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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12 - 미네르바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1부

  1. 다음커뮤니케이션
  2. 정권 사모 펀드와 노란 토끼
  3.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
  4. 언론사들
  5. 다음 아고라
  6. 관전 포인트
  7. 박대성
  8. 김승민
  9. 월간조선, 김연광
  10. 정지은, CBS
  11. 석종훈, 정지은
  12. 미네르바팀
  13. 1부 연재를 마치며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2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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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들 궁금해하실 미네르바팀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미네르바팀은 모두 8-9명으로 구성된 모임이었습니다. 주로 증권, 금융계쪽 인물들이 중심이었지만 그중에는 현직 국회의원도 포함돼 있었지요. 미네르바가 정부 내부의 정보까지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아고라에 올린 글을 주도적으로 작성한 사람은 3명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주로 정보만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팀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는데 외부 압력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특히 갈등이 컸다네요. 작년 10월말에는 그만 흩어지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미네르바는 10월 29일에 올린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라는 글에서 처음 외부 압력에 관해 언급합니다.

당분간 오프 라인에서 영업에 열중 해야지 살해 위협까지 받고 그만 쓰라니.

노인네가 이젠 쥐도 새도 모르게 죽겠네.

이젠 고구마나 팔면서 개인 고객 관리 하는데만 열중해야지..

위 협박을 전달받은 사람은 신동아 K인 KJS였습니다. 미네르바 캐릭터 중에 고구마 할배로 알려진 인물이지요. 그는 위 글을 쓰고 이틀 후인 10월 31일 예전부터 연락을 주고받던 아고라 회원 몇사람과 함께 11이라는 토론 모임을 만듭니다. (미네르바는 일부 아고라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음을 "10년 후에 뵙겠습니다.."라는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연락됐던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미네르바(KJS)는 그날 아고라에 올린 "내일 손자가 컴퓨터를 가지러 온다."는 글에서 이 모임에 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11 이라는건 일레븐 클럽이라는 토론 모임이다.. 처음에 동네에서 다 때려 치고 고구마 장사 시작할때 심심해서 남는 시간에 독서 토론 모임이라고 엘리베이터 계시판에 붙여 놓으니 아줌마 몇 명이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미심쩍은 눈으로 아줌마 3명이 찾아 와서 시작한 모임이였는데 그렇게 시작한 모임이 일레븐 클럽이라서 그런것 뿐이다. 그러다가 독서 토론 모임이 변질이 되서 이젠 주로 동네 아줌마들 재태크나 세무 상담이나 경제 애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후 미네르바는 11월 4일 3개의 글을 더 올린 후, 11월 5일~11월 12일의 8일간 침묵합니다. 그리고 매일경제가 11월 11일자 신문에 "'미네르바' 정체는 50대 증권맨"이란 기사를 싣지요. 주요 내용을 인용합니다.

"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미네르바(로마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를 괴담 유포자로 고발해야 할지 아니면 단순한 사이버상의 논쟁으로 넘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런 고민을 아는지 '미네르바'는 최근 활동을 접고 황혼 속에 몸을 감추었다."

"정보당국은 일단 미네르바의 신원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그는 '나이는 50대 초반이고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로 파악하고 있다."

"그가 활동을 중단하자 정부와 청와대는 일단 이 문제에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가 활동을 재개하고 그 이후에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에 등장한 50대 초반 미네르바는 글쓰기를 한 3명 중 한사람으로 미네르바 계정의 실질적인 소유주였습니다. 여기에서는 그를 K로 호칭하겠습니다. 미네르바는 11월 13일 "과연 나는 누구인가 ...."라는 글에서 자신을 "01001011"이라는 이진수 데이터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닌 여기서 글을 쓰지만 난 "미네르바" 라는 아이디를 가진 정보량 2 진수의 01001011 의 그냥 단순 데이터일 뿐이다.

저 2진수 숫자는 관련 컴퓨터 지식을 가진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입니다. (그래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박대성에게 서면 인터뷰로 저 숫자의 의미를 물어보았을때, 박대성/김승민은 대답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01001011를 10진수로 환산하면 75입니다. ASCII 코드로 알파벳 "K"를 의미하지요. 그래서 이 뜻을 이해한 사람들이 미네르바를 K로 부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K를 그의 이니셜로 추정했던 사람들이 많은데, 본명의 이니셜은 아닙니다. (KJS는 미네르바 글에서 그를 박스줍는 김씨로 호칭하곤 했습니다.) K는 언론 등에서 이름이 알려진 인물로 금융쪽 배경을 가진 기업가입니다.

앞의 매일경제 기사를 보면, 정부는 K의 신원을 파악하고 그에게 모종의 메세지를 전달했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매일경제 기사가 나간지 이틀 후인 11월 13일 K는 "과연 나는 누구인가 ...."라는 글에서 정부로부터 받은 경고를 언급합니다.

"난 경제적 이야기를 쓰면...... 안 된다....

그건 국가가 침묵을 명령 했기 때문이다.....따라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부분은 일체 쓰지 않는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 궁금해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내가 누군지 알 필요도 없다. 그리고 찾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5일이 더 지난 11월 18일, KJS의 기고문이 실린 신동아 12월호가 발매됩니다. 그리고 미네르바는 그날 "이제 조만간 대대적인 애국주의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는 글을 아고라에 올리고, 11일 후인 11월 29일 "이 나라는 확실히 미쳤다. 진짜 제 정신이 아니구나!", "잘 봤냐?." 등 2개의 글을 쓴 후, 긴 침묵에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12월 29일에 검찰이 문제삼았던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 - 1보." 글을 포함해서 모두 다섯개의 글이 아고라에 올라옵니다. 이들 글의 작성자는 모두 K입니다. 그중 "속 상하다.... 그리고 사과 드린다."는 글에서 K는 신동아 기고를 질타하는 내용을 남겼지요.

하지 마라니까 내부 참고용으로 만들어 논 걸 잡지사에 가져다가 팔아 먹는 놈이 있지 않나. 들 쑤는 놈이 있지 않나. 에이그.

실제로 잡지사에 기고하는 것에 대해서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사람이 K였다고 합니다. 위 내용을 보면 미네르바팀이 내부 참고용 자료를 만들어 공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KJS에 따르면 "대정부 긴급 공문 발송 - 1보."의 내용도 이미 12월초 팀 내에 공유돼 있었지만 지나치게 민감한 내용이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었답니다.

CBS가 2월 4일과 5일 내보냈던 조작기사 등으로 진위논란에서 코너에 몰렸던 신동아는 2월 7일 "공개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1월14일 인터뷰 당시 찍은 사진과 녹취한 음성 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며 KJS를 압박했고, 그에 KJS는 자신이 미네르바가 아니라며 부인 모드로 돌아서게 됩니다. 다음의 데이터베이스 조작으로 이미 미네르바 계정이 박대성측으로 넘어간 후였고, K의 협조 없이는 진위논란을 종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게다가 애초부터 신동아 기고를 반대했던 K는 이미 KJS 등과 연락을 끊은 상태였고, KJS는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K가 소극적인 방관의 형태로든 적극적인 담합의 형태로든 박대성을 미네르바로 둔갑시키려는 정부의 조작에 협조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더 복잡해졌고 저런 무리한 조작도 시도될 수 있었지요.

미네르바는 자신들이 가졌던 고급 정보를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각성하고 새로운 프레임으로 경제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여러 실책에 경종을 울렸고, 산업은행의 리먼 브라더스 인수와 같은 파국을 막아내기도 했지요.

미네르바가 자신들의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자 했던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여러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개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박대성이라는 조작 개체가 동원된 것만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온라인 글쓰기를 하는 모든 이들을 욕보이는 일이었지요. 그리고 간판이나 학벌이 아닌, 글의 내용만으로 그들의 논지를 받아들이고 주변에 설파했던 수많은 이들을 하루아침에 무직 백수에게 사기당한 바보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꽤나 지독한 인지부조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인터넷에서 아무리 중요한 이야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박대성을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요. 어떤 경우에도 그런 인지부조화만큼은 반드시 회복돼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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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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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코지  2009/9/3 오후 1:37
글 잘 읽었습니다.
그 옛날 어려웠던 시기에는 거리에 나가 소리지르면서라도 이 부조화를 해소하였습니다만.. 지금은 정말 뼈속까지 촬영당하는 듯한 감시와 통제속에 무능력하게 눌려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무엇을 해야 하나요..

null  2009/9/3 오후 1:56
아~~ 전체적인 내용이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another_k  2009/9/3 오후 3:02
좋은 소식은 정부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이고, 안 좋은 소식은 그 정보가 소수에게만 독점되어 나머지를 통제하는데에만 쓰인다는 사실입니다. 그 중에 국회의원이 한 분 계셨다면, 다른 국회의원들도 그러한 정보를 알았을까요? 그리고 노력한다면 알 수 있을까요? 다른 국회의원들은 모두 침묵을 강요받았을까요? 의문입니다.

어쨌거나 미네르바는 대한민국 위기의 순간에 나라를 구한 의로운 선비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았을 때, 대한민국에 선풍을 일으키며 나라의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이순신이 나라를 구한 것과 비슷한가요? 한 사람의 힘이 이리도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사람을 잘 키워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선비가 때가 수상하여 뜻을 펴지 못하고 숨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록위마는 참을 수 없군요.

오늘 뉴스를 보니 드디어 경찰에서 감시 시스템을 공식 발주했습니다. 그렇게 기술에 자신있으면 쓸만한 검색엔진이나 하나 만들 것이지. 그리고 걸렸을 때는 모든 책임을 프로그램 제작사가 진다. 늘 그렇듯이 싸움은 앞장서서 걸고, 도망은 제일 먼저 치고. 따지면 발뺌하면 그만일 뿐이고. 시비걸면 뒷조사해서 반드시 끝장내 버리고.

네트워크를 소통의 수단으로 이용하려 했던 사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사람이 하나 바뀌니 내 나라가 내 나라가 아닙니다.

대산님 건강하시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서기  2009/9/3 오후 8:33
이번글이 좀 늦길래 걱정됐습니다 항상 고마운글에 감사합니다

텍사스아짐  2009/9/3 오후 8:33
네 그런것같군요.
전체적인 구도가 확실하게 보이는...

9월부터 고구마할배한테 완전히 빠져버렸는데.

null2  2009/9/4 오전 9:44
그랬군요. readme님과 담담당당님의 미네르바가 그런 고리로 연결이 되어 있으니 의문이 풀립니다.
readme님은 K, 담담당당님은 KJS를 잘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K와 KJS의 관계가 그렇게 연결이 되니 모순이 사라지네요.

null  2009/9/5 오후 2:38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쓰고 읽는 우리들의 네트워크가 이 사막같은 세상밑을 흐르는 물줄기 아닐까요...오랜갈증을 해소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sadcomic  2009/9/6 오후 2:53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 나너너나님은 미네르바와 다른 분인건가요? 잘 모르는 저로서는..그분이 도청당하고 위협당하다가.. 노통처럼 어떻게 되신건 아닌가..걱정하고 있었거든요..

大山  2009/9/7 오후 12:40
@바람코지: 눌려있다는 느낌은 착시현상일 것입니다. 그 느낌 곧 떨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null: null님 반갑습니다.

@another_k: 어찌됐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이가 있으니, 그 정보가 적절한 곳에 전달됐겠지요. 힘은 사람이 발휘하는게 아니라 명분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기: 서기님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텍사스아짐: ㅎㅎ

@null2: 여러가지 면에서 참 복잡한 사건이었지요.

@null: 그런 네트워크가 촘촘히 넓어지면 사막 위로도 넘쳐흐르겠지요. ;)

@sadcomic: 나너너나는 큰 관심을 두지는 않았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는 많은 거짓이 숨겨져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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