보안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참여도가 떨어졌다는 것이 대단히 이상하게 생갔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죠. 아고라에서 IP 만능론이 판치는 데에는 기술적인 반박이 없었다는 점이 큰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경제쪽에 계시다는 readme님이 나서야 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readme님이 다음 관계자 포섭 금액이 오천만원(?) 정도였다고 하신 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another_k  2009/6/29 오후 4:43
글이 길어져서 이어씁니다 ^^

유교 경전인 '효경'이 조작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유교 경전이 분서갱유 이후의 사건이다 보니 집권 세력의 입맛에 맞게 변형된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효경에서는 '군사부일체'라는 이데올로기를 내세웠는데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임금이라는 작자가 부모님과 맞먹게 만드는 세뇌장치지요.

각자 자기 일만 잘 하면 세상이 잘 돌아간다는 믿음을 준 것도 유교 사상입니다. 그래서 종교인은 정치하면 안 되고, 교사도 정치하면 안 되고, 군인도 정치하면 안 되고 정치가만 해야한다. 따라서 당연히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만 해야 한다는 결론이 유도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 가지 정체성만을 갖는 것이 아닌데 교묘하게 효와 예를 말한 공자의 입을 빌려 사람들의 입에 재갈을 물립니다. 아마도 이러한 것을 타파하기 위해 신채호 선생은 공자를 공자라고 하는 경칭을 빼고, 그냥 공구라고 이름을 부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노무현은 아마도 최초로 정치에 참여한 프로그래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다음에 배신감을 느낀 많은 분들이 망명지를 만들기로 한 움직임이 있었는데요. 결국 기술 인력의 부족으로 그 진행과정의 앞날을 알기가 힘들게 된 것 같습니다. 저도 좀 참여해보려 했지만 초보 아마추어 해커다 보니 무력감만 느끼고 말았네요. 너무 목표를 높게 잡다보니 시작이 힘든가 봅니다.

이 모든 게 결국 프로그래머의 사회 활동 참여도가 떨어져서가 아닌가합니다.
그 놈의 "한국은 IT 강국이다."라는 주문을 외우는 한 한국은 IT 강국일 수 없습니다.

another_k  2009/6/29 오후 5:00
박대성이 가짜 미네르바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서는 일단 다음이 계정 정보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다음이 어떤 방식으로 백업을 하는 지 모르겠는데, 계정 정보도 당연히 백업을 하겠죠? 예를 들면 cdrw 같은 지워지지 않는 메디아에 그런 정보를 백업했다면 그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IP 스푸핑 같은 것이 있거나, 계정 데이타를 조작한 걸 의심했었는데 후자가 맞는 것 같군요.

大山  2009/6/29 오후 9:03
@another_k: 주역쪽은 아니구요, 책하나 쓰고 번역서 하나 낸 적은 있지요. ㅎ

찌질이 매명 전문가들 여럿 동원됐죠. 이번 건은 강한 기획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된 IT 전문가들은 일부러라도 배제했을 겁니다.

정치라는건 참 묘해요. 귀찮은 것이지만, 내버려두면 이상한 사람들이 그 자리를 모두 차지해버리니. 사실 정치가들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정책도 만들고 해야하는 것인데 말이죠. 프로그래머들이 각성하고 깨어나야 합니다.

디지털 정보라는게 사실 한도끝도 없이 조작이 가능한거라, 데이터 레벨에서의 증거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이쯤되면 백업 데이터도 조작하겠죠. ㅎ 따라서 실질적인 모든 증거는 아날로그의 영역에서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박대성이 가짜 미네르바라는 것은 DB 조작과 상관없이도 이미 확인됐습니다. 그것도 천천히 써보지요. 아무리 잘못한 사람들이라도 실명을 일일이 공개하는게 조심스러운 것 뿐입니다.

DB 조작도 여러 경로를 통해서 확인됐구요. 이곳이 재판장이 아니니 증인을 소환할수도 없고. ㅋ

단군  2009/12/8 오후 5:30
아니 땐 굴둑에서는 연기가 나오질 안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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