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foward

[연재]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2부 14편 - 소신 알바와 소신 친일파, 상처받은 사람들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2부

  1. 조작의 배경
  2. 전 CNN 베이징 지국장의 박대성 인터뷰 육성 파일, 녹취록 전문
  3. 중간정리
  4. 다음커뮤니케이션의 DB 조작
  5. 마약/조직폭력 수사부의 등장
  6. 검찰 내부의 책임자들
  7. 맨큐의 경제학
  8. 박대성의 금융계 친구들
  9. 서울중앙지검 마조부의 조작 수사
  10.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11. 기획자
  12. 김철균의 윗선
  13. 박대성은 가짜, 그리고 내쉬 균형
  14. 소신 알바와 소신 친일파, 상처받은 사람들
  15. 2부 연재를 정리하며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1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3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4부

-----

어릴적에 역사를 배우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갔던 부분이 바로 친일파였다. 자신의 안위와 성공을 위해서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는다.. 과연 그게 가능한 발상이었을까?

과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들 중에 변절자들을 보자. 그들은 되려 보수의 선봉에 나서서 옛 동료들을 공격한다. 왜일까? 혹 신념이 바뀌었다면 조용히 발을 빼면 되는 것이다. 그게 온당한 처사다. 근데 굳이 욕을 먹으면서까지 옛 동료들을 물어뜯는다? 국회의원이 되고 성공하기 위해서일까? 정말 그럴까.

내가 살아오면서 보았건데 사람이란 그처럼 냉정하고 계산적인 존재만은 아니다. 철저하게 이익을 따지고, 소신을 쉬 내던지고, 성공을 위해 남을 짓밟고 올라서고, 그렇게 독하고 제멋대로인 존재만은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보고자하는 건 어쩌면 우리의 편견일지도 모른다.

개화기에 민족주의자로 활동하다 이후에 친일파로 전향한 사람중에 윤치호란 사람이 있다. 그는 미국을 동경하며, 미국을 모델삼아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자 했던 구한말의 개혁 운동가였다. 그는 "사상, 신념 차원에서 미국인보다 더 미국적인 사람"으로 스스로를 규정했던 철저한 친미파였다.

근데 그랬던 그가 종국에는 소신 친일파로 전향한다. 왜인지 아는가? 갑신정변이 실패하고 미국으로 망명해 지내면서 그토록 심한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그 상처가 그로 하여금 일본 제국주의를 중심으로 한 황인종연대론에 동참하게 만든 것이다. 그의 일기에는 "지구의 천당인 일본에서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사회를 둘러보면 무슨 사이비 종교 단체나 다단계 조직에 빠진 이들이 그렇게 많다. 한심하다 말하고 돌아서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라는 생각, 한 번 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왜일까.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 아는가? 빵인가, 말씀인가? 아니다. 바로 관심과 인정이다. 종교의 힘은 바로 거기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회에서 버림받고 외면당한 이들에게 관심을 내어주고 역할을 부여해준다. 그게 얼마나 무서운 동력이 되는지 아는가?

불우한 환경에서 사랑과 혜택을 덜 받고 자라고, 덜 교육받고, 그래도 냉혹한 사회에서 어떻게든지 버둥거리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덜 가진 자에게 사회란 때로 얼마나 잔인한가. 남의 일인가, 정말 그런가.

학창 시절에 쉬 폭력을 휘두르는 친구들로 인해 곤욕을 치뤄본 경험이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혹시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얼마나 사랑에 굶주려 있고, 얼마나 치열하게 관심받고자 노력했으며, 주변의 냉소와 무시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는지. 그걸 아는가.

온라인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관심받고자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혹시 냉소로 그들을 대하지는 않았는가. 그들의 결핍을 짐작하고 더욱 무시하지는 않았는가. 우리가 무시하면 과연 누가 그들에게 관심을 내어줄까. 호시탐탐 이 사회를 노리는 바다 건너 섬나라 사람들 아니겠는가. 원래 포섭이란 그렇게 이뤄지는 법이다.

사회안전망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회를 보호해주는 모든 사회적, 제도적, 문화적 장치를 일컫는 표현이다. 지금 이 정권은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있다. 왜인가, 그 이면은 과연 무엇인가. 이 정권의 기획인가, 아니면 저기 바다 건너 누군가의 기획인가.

우리는 애닯은 시대를 함께 헤쳐나가는 동시대의 사람들이다. 늘 관심을 갖고 서로를 챙겨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뜨거운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시대의 당위다. 버림받은 시대가 얼마나 무섭게 돌변하는 줄 아는가, 당신은.

-----

이 글은 2009년 5월 9일 Makefile 필명으로 아고라에 올렸던 두번째 글입니다. 스크랩해주셨던 푸른하늘은하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아고라 원문: 링크

트랙백 주소:
하민혁의 생각  2009/12/30 오전 0:31
트랙백 from "haawoo's me2DAY"
RT coreacdy님: 흥미있군요..RT jigang76님: http://j.mp/5RmwyD 미네르바 관련 글인데 매우 흥미롭네요.
yuna  2009/12/29 오후 12:26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던 중이어요. 이 많은 사람들이 왜? 이 똑똑한 사람들이 왜?라고.
제가 내려가고 있는 결론은 좀 다르긴 하지만.
'상처'라는 면에서는 좀 비슷하기도 하고요.

Moper  2009/12/29 오후 5:33
이 글이 마지막인건가요...
왠지 씁쓸...하면서도 이 시대를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게
참으로 자기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null2  2009/12/29 오후 10:14
일본 맹주론을 생각케 하는 글입니다.
서재필 등이 만든 독립신문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사책에서 배운 그런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직접 독립신문 내용을 확인해보았는데 완전히 천황 찬양주의로 도배한 신문이었습니다. 그당시 개화파라고 하는 그들은 사실 일본을 모델로 해서 조선을 청나라와 러시아로부터 독립시켜야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독립신문은 의병도 비적이라 하여 도적 떼 취급을 하였죠. 그들의 논지는 일관되게 일본이 맹주가 되어 아시아를 발전시켜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 눈에 조선은 미개하고 스스로 변혁시킬 수 없으므로 일본의 도움 내지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한 거죠.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나라를 팔아먹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 그들. 그러면서 남들에게는 정당성을 주장하려고 온갖 궤변을 붙이며 아직까지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 시절 일본과 아주 끈끈했죠. 게이오에서 되도 않은 일본어로 강의하며 DJ를 씹었던 김영삼까지...
노무현 당선 때 극우천황주의자들이 댈만한 줄이 없어서 황당해했다는 얘기까지 있었습니다.

이명박 일당, 투표로 뽑았다고 하지만 인격부터 공약까지 전부 사기였죠. 이 정권은 완전히 변종인데 광신 기독교, 박정희 전체주의, 전두환 공포정치, 김영삼 무능을 합치고 미국에는 굴욕 외교로 일관하고 일본에는 나라를 같이 통치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식으로 미친 짓만 골라하는 진화(?)한 수구꼴통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까요.

범죄자들만 모아놓은 내각이 생각하는 것이 서민들 등골 빨아먹는 짓 밖에 없죠.

4대강 곧 대운하 한다고 하는데 여기에 또 '마실 물'까지 민영화하려는 포부도 숨겨 놓았겠죠. 석유보다 비싼 물을 먹이려고 준비한다고 봐야죠. 식수원을 오염시키면 공급 단가는 올라갈 것이고 수공보다 싸게 공급하는 민영 식수 업체가 슬슬 나오겠죠. 그리고 민영화하고 다시 작전을 짜서 물값을 올릴 구실을 만들겠죠. 일부러 희생양을 만들어 물을 오염시키고 그것 때문에 물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는 식으로 하겠죠.

우리말보다 영어가 좋고 재정 파탄 나면 일본에서 끌어다 메꾸는 작자들이 정권을 잡았으니 나라 망하는 거야 시간문제죠. 그들에게는 당연히 나라도 팔아먹는 '상품'의 하나겠죠. 원화가 아니라도 달러나 엔화로 자자손손 소위 '하나'님 아래서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고 하겠죠.

미네르바의 담론이 무서웠던 것은 미네르바 팀이 이미 이것을 꿰뚫고 계속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기 때문이죠. 리먼 브라더스나 환율 조작은 어쩌면 새발의 피였을 테고요.

UAE 원전 수주만 하더라도 금방 뻔히 들통날 거짓 쇼였는데 낯짝 두껍게 선전하는 보십시오. 그들은 미국인도,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쓰레기일 뿐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산 선생님 덕에 멍하게 살아온 제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양심을 지키고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오  2009/12/29 오후 11:45
이 글들이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하지만 대산님의 노고... 정말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님의 그 노력 빛을 발하게 할 것입니다.

이 글이 저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3~4년이 흐르면...

세균무기  2009/12/30 오전 2:07
일부 기득권이 만들어 놓은 매트릭스안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실체인지 모르고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 실체에 근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들이 쓰러져가는 현실을 바라보며... 희망이 있는지 오늘도 자문해봅니다. ㅠㅠ

저문강  2009/12/30 오후 11:31
당시, 첨부터 이 사안에 대한 관점이 뚜렸했던 것이군요..님의 앞전 글에 이젠 지친다는 글을 읽고는 걱정과 우려가 앞섰는데..이건 순전히 기냥 글만 보는 제 이기심이 아니었나 싶네요..대산님 이의 글은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글입니다..아무쪼록 한국사회의 역사를 위해 쉬임없는 용기를 부탁드린다면 넘 무리한 것일까요???

저문강  2009/12/30 오후 11:33
그리고 우울했던 2009년을 보내고 별반 희망이 보이지는 않지만2010년 새해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래 봅니다....새해.인사 드립니다..

null  2010/2/3 오후 4:13
좀 된 글인데..지금 읽어봤네요

"애닯은" => "애달픈" 이 아닌지..^^;;

글 모두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