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2/04
작년 11월 10일 매일경제에서 말했던 ‘50대, 증권사 경력, 해외경험’을 가진 미네르바를 두고 사람들의 말이 참 많았다. 나름대로 그를 추적하기도 했고 조선일보의 모 기자 같은 경우는 IP 추적으로 사람까지 끄집어 내었지만 결국 IT의 기본도 몰랐다는 게 밝혀지면서 크게 웃지도 못할 해프닝이 된 적도 있었다.
그 즈음 가장 많이 ‘유력한 미네르바’로 지목된 사람은 ‘김 한’이란 인물이었다. 그의 경력은 인터넷에서도 잘 밝혀져 있으므로 옮기는 건 생략한다.
스스로 성격이 급한 다혈질이라고 할 만큼 일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다. 지금까지 해온 일들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많이 걸었다고 평가된다. 그가 지목되었던 이유는 작년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가진 허구성 때문에 더 증폭되었다.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의 경력에서는 IT나 정보 관련도 많다. 그러니 전화로만 업무를 한다는 그의 말에는 신빙성이 떨어졌고 그것이 ‘거짓말=회피’라는 공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밖에도 그가 증권가뿐만 아니라 컨설팅, 금융 프로그래밍을 비롯하여 국민금융지주 사외이사로써의 지위도 가지고 있어서 가장 정보력을 구비할 수 있는 여러 조건에서 합당하다는 객관적 스크린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언론계에서도 이 인물을 작년 말 즈음에서는 매우 유력하게 꼽았지만 본인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을 했다. 그 이후에는 일체의 기사도 나오지 않았고, 최근 들어 일부에서 다시 회자되지만, 아니다 라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의 이력이나 혹은 경력에서 볼 때, 그는 ‘축재술’이라는 관점을 아주 진하게 가졌다고는 보지 않는다. 게다가 미네르바 멤버들의 좌장으로써 역할을 하기에는 그의 집안이나 이력 등에서 이러한 이진법의 작업을 했다고 믿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래서 대체로 이 사람을 유력한 인물로 꼽기는 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참여자가 아닌 방조자는 될 수 있어도 절대 글쓴이는 아니라고 보는 견해가 점점 우세해진다.
그러나 여기서도 핵심은 자기 부인(否認)이었다. 그는 기자들과의 비공식 인터뷰에서 한결같이 그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가 인터넷(온라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오히려 그의 경력 속에 드러난 화려한 온라인 사업과 스크린 되면서 그가 거짓말을 한다고 거꾸로 받아들여지며 생긴 의구심 등 애매한 부분이 생기긴 했다. 그러나 ‘아니다’라고 하는 부인을 ‘맞다’로 바꾸려면 그 증거를 대어야 하지만 그만한 내용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를 테면 이 사람이 작년 말 시점에서 계속 손꼽혔던 것은 대한민국 최고 상위 0.1%의 ‘천민을 사랑하는’ 지식인의 반란 같은 걸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정확하게 딱 그 컨셉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그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도 증폭되었을 것이다. 전직 기자와 현직 기자 몇 사람도 내게 메일을 보내서 이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일상에서 이렇게 글을 쓸 공간을 찾기가 무척 어려웠고 그 자신이 온라인의 취미 생활을 사실 그다지 즐기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당시는 ‘미네르바’를 유일한 1인으로 보고 들어가는 대세가 자리잡고 있어서 이 한 사람이 리먼 브라더스로부터 고구마 파는 늙은이까지 이르는 일련의 글들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니었나 하는 평가가 서서히 나왔다. 미네르바의 글은 오랫동안 꾸준히 이진법의 글을 쓴 경험을 가진 이의 ‘글빨’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참여한 사람의 글빨은 절대 아니라는 건 틀림이 없다.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가 미네르바 라는 단언이 정보로 상당 기간 돌긴 했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사라지게 된다. 박대성, 신동아K의 등장으로 인한 효과였다. 내가 미네르바입니다라는 사람이 나타나니 급속하게 그를 밀어붙이던 사람들은 시들해졌다.
이 연재의 3편에서도 거론했지만 ‘정보에도 등급이 있다’는 점에서 보자면 적어도 이 정도 수준의 인물이라면 충분히 그런 정보와 활용이 가능했을 거란 관점이 있었지만 난데 없이 ‘박대성’이란 페이크 모델의 등장으로 그 ‘등급’ 자체가 거론될 여지도 없이 빠르게 무너지는 모습에서 아연실색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여전히 ‘그 정보를 어디에서 받았나?’라는 아주 일차원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박대성은 친구에게, 심지어는 정부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과 만남까지 운운했다. 서른 살 즈음의 RF 엔지니어링을 했다고 자랑하는 무직 청년이 어떻게 그들과 접촉을 하나? 그들이 서로 간의 정보 교환의 가치를 느끼기는 하나? 그리고 전달해준 정보가 그렇게 활용되는 걸 가만히 본다? 참 웃기는 변명이었다. 아래 makefile님이 올린 레베카-박대성 인터뷰 중에서 그 부분이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언어를 구사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아래 횡설수설을 감상해보시라!
맥키논 교수: 이번 사건의 정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음, 그러니까 박대성씨가 정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매우 상세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박대성씨가 정부 내부 인물로부터 정보를 받은게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저는 박대성씨가 실제로 정부 고위 관료들과 친분이 있는 지가 궁금하군요. 아니면 금융산업 혹은 경제/금융기관의 고위직 인물들과 연결돼 있나요?
박대성: 연결돼 있는 거라기 보다는 저는 그 금융쪽에서 저기 일을 하시는 이제 그런 분들하고 많이 만나, 만나거나 아니면 친분관계를 통해서 이제 얘기를 하다보면, 얘기를 하면서, 그런 이제, 얘기를 하다가, 얘기를 하면서 그런 정보를 주고받고 하다, 하다가 이제 직접적으로 이제 글을 쓰게, 쓰게, 글을 쓰게 됨으로 되어가지고 그게 구속사유가 된 것이죠. 그걸 통해서 이제 예측을 했다는 이유로, 네.
맥키논 교수: 정부 관계자나..
박대성: (말을 끊으며) 정부 관계자라는 것 자체, 알고 지내는 것이, 알고 지내는게 아니라, 이제 그 저축은행이나, 아니면 증권사, 은행, 그런데서 이제 일을 하는 사람들하고 인제, 얘기를 하다가, 그것 자체를 해가지고, 이제 일종의 그 경제 전망이나 예측을 했다는 이유로 이제 구속사유가 된 거죠, 네.
맥키논 교수: 그러니까 은행과 금융산업쪽에 일하는 친구들이 있는 거군요?
박대성: 그 친구나 그래서, 그 선후배 그런 관계를 해가지고 이제 그 얘기를 하면서 이제 하는 것이죠. 친척이나 이제 그런 식으로, 네. 얘기를 하다가, 이제 얘기를 하면서 이제 주고받다 보니까는, 직접적으로 업무지시가 내려왔다더라 하면서, 그 하면, 함과 동시에, 무슨 뭐 경기변동이 어떻게 될 것 같다, 그런 식의 의견을 주고받는거를 저는 의견을 주고받는 1회성으로 끝난게 아니라 그걸 글로 썼다는 것이죠, 이제. 글로 써가지고 인터넷에 올렸다, 올려가지고, 그 직접적으로 만나며는 이제 세명이 만난다, 그럼 세명만 얘기하고 끝나지 않습니까? 근데 글을 인터넷에 썼음으로 인해가지고 수십만명이 봤다, 그게 그거 자체가 공익을 해해가지고 그게 범죄행위가 성립된다, 하는 이런 이상한 논리가 성립된다라는 것이죠.
맥키논 교수: 박대성씨는 금융계쪽 친구들과의 사적인 대화에서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경제 분석글을 쓴 것이군요.
박대성: 중요한 것은 그겁니다, 근데. 외국에서 이해를 못하시는 부분이 예, 바로 예, 바로 그건데, 모여가지고, 모여가지고 얘기를 하는, 얘기를 하거나 집회를 하고 해가지고 뭐 백명이 됐건 천명이 됐건 얘기를 계속 하는 것은 무슨 녹화나 그런 거를 통해서 하는 것 자체는 일회성이죠, 일회성. 일회성인데 글을 써가지고 해가지고 이제 그걸 하거나 이제 남기는, 인터넷에 남기는건 지속성, 연속성이 보장이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직접적으로 이거는 예전에 그 사문화된 그런 그러니까 죽은 법을 자체를 부활을 시켜서 그거를 통제를 해야된다가 이제 성립이 되는 것이죠.
여하튼 당시 지목된 여러 인물들 가운데는 네이버 유사 아이디의 글쓰기 등을 통해서 찾아낸 경상대 하모씨 등도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중심은 항상 ‘미네르바’는 단수가 아닌 복수였다는 점, 그래서 가장 메인으로 움직인 사람이 누군가를 찾는 건 1월 박대성 사건 이후 주어진 최대의 숙제에 속했던 셈이다. 그게 해결되지 않는다 확신하고 그냥 마구 고개를 들이밀고 비빈 것이 박대성이고 그 무리였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제보를 토대로 진보신당 독서회까지 잠시 조사를 해보았던 것도 같지만 그건 금새 사실무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기자들도 그런 모임의 존재를 확인해 들어갔다.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지만 그들이 미네르바 그룹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당연히 애초부터 그런 이야기 자체를 들을만한 여유도, 생각조차도 없었다.
나의 이 증빙들 가운데 박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그는 확실한 가짜이기 때문이다. 우선 글에 대한 기본적인 ‘추억’, 그리고 언어를 구사하는 ‘실력’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는 실체로 본다. 그러니까 이것이 바로 ‘허상의 미네르바’인 셈이다. 만들어진 존재, 즉, 진짜 가짜다. 특히 ‘글과의 추억’은 전혀 없다. 열심히 학습하고 합숙 훈련을 해도 그 한계는 지금에서도 뚜렷하다. 왜냐하면 그것이 딱 ‘그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훈련하고 있을까? 그럴 것이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는 건 100%, 1000%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요즘은 그 스스로 ‘I am God’ 하면서 자기 꿈의 세계를 마구 돌아다니면서 이 상황을 즐기는 듯도 하다. 여기 저기서 띄워주니 기고만장해진 것일까? 정신병리학적으로 상당히 재미나게 분석되어야 할 증상에 속한다.
문제는 그의 ‘즐김’이 마치 우리 모두를 농락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지니 더 이상 두고 보면 큰일 날 일이 된다는 것이다. 저런 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한 청년 때문에 내가 바보가 되는 건 별로 싫기도 하거니와 그가 농단하는 대상이 이 사회 전체라는 건 정말이지 역겨운 일에 속한다. 코메디 판은 이 정도면 족하다. 아니, 이것도 너무 많이 오지 않았나 싶다. 그가 자폐아를 둔 부모님들께는 하나의 우상처럼 혹은 롤 모델처럼 보일는지 모르나 세상은 그런 개체만 사는 것이 아니다.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는 하나 이런 식의 빤히 눈에 보이는 페이킹 쇼를 하는 것이 아니란 의미다. 잘못된 것이다.
그와 그를 둘러싼 곡마단의 단장 이하 단원들의 구성도 면면을 더 살펴보고자 하는 것도 이유는 있다. 곡마단에는 단장만 있는 게 아니라 운영주도 있을 것이고, 그런 저런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기망(欺罔)이기에 그러하다. 그 실체, 벗겨보면 양파 정도는 아닐 것이다. 대충 벗기다가 멈춰질까? 난 다 벗겨보고 싶다. 그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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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조치하였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구해 두었습니다. 원래 게시됐던 글에 달렸던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