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초난(毋憚初難) 35. 잘못 본 것은 잘못 본 것이다.- 경향신문(1)

담담당당, 2009/12/14

<경향신문>의 이 사건- 미네르바, 박대성 등- 에 관한 보도 태도에 관해 살펴보도록 한다. 일단 2~3회에 걸쳐 이 부분을 집중 조명해본다.

여담이지만 나는 20년을 집에서 구독하던 조선일보를 작년 4월 경향신문으로 바꿨다. 그것은 나의 입장에서는 의도를 걸러서 정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식구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발견하고 난 다음의 일이다. 그리고 금년 이 ‘박대성 사건’을 조명하는 경향신문을 여전히 본다. 솔직히 신문을 바꾸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걸러서 본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져 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있었다. 대책 없는 인지부조화가 그곳에도 있다는 것인가? ‘두려운 것은 독자 뿐이다’는 광고가 나오지만 자신들 스스로도 경계하고 지켜야 할 가치가 분명 있다. 그간 그걸 놓친 건 아닌지 심각하게 독자로써 지적한다. 그 부분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정용인 기자가 위클리경향 811호(2009.2.10)에 쓴 “[추적]”신동아 K 미네르바 가능성 0.001%”라는 기사는 결정적으로 이른바 진보 언론 매체들이 거꾸로 박대성을 미네르바로 믿게 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그의 글이 내재하고 있던 무수한 ‘오류’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이것을 기본으로 믿게 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경향’이란 이름 때문이다. 그에 비해 ‘신동아’는 처음부터 ‘동아’라는 조중동이란 별칭의 수구언론 카테고리 중 하나로 취급되었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이 간단한 도식의 판단이 이 사회에 묘한 인지부조화를 더 강화시켜주었다. 하나의 기사방향이 가진, 혹은 생각과 판단이 가진 잘못이 영향을 미치게 해주는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잘 말해준다. 그 기사는 틀린 곳이 많다. 그러나 여전히 무책임하다. 고치지 않고 고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언론사는 한 번 방향을 정하면 ‘틀려도 고(GO)’ 한다는 말이 이 말인가? 그건 정말 웃기는 이야기에 불과하다. 언론이 무에 특별한 권력이라고 그러나 싶기도 하다. 세상 이치도 잘못되면 그냥 사과하면 되는데 말이다. 그 이치가 너무도 뒤집어진 ‘판때기’라서 그런가.

2월 10일 정용인의 이 기사는 신동아K 김재식으로 하여금 커밍아웃을 하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기사 내용대로라면 자신이 사실관계를 말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회에서 ‘박대성= 미네르바’라는 공식이 바뀔 턱이 없다는 걸 거의 공식화하고 있다. IP, ID 문제 등이 그대로 겹쳐진다. 물론 그것은 박대성 사건에 대해 ‘조작’이란 관점 자체를 알고 접근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꽤 무거운 짐이기도 했다.

정용인의 아래 기사다. 기사가 가진 ‘착시(錯視)와 인지부조화’를 하나씩 짚어보기로 한다.

[추적]“신동아 K 미네르바 가능성 0.001%”
보안전문가들 지적, 본지 ‘미네르바’ 아이디로 접속 박대성씨 IP·실명 확인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19271&pdate=위클리경향-811호 / 2009 02/10 위클리경향 811호

* 주: 바로 가기가 잘 안 된다. 따 붙여서도 나오지 않으면 위클리 경향으로 들어가서 ‘전체기사’에서 811호를 찾아보기를 바란다.

1) IP 문제

신동아K 김재식의 지난 1월 인터뷰 내용 전문이 당시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당연히 기사로써 아주 과도하게 트리밍 되는 과정을 거쳤다. (무탄초난 연재 제31회 등 참조) 그 속에서도 김재식은 철저하게 이 문제 자체를 거의 비전문가 수준에서 이야기를 했다. 물론 이것 또한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숙제에 해당한다. 당시 이 사안을 밝히는 것은 ‘그들’ 그룹 내부를 모두 노출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고 또한 김재식도 이 문제는 박대성을 내세운 측의 조작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기에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주제에 속했다. 그건 ‘폴 최’의 발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또한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검찰이 IP를 검증했다는 대목 자체에서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어떻게? 바로 이 단어-어떻게-가 숙제였다. 지금은 더 심각해졌다.

정용인의 기사 내용이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보안전문가가 동의한다. <신동아>의 ‘검증’도 여기까지다. 하지만 제대로 된 검증이라면 더 나아갔어야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B업체의 ㄴ이사는 “IP 조작은 가능하지만 어떤 시스템이든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는 권한을 획득해야 하는데, 그 첫째가 아이디며 아이디에 맞는 패스워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IP맞추기’를 통해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ㄱ이사는 또 “IP를 조작해서 설령 맞췄다고 하더라도 조작하면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면서 “어떤 형태로 우회하든 풀기 어렵게 만들어 시간을 끌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K씨의 주장대로 IP를 도용했더라도 보도대로 수사 당국이 IP추적을 했다면 반드시 꼬리가 잡힌다는 말이다.

아이디/패스워드 문제는 뒤에서 언급한다. 우선 IP 문제의 추적에 있어 그는 매우 보통의 컴퓨터 지식으로 이 사안을 풀었다. 이를테면 XXX로 블라인드 된 것을 찾아보는 노력을 하지 않은 채 이 IP를 검찰이 가지고 역추적을 했을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검찰은 이미 당시 PC방까지 뒤지는 수고로움을 모두 거쳤다고 발표한 상태였다. IP를 가졌다? 어디서? 증명된 바는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다음은 IP는 안 주었다고 나중에 발을 뺐다.

미네르바가 아고라 토론-경제방에 글을 올리며 남긴 IP는 두 개다. 211.178.***. 189와 211.49.***.104다. 다음 측은 아고라 게시글 IP를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다. “소수의 특정 사용자가 닉네임을 바꿔가며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외부의 비판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2008년 7월 내놓은 정책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세 번째 클래스의 ***표기는 밖으로만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개된 IP만으로도 ‘IP 추적’을 통해 상당히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IP 추적은 누구나 가능하다. ‘후이즈(WHOIS)’와 같은 국제공인 인증기관에서 검색해 해당 IP를 사용하는 기관 및 상세주소, 심지어 관리책임자 성명과 연락처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러니까 정용인의 입장에서는 저 블라인드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걸 시인하면서도 이를 완전히 파악했다고 주장하는 모순된 발언을 한 것이다. 물론 검찰이나 박찬종-김승민의 경우도 저 IP를 그대로 시연해준 적은 박대성 체포 이후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토록 중요했던 IP가 2009년 1월 5일 글 이후에는 다음 아고라 웹상에서 숫자가 찍힌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앞선 연재물(제 32 편, 그 잘난 IP 이야기 한 번 해보자!!)에서도 지적했듯이 이것은 반드시 거쳐야 했던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여전히 IP – 검찰, 박대성, 박찬종/김승민이 뭐라 주장하건 간에-는 박대성의 것이라는 증명은 없다.

IP 추적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 ‘후이즈’ 수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상식적인 것이었다. 그 정도였다면 굳이 검찰이 포털에 요청할 필요도 없다. (동아일보 내부정보보고는 검찰이 다음에 대해 압수수색까지 했다지 않는가!) 그것으로도 나오지 않는 것, 늘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개인의 신분정보와 함께 IP 보안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다시 상식이 하나 등장한다.

상식적으로 유동IP는 접속할 때마다 IP가 달라진다. 하지만 미네르바의 IP는 2008년 10월 23일 전까지 211.49. ***.104이었고, 그 뒤는 211.178.***.189를 유지했다. IT 관련 유명 블로그인 channy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윤석찬씨는 “유동IP 사용자라도 보통 컴퓨터는 끄더라도 모뎀까지 끄지 않기 때문에 같은 IP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모뎀을 꺼야 다른 IP를 다시 할당받는데, 아마도 미네르바의 경우 10월 23일쯤 한 번 모뎀을 껐을 뿐, 계속 모뎀을 켜놓은 상태였을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이건 기술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과연 ‘박대성 사건’이 상식으로 진행되던 중이었던가? 신동아K 김재식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리고 아무리 게이트 키핑을 운운해도 그 정도 수준에서도 검증하지 않고 김재식이란 인물과 7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했다고 생각했던가? 결국 이것은 앞으로도 문제가 되겠지만 당시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적어도 이것은 IP라는 관점의 문제였다기 보다는 훨씬 이전의 미네르바 필명이 폈던 리먼브라더스로부터 산업은행으로 이어진 정권사모펀드, 정권ATM기기 만들기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이 된다. 즉, 경제적 흐름 속에서 미네르바가 편 담론의 가치를 전혀 몰랐고, 그것이 정권에 얼마나 영향변수가 되었는지를 가늠하지 못했으니 스스로 조작의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기계적 증빙 속으로만 빨려 들어간 케이스에 속했던 셈이다. 이 오류는 지금도 여전히 이어진다. 그나마 박대성이 꿈을 깨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2) ID 문제

정용인의 기사에는 박찬종의 사진 하나가 등장한다. 이른바 ‘holypark33’ ID로 접속한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박대성도 아니고 박찬종-김승민 커플의 시연회에 그는 참가했다. 그리고 이런 글을 썼다. 그 옆에 박찬종이 컴퓨터에 접속하는 바로 그 사진 한 장이 있었다. 아주 전형적인 평면적 데몬스트레이션에 해당한다.

Weekly경향은 서초동에 있는 박찬종 변호사의 사무실을 방문, 실제 박대성씨와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사용해 접속을 재연했다. 회원정보 수정항목을 통해서 미네르바 아이디의 실소유자 실명을 확인했다. 미네르바의 기본 정보는 다음과 같다. 아이디(ID): holyoooooo /Daum이름 / (닉네임): 미네르바 / 이름(한글): 박대성 / 성별: 남 / 생년월일: 1978년 oo월 oo일 / 거주지역: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박찬종. 정치인으로 한 때 꽤나 많은 지지자를 거느렸다. 스스로 만든 질곡인지 과정을 거쳐 이 사건으로 화려하게 이른바 ‘사회기여 변호사’로 등장했다. 나는 그가 거의 20년 전에 삼성동 무역센타 지하에서 섬돌 위에 올라 열변을 토하던 장면을 기억한다. 그러나 정치계에서는 멀어졌다. 사람에게는 활계(活戒, 삶의 계율)가 있는데 이것은 언제나 사계(死戒, 죽음의 계율)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 일에 왜 그가 뛰어 들었는지, 그 이후 박연차니 무슨 아이돌 그룹까지 변호를 맡으면서 세상에 뉴스가 되는 사건마다 쫓아 다니는 그의 모습을 보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있다. 그는 적어도 이 일에서는 ‘브로커 역할’을 아주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슨 브로커? 그게 중요하다.

아이디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꽤 심각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박대성은 1월 7일 체포되었다. 그러나 검찰은 IP 이야기만 줄기차게 했지 ID/Password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 우습지 않는가? 당사자로 지목되었다, 당사자다 그러는 과정에서 이진법(온라인)의 회원 정보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게 검찰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즉, IP로 신분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ID가 아니다.

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2월 10일 현재도 정용인은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 그 이후 1월 22일, ‘미네르바로 로그인했습니다.(박씨 변호인)’ 란 글이 올라왔지만 그 또한 말 그대로 ‘박씨 변호인’이 블로그 선전하려고 올린 글이었다. 검찰이 조치한 게 아니었다. 당연히 박대성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ID/Password를 박대성의 것이라고 인정하는 전제가 붙었을까? 이상하지 않는가? 회원정보에 박대성이 있고 생년월일 주소 등이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조작되었으니까. 그 때는 아무리 조작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저 시기적, 그리고 상황적 모순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본 적은 없는가?

연재 제31편, 제32편에서도 말했지만, 박대성이 미네르바라고 하는 증거는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다음이 제공한 신분정보, 그리고 IP다. ID와 Password가 아니다. 박대성은 그 이후 이 ID와 Password로 다음 아고라에 글을 써본 적이 없다. 한 차례도. 검찰에서도 없었고 구치소에서 검찰 출입하며 조사 받을 때도 없었고, 구치소를 나와서도 없었다. 그러므로 이것은 증거가 아니다. 접속한 자는 박찬종-김승민이지 박대성이 아니란 의미다. 변호사 혹은 변호사 보조가 그를 대신할 수 있는가? 없다. 그럴 권한은 없다는 말이다. 그걸 범죄행위라고 해놓고 버젓하게 변호사와 보조가 시연하는 광경이었던 셈이다.

당시도 그런 이야기는 있었다. 왜 미네르바라고 해서 이렇게 복잡하게 하나, 부인해버리면 증거가 없는데 하는 말이었다. 물론 사리에는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 사람이 범인 맞아요!”하면서 동네방네 돌아다니는 ‘변호인-그 보조’의 모습에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찾던 것은 모두 잘 기억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에서는 저렇게 ID/Password는 박대성의 것이었던 적이 없다. 그냥 화면에 떠 있는 한 장면일 뿐이었다.

3) 이메일 & 유사 IP 문제

다음 이어지는 부분이다. 주목해서 볼 대목이 아주 많다.

회원정보 수정항목에는 로그인 기록이 남아 있다. 미네르바 박씨의 주요 접속 패턴은 대부분 Daum 첫화면→아고라 순이다. 마지막 글 이후 잡혀가기 전까지 아고라는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봤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로그인 기록에는 IP도 블라인드 없이 함께 남아 있다. 모두 211로 시작하는 두 IP 중 최근 IP다. 특이한 점은 박씨가 자신의 다음메일 즉, holyoooooo@hanmail.net은 청구서를 제외하고 전혀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부의 별도 메일계정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정용인이 이 글을 썼던 때는 이미 2월 4일, 5일 CBS 노컷뉴스의 보도가 나온 이후였다. 당시 다음 홍보팀장 정지은이 박대성과 작년 9월 여러 언론사들(박대성은 신동아도 포함된다고 했고 정지은도 공식 부인은 안 했다)과의 인터뷰 주선을 위하여 전화를 걸었고 이메일도 보내고 했다고 되어 있다. 그러니까 한 두 차례가 아니란 의미다. 그러나 정용인이 보았을 때 박대성의 열린 이메일에서는 그런 흔적이 없었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고 그저 ‘특이한 점’이라고 말했다. 외부 별도 메일계정으로는 포털 다음이 이메일을 보낼 수가 없다. 왜 기사에서는 전문가의 IT 기술을 모두 따지면서도 이 간단한 사실은 간과하고 지나갔을까?

이 점에서 박대성도 그런 말을 이미 했다. 2월 5일의 일이다. ‘변호사가 확인해보니 자기에게 (다음에서) 이메일이 와 있었다. 나는 이메일을 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기사 나오기 한참 전(5일 전)의 말이었다. 왜 변호사가 작년 9월의 이메일을 확인해야 하는 것이었을까? 왜 그 기사를 잘 보지 않았을까? 이런 의심은 전혀 없이 그저 특이하기만 했다?

IP와 관련해 또 하나 흥미로운 추적이 있다. 누리꾼은 211.49.***.104 IP 추적을 통해 미네르바 박대성씨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댓글 작성자를 발견했다. 네이버는 뉴스 댓글 이용자를 별도로 검색해서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중 4개의 아이디로 작성한 댓글이 미네르바의 공개된 IP주소와 일치했다.

정기자도 흥미롭다 했지만 내가 보기엔 정기자가 더 흥미롭다. 당시 xxx로 블라인드 된 부분을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공개된 (이전) IP주소’와 일치를 따지고 있었을까? 너무 초보적이다. 그러니까 xxx된 256개의 대역에 얼추 엇비슷만 하면 ‘일치’라고 말하는 것이었다는 이야기다. 조금 소홀한 정도가 아니라 이건 상식 밖의 일이었다. 정기자는 지금도 저 블라인드 된 숫자를 모르고 있을까? 모르면 알려주겠다. 조만간 다른 이야기까지 섞어서 이야기 한 번 해보도록 하겠다.

4) 월간조선과 신동아K, 박대성

월간조선 2월호는 1월 18일 발행되었다. 그러니까 정용인이 이 기사를 쓴 것이 2월 10일, 약 2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에는 이미 내가 월간조선에 대한 반박문도 다음 아고라에 게재한 시점이었다. 내용은 아주 자세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정용인이 내게 물어온 바도 없었다. 그러나 정용인은 아주 편하게 박찬종을 선택했다.

이 부분이 참 흥미로운 것이다. 동아일보사는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월간조선에서 가짜 기사를 쓴 그 양식 속에 있던 ‘원고료 수령자=가짜 미네르바’라는 것을 공개 부인해주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의 침묵이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용인이 조금만 노력했다면 이미 월간조선 2월호가 얼마나 거짓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었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는 그 노력을 하기 보다는 그냥 바로 박찬종에게 달려갔다. 정보판단의 오류 수준에서 말할 것인가? 아니다. 당사자가 모두 있었다. 이메일까지 공개된. 아래 관련 기사 대목이다.

<월간조선> 2월호는 박대성씨의 변호를 맡은 박찬종 변호사의 인터뷰를 통해 신동아의 미네르바가 가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 신동아의 K는 누구일까. 지금도 많은 언론이 신동아의 K씨가 누구인지 취재 중이고 또 모 언론은 이미 확인 및 검증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K씨가 만약 미네르바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왜 그는 미네르바를 사칭했고,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미네르바가 다음 아고라 경제방에 글을 올린 초창기부터 쭉 주목해서 주의깊게 읽어 왔다는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당시 <신동아> 12월호에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글을 보면서 뭔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온라인에 쓴 글과 지면에 쓴 글투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신동아에 실린 글은 미네르바의 글이라기보다 미네르바가 올린 글을 참고로 쓴 해설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라며 또 “당시 미네르바의 글이 갑자기 주목받고 절필선언을 한 뒤 일각에서 '미네르바가 사용한 일부 단어가 고도의 상징이나 비유가 아니냐'는 설이 나왔는데, 신동아에 실린 글은 그런 '비의적 해석'에 적극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K씨는 이번 신동아 인터뷰에서 일부 누리꾼이 주장한 비의적 해석과 크게 다르지 않게 ‘고구마파는 노인’ ‘빨대’ ‘미자’ 등을 ‘일종의 비유법이자 은유법으로 썼다’라고 추인했다. 그러나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박대성씨는 다르게 말했다. 고구마파는 노인은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시집에서 ‘멋있어 보여서’ 따온 말이며, 빨대·미자 등은 그냥 ‘재미있으라고 한 말’이라고 밝혔다.

조금 상식적으로 말해보자. 미네르바 필명의 글 속에 등장하는 ‘고구마 파는 늙은이’, ‘미자’, ‘빨대’ 등이 그냥 단순히 ‘멋있어 보여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었던가? 그것은 미네르바 필명의 글을 정말이지 한 번도 제대로 읽지 않은 자의 말이다. 박대성은 여전히 이런 ‘은유적 표현들’의 속 깊은 내용을 알지 못한다. 자기가 쓴 글이 아니고, 자신도 그 문맥을 모르니 설명할 재간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빨대’나 ‘미자’는 신동아K가 ‘비유, 은유’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한 그 기표들을 이야기했다. 그가 챙겨보지 않은 것인지, 그냥 간과한 것인지, 아니면 그리 보고 싶어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저 ‘비의적 해석’이란 단어 자체가 오히려 애매한 단어 선택이다. 무슨 뜻인가? 솔직히 사전 찾기도 싫은 요상한 단어다.

월간조선 문제는 그 이후에도 몇 차례 내가 글을 썼다. 이를테면 정용인으로 대표되는 위클리 경향은 우습게도 신동아는 부인하면서 월간조선은 인정하는 선택의 자기 모순을 안고 있다. 박찬종은 그냥 인정했다는 의미다. 당시 편먹기에서는 월간조선-동아일보 본사, 그리고 몇몇 언론들이 ‘박대성=미네르바’를 줄기차게 밀고 있었으니까. 아마도 그 때 글을 쓴 기자들, 그리고 당시 데스크들은 모두 리스트 업 되어야 할 문제기도 하다. 그게 바로 곡마단의 영역에도 속한다고 본다.

5) ‘미네르바’ 사전 조사 문제

정용인도 박대성에 관해서는 기계적 증빙의 덫에 걸려 있긴 했지만 그래도 금융당국, 사정당국이 박대성 체포 이전에 ‘미네르바’에 관해서 추적하고 있었다는 것에 주목하기는 했다. 바로 이 지점이 정기자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왜 과거의 추적과 현재의 결과가 이렇게 엇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점을 더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된 ‘함정’에 해당한다. 의심은 하나 대세가 이러니 그냥 지나간다는 식이다. 그래서 여기에 대한 집요한 추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대목을 옮겨본다.

<정부, 미네르바 체포 훨씬 이전부터 뒷조사했다>
본지가 입수한 ‘미네르바 관련 정보사항 보고’라는 제목의 금융감독원 내부문서. 이 문서가 발행된 시점은 관계당국이 미네르바 내사를 부인하던 2008년 11월 25일이다.
Weekly경향은 4장짜리 정부기관 내부문서를 입수했다. 이 문서의 제목은 ‘미네르바’ 관련 정보사항 보고. 문건의 서두에는 “다음 아고라 사이트의 사이버 논객인 ‘미네르바’와 관련하여 주요 게시 내용 등 정보사항을 파악하여 보고드림”이라고 적혀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1쪽의 “주가지수 500선 등 지나치게 부정적인 경제전망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최근 사정당국에서 동 인물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짐. 사정당국의 조사 이후 절필선언을 했으나…”라고 밝히고 있는 대목이다. 정부기관의 문서에서 사정당국의 조사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문건의 뒷부분은 미네르바가 아고라에 올린 주장의 요약본이다.
이 문건의 작성자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1국 시장감시팀이며, 작성일자는 2008년 11월 25일이다. 11월 3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국회 답변에서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비쳐 논란이 됐다. 기자는 당시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당국의 입장을 취재했다. 당시 법무부가 내놓은 해명은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었지 실제 미네르바를 수사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실제 어떤 수사도 법무부에서는 진행하지 않았다”였다. 아고라에 올린 해명 글에서 미네르바를 언급한 기획재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단지 미네르바의 글을 인용했을 뿐, 어떤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Weekly경향 802호, ‘인터넷 규제만이 능사인가’ 기사 참조) 하지만 이번에 입수한 문건에서 드러난 사실은 일부 사정당국에서 미네르바를 ‘주목’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시장감시팀 관계자는 “당시 우리가 그런 내용의 내부문건을 만든 것은 사실”이라며 “문건의 보고 대상은 본부장이며, 원 밖으로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문건에는 사정당국이 조사했다고 언급되어 있으나, 그 역시 신문이나 인터넷·증권 관련 사이트에 나온 정보를 취합한 것일 뿐 실제 어떤 사정기관인지는 우리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건은 미네르바 수사 및 구속에 근거자료로 사용됐고, 금융감독원뿐 아니라 다른 사정기관이나 정부당국에서 미네르바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수집이 있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는 점에서도 “표적수사나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정부 당국의 주장에 의문이 들게 한다.

의문은 가졌다. 그러나 후속 조사는 하지 않았다. 다른 신문들도 ‘표적수사’의 증거들을 내놓았다. 참여연대도 당시 검찰의 허위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나 그 시기와 현상에 주목하지 않았다. 그냥 기계적 증빙의 저 인지부조화 속으로 덧없이 빨려 들어간 것이다. 편하게 글 썼다. 이를테면 박찬종-김승민 콤비의 승리였다. 교묘하게 기계라는 덫을 놓아버린 것이고, 그것이 바로 검찰이나 곡마단이 연출하고자 했던 바로 그 프로그램이었다는 사실 자체를 놓친 것일 수도 있다. 의문은 추적이 시작되면 의문으로만 남기 어렵다. 금융당국이 어디인데 사정당국의 조사를 운운하는 보고서를 버젓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인가! 특히 이 사안에서 말이다. 그걸 감안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미네르바 필명 글에 대한 이해도가 그만큼 떨어졌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워낙 ‘극비관론적 경제전망자’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법리적 검토를 운운하면서 공격했던 것이 바로 10월말~11월 초의 일이었다.

그러나 저 지점에서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후속 기사를 취재하지 않고 경향은 완전히 한 쪽으로 경도(傾倒)되어 간다. 진보라고 분류되던 신문들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꺾어진 지점이고, 그로 인해 대한민국은 이른바 ‘가짜 홍길동 쇼’의 판으로 전체가 급속하게 빨려 들어갔다. 나름 사회 비판력이 있다는 사람들의 어이없는 ‘멍청이 판’이 벌어진다.

6) 후속 기사 중에서

정용인의 메인 글 옆에 후속 기사도 있었다. 최영진 기자가 쓴 글이었다.

[추적]신동아는 가짜에 속았나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19270&pdate=위클리경향-811호
2009 02/10 위클리경향 811호

여기에는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박대성이 신동아와 신동아K에 대해 소송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소송이 진행되면 오보(誤報)의 진위여부는 당연하고 박대성의 진위여부도 가려질 수 있게 되어 있다. 당시 박찬종과 신동아 측의 입장이 나란히 실렸다.

"왜<신동아>가 존재 자체가 불투명한 K라는 인물을 내세워 미네르바 신드롬을 확산시켰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3월호에 밝히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면 하늘과 땅이 노할 것이다.”(박찬종 변호사 보좌역 김승민)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아직 밝혀지지 않는 부분, 의문이 남는 부분 들을 후속 취재하여 지면에 밝힐 뿐이다. K씨에 대한 신뢰 여부는 알아서 판단해달라.”(<신동아> 송문홍 편집장)

그러면서 이런 글을 실었다. 슬그머니 언론중재위로 이야기를 바꾼다. 그 이후에도 진행된 것은 마찬가지다. 박대성은 여러 차례의 고소를 했다. 아고라 논객 readme에 대한 명예훼손, 저작권 고소, 그리고 미네르바 카페지기 일심에 대한 저작권 고소, 그리고 김승민의 아고라 논객 makefile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그리고 언론 플레이 가운데는 신동아K와 나에 대한 고소까지 했다는 경향신문 기사도 있었다. 10월 27일인가에 서초경찰서에 신동아K에 대한 고소장 접수했다고 하는 기사도 경향신문에 나왔다. 그가 누구인지는 아는가? 나한테도 보냈는가? 그 고소장 직접 보고 싶다. 보내라!! 그런데 아직 오지 않는다. 고소를 한다는 건 법정에서 밝혀본다는 의미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면 된다. 오면 따져보자!! 하나씩! 잘게 잘게!!

아래 당시 기사 가운데 한 대목이다.

남은 문제는 언론계 관점에서 <신동아>를 발행하고 있는 유수의 언론사 동아일보의 입장이다. 이미 진짜 미네르바인 박대성씨는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신동아>에 정정보도를 요청할 예정이다. 박찬종 변호사 김승민 보좌역은 “박씨가 적극적으로 원하기 때문에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는 다음 주(2월 첫째주)에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조정신청서에서 신동아 표지에 “미네르바 K는 가짜로 판명되었으며 박대성씨에게 사과한다”고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
언론중재위원회는 말 그대로 정정보도 혹은 반론보도를 중재하는 것이고 또 중재위의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진실보도’라는 관점에서 첨예한 관심을 끌 전망이다. 박대성씨 측은 향후 명예훼손으로 정식 소송까지 계획하고 있어 법정에서 진실을 가려야 하는 사태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변호인 측은 이 문제를 현 정부에 우호적인 <동아일보>의 진실성 여부를 검증하는 싸움으로 여기고 있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인사는 “<신동아>가 알면서도 속인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며 언론계에 큰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결론은 저 말대로 되었다. 신동아가 그 엉터리 사과문을 게재했으니까. 내가 잘 아는 한 그건 신동아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 나는 동아일보사 본사가 진행한 이른바 진상조사의 내용을 너무 잘 안다. 그것은 엉터리였다. 박대성이 가짜라는 증거를 신동아는 군데군데 파악해서 모두 들고 있었다.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을 아예 하지 못하게 만든 것은 그들 내부의 바로 경영전략실이었다. 경영에 관련된 문제였지 이것이 ‘언론’, 언론 본령의 사안과는 전혀 관련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확실히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교활한 ‘술’(術)에 해당한다. 그러나 문제는 진실이 밝혀질 경우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의 낯을 부끄럽게 만든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만한 아주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 무거운 것이다. 그걸 감추고 싶은가? 그럼 그리 할 일이다. 그러나 밝혀야 할 부분은 밝히는 자에 의해 언제나 밝혀진다. 잘못 본 것은 잘못 본 것이다.

진보 언론 가운데서도 독립언론인 ‘경향’의 공정한 세상읽기 스탠스 유지 노력을 나도 사랑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 일에서는 크게 잘못 봤다. 그로 인한 사회 내부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 인지부조화를 지적하는 첫 케이스로 경향신문을 뽑아본 것은 적어도 ‘공정함, 온당함’에 대해 그들이 재삼 고려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언론의 태도를 지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또한 다루게 된다. 하나씩 자세하게 다루어볼 수밖에 없는 것이 다시 이와 같은 경우에 똑 같은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이 부분은 뒤에서도 좀 더 이어서 설명하겠다.

-----

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조치하였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구해 두었습니다. 원래 게시됐던 글에 달렸던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