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2/10
마타도어. 스페인의 투우 경기에서 마지막 정수리를 찔러 죽이는 투우사가 주역이다. 그 투우사(bullfighter)를 스페인어로는 Matador(마따도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에서 유래된 ‘마타도어’는 정치권에서 아주 널리 쓰이는 용어 ‘흑색선전’으로 바뀌어 사용된다. 이건 여러 방식들이 있다. 근거 없는 사실 조작, 상대방에 대한 중상모략, 그리고 상대 내부를 교란하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 그리고 심지어 비판은 전혀 아닌 비방을 교묘하게 잘된 비판처럼 쭉 나열하는 방식 등으로 이어진다. 그 핵심은 항상 상대를 ‘한 방에 보내게 하는’ 것에 중점이 있다.
사람과 동물의 싸움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에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사람이 동물이라는 걸 말해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정치권 기본술책을 교묘하게 잘 사용하는 자들이 바로 ‘곡마단’이다.
레베카 맥키논-박대성 인터뷰를 다시 꺼내보자. 이건 뭐 ‘레베카-박대성-김승민’ 인터뷰 같다. 그는 어떤 자격인지도 자세히 한 번 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맥키논 교수: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온 다른 사람들, 특히 블로거들이 지적하는 무척 흥미로운 부분은 미네르바라는 필명 아래에서 여러사람이 함께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신동아가 자신을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신동아 K라는 인물을 인터뷰하기도 했구요. 이런 주장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승민: 그건 박대성씨 보다는 변호사 입장에서 말을 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 신동아 K에 대한 그런.. 그건 제가 ...
박대성: 아아, 왜?
김승민: 그건 제가 말씀드릴게요. 그건 그 신동아 K, 신동아 K의 그 일당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생각한 거는 미네르바 펀드를 만들어서 투자금을 유치를 할려고.
(핸드폰이 울려서 잠시 인터뷰가 중단됨.)
맥키논 교수: 수많은 질문에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승민: 고소를 그 그저께 고소한거를 보고 말씀하시는거 같은데, 고소를 2건을 했습니다, 두 케이스인데. 하나는 신동아 K건은 신동아 K하고 그 일당들이 있어요. 그 일당들이 미네르바 이름을 도용을 해서 미네르바 펀드를 만들어서 투자금을 받을려고 시도를 했어요, 작년부터. 작년에 시도를 하는거를 저희가 제보를 받아서 알게 되었고. 지금도 그 조직들이 그런 미네르바 이름을 도용을 해서 사기를 치려고 하는 거를 저희가 깨뜨렸기 때문에, 이거는. 법적으로 처리해서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게 하려는 목적이었고. 하나 더, 그 저작권법이나 관련해서는 그 일당, 그 일당 중에 한 명이 그 작년 연말에 미네르바가 작년에 280여편의 글을 썼는데 그걸 모아서 책으로 내서 돈을 받고 팔았어요. 책을 갖고 팔았고,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거는 박대성씨가 그거를 적지 않았으니까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에요, 그 일당들이. 자기네 미네르바가 진짜 미네르바다. 그 투자를 해라.
박대성: 돈, 돈에 왜냐면 돈하고 연결돼 있기 때문에.
김승민: 그래서 저희가 고소를 한 겁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정작 백지연과의 대화에서 박대성은 ‘미네르바 펀드’를 꺼냈다. 물론 자신이 주축이 되는 형태이고 주변에서 그걸 원한다는 말을 살짝 꺼낸다. 그리고는 뒷말을 슬쩍 이어간다. 아직 재판 중이어서, 헌법소원도 있어서 빨리 끝나고 하고 싶다고. 그런 헌법소원 공개변론이 12월 10일 열린다.
물론 저 위 김승민이 언급한 말들은 모두 거짓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저런 방식으로 잘 하는 브로커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지만 나는 김승민의 말보다 박대성의 저 후렴구가 더 뻔뻔하게 보인다. 지금 박대성-김승민은 서로 죽이 잘 맞는 듯 하지만 아닌 부분도 눈에 띈다. “아아, 왜?”라고 하는 말에 물씬 짜증스러움도 담겨있다.
‘돈’을 꺼내는 방식은 아주 전형적인 마타도어의 유형에서 잘 사용된다. 이를테면 신동아 원고료 80여만 원을 마치 수천 만원 수억 원이나 되는 양 부풀렸던 월간조선의 가짜 기사(2월호)에도 박대성-김승민은 유감없이 그 실력을 발휘했던 적이 있다. 이런 수법은 사실 정치권의 선거 시즌에 잘 나오는 흑색선전 유형 중에서도 최악질적인 것이다. 근거는 딱 한 가지다. ‘제보’라는 거다. 누굴까? 그런 제보가 있을 턱도 없다.
한 가지 더 아주 유감스러운 사실은 김승민이 ‘변호사 입장에서 말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라고 한 대목이다. 명백하게 변호사법 위반이다. 직접적 변호사 사칭에 해당한다. 변호사 사무장도 ‘변호사 입장에서…’라는 말을 하지는 못한다는 게 법률적 해석이다. 그는 사법시험, 사법연수원을 통과한 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법시험이라도 치려고 해본 적이 있는가? ‘사칭’은 이익을 편취하려 했건 아니건 간에 여하간에 걸린다. 예전에는 무슨 ‘보좌관’이라고 자신이 어디 ‘관료적인 지위’를 가진 것처럼 행세하고 다니더니 지적하자 ‘보좌역’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런데 솔직히 변호사가 무슨 보좌역이 있나! 그냥 사무장이던지 아니면 변호사 보조이지!! 무슨 보조? 이게 참 재미난 거다.
아무리 봐도 브로커 말고는 법이란 걸 제대로 배운 작자는 아니지만 이런 대목에서는 ‘변호사 입장’을 운운하며 잘도 끼어든다. 이거 아주 정치권의 수법에서 배운 저질 장사치 수법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악질 양아치 판 같기도 하다. 나중에라도 하나씩 다 따져볼 일이다. 지금까지 나온 것만 해도 도가 넘었다. 박대성의 어눌함도 한 몫을 더한다. 꽤 재미난가 보다. 이 상황이. 벌써 김승민의 그 해괴한 마타도어를 박대성이 배웠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말한다. ‘마타도어 하지 말라’고. 웃기는 낯짝들이다.
미네르바 신드롬. 작년 12월에 불려졌던 여러 설명의 말 가운데 하나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박병원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 현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말보다 인터넷 논객의 말이 더 신뢰를 받은 현상은 사회심리학자한테 물어봐야 할 것이다"
"저는 잘 모르겠다"
http://stoo.asiae.co.kr/news/stview.htm?idxno=2008120315015618568
그가 당시 내놓았던 2009년 경제 성장률은 4%였다. 과연 금년이 그랬는가? 오히려 정부의 말, 예측을 사회심리학자에게 물어볼 일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도 미네르바의 예측이 실패한 대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도 했다. 그걸 박대성은 백지연과의 대담에서 ‘죄송하다’, ‘잘못되었다’고 연신 고개 숙였다. 웃기지 않는가? 뭐가 죄송하다는 건가? 가짜 홍길동이 홍길동의 죄를 대신 사죄한다? 참 웃기는 일이 잘도 벌어진다. 내년 경제 성장률도 예측은 잘도 나온다. 틀려도 그만, 맞으면 난리!! 그런 식이다. 누가 사회심리학자에게 갈 일이 아니라 정신병원부터 가야 될 판이다.
--정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닌가.
▲세계적인 전망기관들이 한 달 간격으로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IMF는 10월에 내놓은 것을 11월에 수정해서 2.0%로, OECD도 2.7%로, 국내에서는 3% 안팎을 내놓고 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났다.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라고 얘기하면 금방 틀릴 수 있다. 지난번에 정부가 4%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그냥 가면 3%밖에 안 되겠다고 해서 재정.금융.감세정책 효과를 감안한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투자하겠다고 찾아온 사람을 쫓아내는 규제가 많다. 쓸데없이 부여해온 규제 걷어내서 투자 유치하면 그 효과가 재정금융정책보다 클 수도 있다. 우리는 토지이용규제가 많다. 토지 규제를 확 풀고, 지가가 안정되면 지금까지 이뤄지지 못한 투자를 많이 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정책적 노력을 할 것이다. 그것이 진행된다면 4%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바로 2달 전, 9월 15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하고 난 이후 그는 손석희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네르바 필명이 리먼 브라더스 인수는 나라 망하는 지름길이라 말했고 리먼도 파산한 마당이었던 바로 그 즈음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민유성 산업은행 행장의 ‘짓’에 대해 ‘어이없는 짓’이라고 비난했던 상황이었다. 아직도 자리보전 잘 하고 있다. 참 용하다. 뭔 ‘빽’이 있어서 저리 버틸까!!!
"우리가 먼저 얘기를 꺼낸 게 아니고 리먼 쪽에서 한번 검토해 봐줄 수 없느냐 하고 우리한테 얘기를 했다"
"그러니까 전 세계 금융시장에는 어떻게 알려졌느냐 하면 리먼브라더스 같은 그 세계적인 은행이 한국의 KDB한테 우리 주식을 인수해 주는 걸 검토해달라고 할 정도로 KDB라는 데가 그래도 대단한 데구나 하고 전 세계 금융시장에 KDB 선전을 엄청나게 위상을 높인 그런 면도 있다"
"이건 너무 일방적으로 그렇게 안 할 일을 했다, 이렇게 볼일은 아닌 것 같다"
(그는 청와대가 막판에 제동을 걸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고 제동을 건 적도 없다. 내가 보고를 받은 적은 있는데 그걸 가지고 인수해라 말아라 우리가 얘기한 적은 없다. 왜냐하면 인수를 해라 말아라 하고 판단할 정도로 구체적인 컨소시엄이 구성된 적도 없고 그 다음에 그 정도로 거래조건이 무르익은 적도 없다. 그냥 실사를 해보고 나서 조건과 가격을 가지고 밀고 당기고 하는 과정에서 그냥 없어진 것"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40507
이러한 그야말로 아주 멍청한 일이 벌어진 것이 바로 작년 한 해였다. 리먼 브라더스의 부채규모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지난 11월 중순이 지나서야 8000억불(한화 1000조) 이상이고 자산 대비 부채를 생각하면 옴짝달싹 못하고 인수자가 뒤집어 썼던 케이스가 되었을 거라는 예상이 가능해진 것을 작년 9월 시점에는 정말 몰랐고 잘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셈이다. 한 방에 대한민국 필리핀 만들기였는데 말이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그마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말이 납득이 되는가? 난 그냥 우습기만 하다.
http://blog.daesan.com/2009/11/23/minerva-2-1-the-background
그런 그가 12월에 미네르바 신드롬을 ‘사회심리학자’에게 물어보라 했다. 그건 경제의 일이었지 심리학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묘한 심리 게임 하나를 만들었다. 그러니 이제 와서 자꾸 ‘30대초, 무직, 경제와 무관한 전문대졸, 아스퍼거 증후군’ 등 요소들을 갖춘 비제도권 박대성을 꺼내놓고 심리학 영역을 사실 따지고 있다. 페이크 모델 하나 놓고 말이다. 그 모델이 이 사회를 오히려 마타도어 하기 시작하는 것은 엉성한 각본의 코메디에 가깝다. 박대성은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예측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무슨 중국의 대미 국채를 운운했다. 자기가 쓴 글이라 했지? 아주 웃기는 소리를 한다. 가르쳐 줄 때 좀 배우는 걸 추천한다. 그 기본 의미나 백그라운드가 뭔지는 알고 흉내를 내도 내어야지!!! 그걸 방관하고 두고 보는 것도 이젠 웃기지도 않는다.
이런 건 눈에 보이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것도 아주 많다. 흔히 정치권의 마타도어 수법은 ‘흑색선전’이란 단어에서 그 바탕이 모두 드러나있다. ‘한국적 마타도어=흑색선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건 아주 교묘하다.
이를 테면 이런 식으로 몰아 붙인다. 마타도어에는 종류가 아주 많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살짝 다른 언어로 바꾸어 보면 이렇게 속삭이는 듯하다.
“미네르바는 원래 찌질이었다. 박대성을 보면 솔직히 작년 왜 그렇게 미네르바에 환호했는지 그 신드롬을 일으키는데 일조한 네티즌 전부가 바보 아닌가 싶다. 작년 (미네르바의) 말 가운데 맞는 말이 하나도 없었다. 이거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해볼 일이지 경제사안은 아니다.”
이게 딱 특수성을 부여한 흑색선전이다. 정상적으로 비판하는 것 같으면서 모든 네티즌을 싸잡아 비방하고, 사실인 것처럼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 하거나 사실마저도 모두 철저하게 왜곡하는 방식이다. 타자(他者)를 한꺼번에 묶어서 둘둘 ‘찌질이’로 말아 버린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아주 고단수로 포장한 무차별 정치공작과 닮아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포인터를 하나로 몬다. ‘찌질이’, 이 단어에 포커스를 둔다. 거기에 이진법 참여자 전체를 그렇게 모는 생각이 강하게 반영되었고 수법으로 사용된 것은 물론이다.
그러니 이렇게 몰고 가면서 ‘미네르바’의 가치(이 단어에는 ‘공과’[功過]의 의미가 모두 포함된다) 자체를 삭초제근(朔草除根) 해버리려고 하는 사악한 의도를 담는다. 당연히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마저 ‘왜 찌질이 문제를 자꾸 꺼내나?’ 하는 식으로 모는 것이다. 거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이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들은 사회생활에 문제가 많은 사람의 유형이다”라고 살짝 비틀고 들어간다. 그리고 그 사람을 공격한다. 아주 교활한 수법이다. 교란(攪亂)을 극대화 시켜서 모조리 무가치한 영역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그게 바로 마타도어다. 그걸 십진법에서는 마구 적용하려는 경향도 보인다. 이미 곡마단이 그 일들을 했고 지금도 해내고 있다. 그 사례도 한 번 쭉 수집해보려고 한다.
여기 당하면 그냥 네티즌 전부, 이 사회 전체가 정수리 찔려 죽는 ‘소’(bull)가 되는 거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당하고 한껏 반격하다가도 힘에 지쳐 쓰러지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의 일들이 꼭 그런 룰만으로 굴러가는 것도 아니다. 사실이 진실로 밝혀지면 그 때는 이런 꼴(사진 참조)도 난다. 벌써 거의 다 드러났다. 그러니 괜히 다른 온갖 방식으로 곡마단과 관련된 사람들이 괜히 자기 딴에는 머리 짜냈다는 마타도어를 여기 저기 뿌려대는 식으로 접근하면 그게 정말 꼴사나운 것이다. 다 기록에 남는다. 어디 도망가지도 않는다. 정리하는 자는 여러 기록된 것을 하나씩 풀고 합치기만 하면 되는 좋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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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조치하였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구해 두었습니다. 원래 게시됐던 글에 달렸던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