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1/25
동아일보사, 언론이라 말하기는 정말 어려운 회사다.
댓글(덧글)을 가만히 보니 나와 아주 ‘정답게’ 어딘가에서 가만히 만나야 할 사람들-알바인지 알밥인지-의 숫자가 조금 되는 듯하니 반갑기도 하다. 이 무탄초난 연재의 첫 편에서 나는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 나중에 딴 소리 하기는 없기다. 그렇다고 쓰고 난 다음 지울 생각은 하지 말기를. 연재가 끝나기 전에 좋은 날 한 번 잡아서 올 캡쳐 하겠다. 내 수고로움을 덜어주실 이들은 이런 재미난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캡쳐해서 내게 메일을 주셔도 좋다. (backtoback8@gmail.com) 여담이지만 이 이메일 아이디는 아주 생각 많이 하고 정한 거다. 108번뇌로 한 번 돌아가보자, 이런 말이다. 어차피 한 인생살이 번뇌할 일이 많고도 많은 것이니. 거기다가 아직 할 이야기 시작도 안 했다. 너무 힘 빼지 말기를. 이 연재 이어가면서 아마도 100편은 쭉 해야지만 이해가 될 일인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가는 데 까지는 쭉 갈 것이니까. 그 사이, 여러 이론들 생각하고 글을 쓰건 댓글(덧글)을 달건 해보길 바란다. 어차피 108번뇌이니.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
‘조중동’에 대한 사회 내부의 불신 지수가 높기는 아주 높다. 그들도 안다. 해결방법을 뭘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냥 내친 김에 밀어붙이고 몰아붙이려고 한다. ‘네 박자’(우기기, 물타기, 밀어붙이기, 몰아붙이기)의 그것과 너무 닮아 있다. 사회 내부의 반발도 거세진다. 그러니 그들도 결사적이다. 내가 본 그들은 자신들이 언론 기득권이란 생각보다는 기실 ‘정치 기득권’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진 곳이다. 그 힘을 통해서 뭔가를 얻어 보겠다고 하는 것이 ‘미디어법’이고 언론의 방송진출이라는 것이라는 것쯤은 세간에 잘 알려져 있으니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런 상태에서 방송까지 가지고 가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사회의 시대의 정신병증이 더 깊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전혀 아니 확실히 못하게 된다.
내가 소위 동아일보사 진상조사위라고 해서 만난 인물들 가운데 핵심은 딱 두 사람이었다. 그 장황한 보고서에 여러 사람들이 무슨 확실한 진용처럼 병풍으로 나열되며 언급되었지만 실제로는 ‘김승환’, ‘임채청’이라는 두 이름이 그 일을 주도하며 다 해내었다고 나는 본다. 직접 본 바이기도 하다. 나머지는 들러리거나 아니면 그냥 서포터 수준이었다.
흥미로운 팩트도 그 중에서 나온다. ‘김승환’은 이른바 경영지원이라는 항목으로 사장인 김재호와 친구라는 점에서 회사 내에서는 막강한 힘을 가진다. 실세인 셈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런 자리라면 이번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상장주식 치고 받기 사건에도 직간접으로 관련이 되었을 성 싶다. 열 명 이상의 회사 내부 관련자가 있다는 검찰 발표가 있었으니까. 측근이 그런 일에 빠지는 경우란 없고, 김 사장을 대신해서 방계 회사의 대표이사로도 등재된 적도 있다고 하니까.
기자 생활을 동아일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잠깐 했는데 아마 그 경력이 IT 쪽이어서 꽤나 스스로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가 말했던 한 토막의 에피소드가 바로 ‘찌질이 론’이었다. 과거 PC 통신 초창기 시절에 고수라고 하는 이를 직접 찾아가보니 육신이 불편한 사람이 인터넷에서만 놀면서 짜집기를 했더라는 경험을 아주 자랑스런 추억인 것처럼 말했다. 그의 머리 속에 약간 고식화된 IT계, 이진법 세계에 대한 인지부조화가 명확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밖의 것들도 많다. 묘하게도 ‘찌질이론’은 이 사건에서 그대로 똑 같은 패턴으로 적용되었다는 점도 참 희한한 우연이었다. 아니, 필연인가.
‘임채청’은 동아일보 편집국에서 국장까지 하다가 이사 대우로 신사업 쪽을 맡고 있었다. 핵심은 방송진출 준비였다. 동아일보는 이 정권 들어서기 전인가 부터 방송진출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그 일을 하는 자리니 대단히 중요한 위치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신문이 방송을 장악하는 구도에서 그게 경제적 산업을 운운하는 건 정말 위험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것도 올바른 언론관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기본적으로 언론이 아닌 사업적 발상만 가지고 덤벼드는 그런 ‘말 길’ 없는 신문이 방송까지 가지고 가면 그게 나라 말아먹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나 싶다.
그가 기억 나는 것은 유별나게 임 국장이 편집국장으로 있을 때 동아일보에서 성추행 사건이 많이 났고 대외로 알려질까 봐서 쉬쉬 하면서 사람들에게 핸드폰으로 주의를 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 외에는 별로 없다. 또 한 가지가 있다면 이 사람이 있던 시절 이른바 뉴라이트가 동아일보를 통해 활동영역을 꽤 넓히는데 일조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있다. 원래 ‘뉴라이트’란 명칭도 동아가 최초로 붙여주었다고 하니까. 그래도 전주고에 서울대 법대를 나와서 프라이드가 꽤 있어 보였다. 그래서 서울대 외에는 모두 지방대라고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한국에서 ‘학벌’이라는 건 문제는 문제다. 한 번 시험치고 나서 한 인생을 전부 그에 이상하게 매달리게 만드니 말이다. 그야말로 공인(公人)이다.
이들에게는 과연 올바른 언론관, 기자정신이 있을까? 시대정신 같은 것은 기대할 바도 아니다. 어차피 동아일보사라는 회사 자체가 언론임을 포기한 정치권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뻔히 보고 있으니까. 청와대와의 밀착이 강해서 심지어 조선일보까지도 정권 초기에는 정보가 동아로만 샌다고 불평이 나올 정도였었다. 그런 곳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과연 그들은 정상적인 언론의 역할을 했을까? 아니다.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미 포털 다음 측이나 CBS의 의도적인 오보, 그리고 박대성의 서면 인터뷰나 기타 정보들 간의 그저 빤히 보이는 모순들을 통하여 직접 간접으로 적어도 ‘박대성은 가짜다’라는 것 정도는 그들도 그 당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밝히는데 주력하기 보다는 출판국의 ‘신동아K’에 관한 탐색을 중지시키는데 급급했다. 그러니까 이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아주 강하게 다가온 일이었다. 그 둘 다 포기한 결정은 아주 신속했다. 부족한 것을 철저하게 캐면서 들어가서 살펴보는 ‘언론’이 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본래 출판국으로 이야기 되는 주간동아, 신동아 등이 있던 충정로와 광화문의 일간신문이 있는 편집국 간에는 일정한 서로 간의 견해 차이가 존재했다. 이를테면 관점의 차이이기도 하고 접근 방식, 판단의 어긋남 같은 것이기도 했다. 제2 롯데월드의 경우도 출판국은 반대, 편집국은 찬성 하는 식인 것이다. 서로 엇박자가 나온 케이스가 꽤 된다. 소신의 차이라는 관점이 존재한다. 누가 더 기자다울까? 혼자 그 생각도 많이 해보고 그랬다. 그래서인지 서투른 오보 사과문, 그리고 엉터리 진상조사 등을 통해서 출판국이 완전 초토화되었다는 것은 동아의 기자들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것이 뭘 의미하는 것일까?
중요한 것 두 가지가 자리 잡는다.
첫째, 박대성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도 왜 동아일보는 서둘러 ‘신동아K’를 정리하는데 모든 총력을 기울였는가, 둘째, 그렇게 하고서도 왜 동아일보는 그 후속 조치 자체를 모두 전면 포기해버렸나 하는 부분이다.
아예 처음부터 이것은 명확하게 지침이 정해진 것처럼 신속하게 ‘오보 사과문’이 나오고 진상조사를 얼렁뚱땅 해치운 것은 언론의 관점이라기 보다는 어느 회사가 이 세태에서 잘 살아남기 위해 처리하는 행정적인 조치의 바로 그것이었다. 이를테면 반 정부 스탠스를 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검찰과 서로 등지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식이었다. 정치적 판단이 모든 것에 우선했다고 보는 대목이다. 물론 하나의 회사이니 그런 판단을 하는 건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기는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그토록 입만 열면 중시한다고 동네방네 이야기 하는 ‘팩트’라는 건 싸그리 무시했다는 걸 피할 길이 없다. 아예 2월 오보 사과문이 나가고는 신동아는 이 문제 자체에 접근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시켰다. 진상조사위라는 것이 활동한다는 명목으로. 그건 언론의 태도가 아니라 사건처리반이 움직인, 그것도 동아일보 차원이 아니라 박대성 미네르바 만들기 그 팀인지 세력인지에 일조하기 위한 전격적 행위였던 것이다. 그 내부의 갈등에서 힘센 자는 경영지원 파트였고, 사장 친구였다. 나는 아직도 김 사장이 이 사건의 진상을 ‘언론이란 관점에서’ 제대로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그 방향으로 하는 것으로 대략 보고 받고 ‘잘 해라’ 소리 정도나 했으면 다행이 아닌가 싶다. 몰랐다 해도 알았다 해도 책임은 져야 한다. 최고 책임자니까.
자! 이제 이 일의 진행과정에서 왜 이것이 문제가 되는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첫째, 자신들이 언론으로써의 소명 자체를 전혀 하지 않고 내가 언론입네 하면 그게 세상에 통하는가? 아니다. 동아일보사는 이미 세간에서는 언론이 아니다. ‘조중동’은 언론이 아니라 정치세력이다? 다 알고 있는 일인가? 내가 겪은 바, 그리고 이 사건의 객관적 평가 속에서도 그렇다. 포기한 그 부분이 다시 살아나는 것, 그게 대단히 염려될 일일 것이다. 어차피 여기저기에 오물을 묻힌 건 피할 길이 없다.
둘째, 나는 진상조사위 보고서가 나온 후에 바로 반박문을 썼다. ‘힘 센’ 그들은 그저 무시했다. 하지만 그 글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 가운데는 아마도 사과문을 두 차례 실은 게 아니라 한 차례 더 실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 거라고 말한 부분도 있었다. 박대성이 가짜로 판명될 경우에 말이다. 아니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인정하지 않는 건 절대 밝혀질 리가 없다고 아주 자신하는 모양이지만, 문제는 박대성이 가짜라는 것과 신동아K가 가짜임을 커밍아웃 한 것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과문 쓸 준비를 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아마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셋째, 가장 많은 관련 정보를 가진 당사자인 신동아가 전혀 기능을 못하게 왜 막았는가 부터 시작해서 신동아를 막아 놓고서 이 사안 자체에서 완전히 손을 뗀 점, 그리고 검찰과 담합의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변수조정을 서로 했다고 보여지는 정황 등은 언론이 할 기본 태도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각 사안은 모두 실재한 현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 언론이 아닌 것이다. 그냥 인쇄기 돌리는 중소기업인가?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아예 정치판에서 노는 회사가 대한민국에는 언론이라고 존재한다. 그게 언론인가?
넷째, 아주 치졸한 케이스이긴 하지만 그들은 월간조선 2월호가 금년 1월에 나왔을 때 이미 월간조선이 주장하던 ‘신동아K=담담당당’이 사실과는 전혀 무관함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원고료를 받은 당사자가 내가 아니기도 했지만 나는 그 때까지도 신동아K를 직접 만난 적이 없었으니까. 재미나지만 월간조선은 신동아와는 경쟁관계였는지 모르지만 이 사안에 있어서 동아일보사 본사와는 아주 절친한 찰떡궁합 사이가 되어 있었다. 거의 공모자적 관점이었다. 그들은 절대 이 ‘팩트’를 외부로 말하지 않았다. 감추고 지나가면서 자기네 입맛에 맞게 모두 조정을 한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그래도 동아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람들도 가차없이 저기 밑바닥에다 매도할 정도로 그들은 전혀 내부적인 인화가 없는 조직이라는 것이 쉽게 드러났으니까. 나는 외인이니 이 사실을 말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엔 동아일보는 지금 언론의 본질보다는 돈 되고 영향력을 더 키우는 사업에 더 많이 눈을 뜬 정치조직 같다. 정치세력 말이다. 그래서 언론의 본령(本領) 자체는 버린 곳 같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인가? 나만 몰랐던가!
다섯째, 그러니 당연히 모든 정보접근, 보도 자체가 편파적이고 편향되어 있다. 이것이 단순하게 한 회사 차원이면 모르나 내가 보기엔 한 시대를 말아먹으면서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한국이 언제부터 이런 기득권도 인정했는가? 가만 생각해보니 이진법이 등장하고 작년 촛불민심에서 동아일보사의 불을 꺼라고 외치던 청계천에 모인 사람들의 아우성이 떠올랐다. 낯 뜨겁고 부끄럽지는 않았나 모르겠지만 그건 그거고 자기네는 기득권이라고 끝내 자기네 식대로 일반 국민을 우롱한다. 존재가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난다고 봐야 한다. 언론이니 아니니 하는 건 떠나서도 말이다.
박대성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월간조선도 알고 있었다고 본다. 직접 그렇게 듣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몰아가는데 협조한 세력 가운데는 동아일보사 편집국, 출판국의 기자 세계가 아닌 이런 경영진들의 머리쓰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드물다. 이건 출판국, 편집국 차원의 문제도 아니었다. 그냥 장사꾼이 장사 좀 더 잘하기 위해서 자기 수족도 가차없이 자르고 거짓말 조금 했다고 생각하는 수준, 딱 그것이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장사치다.
그래서 지금은 물어볼 수가 있다.
“아직도 박대성을 진짜라고 당신들은 생각하나요?”
“박대성이 가짜라고 밝혀지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요?”
대답해주면 참 좋겠다. 언젠가는 반드시 대답하게 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새로운 방식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쓸 테니까. 그들도 썼으니 나도 그보다는 더 자세히 모두 정리해서 쓰긴 써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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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조치하였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구해 두었습니다. 원래 게시됐던 글에 달렸던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