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1/24
박대성씨에게 늘 묻던 말이다. 당신이 사용하던 컴퓨터를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컴퓨터는 검찰에 압수된 증거물이었다가 법원이 10월인가에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물론 ‘미네르바’가 아닌 ‘박대성’에게 돌려준 것이다. 그의 것이었으니까. 그렇다고 이제 완벽하게 컴퓨터라는 기계적 증거는 숨길 수 있게 되었다고 보는가? 아니다. 그를 검찰의 조사 기록을 통해 직간접으로 본 사람들-대체로 기자들이 많다-이 이야기를 하나 둘씩 한다. 별로 볼만한 게 없었다는 게 중평이었다.
아무리 컴퓨터 내의 자료를 지운다고 하더라도 글쓴이라면 파일은 몇 개는 남게 되어 있다. 그냥 캡쳐된 몇 개의 자료 이외는 없고, 그것도 쓴 글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들, 그것으로 자신이 그 글을 썼다고 주장할 근거도 안 된다. 이상하지 않는가? 도무지 상식, 혹은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사람으로써는 이해되기 어렵다. 용량이 아주 부족한 286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었을텐데 말이다.
미네르바 필명 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아주 많은 양의 도표와 자료들을 사용한 것이다. 그를 재해석하고 또 그 연관성을 이어갔던 부분으로 많은 이들에게 자료를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측면이 있다. 그런데 정작 박대성의 컴퓨터에는 그런 것들이 없었다? 다 지웠다? 그럼 전문가에 의해 복원하면 된다. 하드 디스크를 제발 파괴했다거나 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USB에 보관했다, 그리고 없앴다? 그럼 그 USB 복원하면 된다. 어디에 없앴는지 말해줘도 된다. 한강에 던졌다? 좀 이상하지 않는가? 사실 그런 방대한 데이터의 연원(淵源)이 어디였는가 마저 제대로 말하지 않았던 것이 박대성이다. 이제 와서 금융권, 관계 등에 친구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늘 묻는 말 가운데 하나가 이런 것이다.
“검찰은 과연 박대성의 컴퓨터를 제대로 보기는 봤을까?”
진위논란 자체를 처음부터 막고 싶어 안달을 했기 때문에 이런 탐색의 과정은 모두 알려지거나 혹은 밝혀지는 것이 생략되었다. 그저 줄기차게 주장하는 건 IP니 아이디 접근권 등을 말하지만 정작 ‘과학’(科學)은 그곳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인문과학에 자연과학에 모두 과학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그만한 논리적이거나 기계적인 것에 버금가는 새롭고 다양한 형식의 무게감을 가지고 오랫동안 움직여온 것이 인간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기본이 남게 되어 있다. 그걸 보여봐라, 그 요구는 무시하고, 슬그머니 법원에 신청해서 내 꺼다 하고 가져가 버리고는 그것이 이제 어디에 쳐박혔는지도 모르게 만들었다.
아주 간단한 몇 가지의 설정을 해본다. 이건 조금은 기계적인 장치적 환경을 말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렇게 하면 아주 손쉽게 증명과 증빙을 한꺼번에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자! 이렇게 당신이 할 수 있다면 한 번 해보도록 하자!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과학’이다. 허겁지겁 가장 중요한 것이 꼭 압수된 컴퓨터인 것처럼 가져가버린 당신의 모습에서 나는 증거를 지우기 위해, 약점이 될만한 것을 치우기 위해 안달 난 사람의 뒷모습이 읽혀져서 한참 쓴웃음을 지었다. 그걸 꺼내준 법원도 참 이상한 거다. 아직 재판은 진행 중인데, 그 개인에게는 전혀 중요도가 떨어지는-몇 개월 동안 검찰에 쳐 박혀 있던, 그게 그리 필요했는지 생각 한 번 해보면 되는 일인데- 그 컴퓨터는 왜 돌려주라고 판결했을까? 정작 중요한 것은 그의 진위에서 이 부분은 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전문가에 의해 반드시 검증되어야만 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간의 과정 전부를 살펴보면 군데군데 아주 어리석은 절차를 거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진위라는 문제 자체를 아예 포기한 그런 시스템이 돌았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기계적인 측면의 ‘과학’이 점검을 멈추는 것은 아니다. 계속 돈다. 이리저리 돌고 돌아보면 답이 나오는 부분도 아니다. 그냥 잠깐만 해보면 될 일이다. 과학에서도 ‘언어’는 작동한다. 아주 강하게 말이다. 하지 못하는가? 이상한 일이 되는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돌려 받는다는 그 발상으로부터 과학적이지 않은 ‘그대’ 혹은 ‘그대들’을 읽었다. 인문이건 자연이건 모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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