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2/18
나는 다양성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의 키워드에 맞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 들어오는 순간 세 가지가 한꺼번에 몰려왔다는 생각도 든다. 하나는 몰지각, 하나는 방관, 그리고 악성 패배주의다.
‘지식로그’라는 어느 사이트의 질의 응답 하나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http://www.jisiklog.com/qa/7028891.htm
내용은 간단하다. 질의 하고 응답한 것이다. 물론 미네르바 사건이라는 것에 관한 관심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보면 사실은 그냥 무관심한 것이다. 그래도 질문했고 답은 했다.
(질문) 현재 MBC에서 미네르바라는 것에 대해서 나오는데 뭔가요? 무슨 사건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9924님, 09-02-10 23:59)
(지식맨의 3분 답변) 다음에 아고라에서 활동했던 필명이 미네르바 인 사람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직설적으로 조금 격하게 말했고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구속되었습니다.
참 간단하다. 그러나 이보다는 복잡하게 이 사안 자체를 관조하는 사람들도 많다. 블로그니 혹은 표현자유를 말했던 여러 이들이 이 사건은 한 마디씩 ‘입을 대고’ 갔다. 과연 그들이 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알기는 정말 역부족이었을까? 그 생각을 잠시 해본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아마도 <담론(談論)>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감각적으로는 느낀 사람들은 많다. 물론 ‘담론’이란 단어마저도 좀 생소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미네르바 필명의 글은 여러 담론을 꺼냈다. 그 중 9월 이전까지가 리먼브라더스와 산업은행을 연결해서 나온 이른바 ‘정권사모펀드’에 대한 경계였고, 그 이후 10월부터 <노란토끼>, <천민생존학>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글을 이끌었다. 흔히 ‘담론’이란 단어를 무겁게 생각하지만 쉽게 보면 글을 이끄는 메시지의 중심, 중추가 어떤 것인가를 이렇게 정의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게 들어가면 더 어렵긴 하지만.
이것이 왜 정권, 정부에는 부담이 되었는가를 생각한다. 떠오르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정책 집행에 사사건건 방해가 된다. 극 사실주의는 항상 정보의 유출과 연결되게 되어 있다. 그러니 정책 기획자, 집행자의 입장에서는 몰라야 할 사실을 일반 국민이 너무 많이 아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그러나 정보는 그렇게 새어 나갔다.
둘째, 정권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정권사모펀드는 기실 정권이 얼마만큼의 자본을 확보하기 위한 자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사적 이익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것이다. 그 테크닉까지도. 부담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셋째, 자금의 성격에 관한 문제다. 한국이란 시장이 금융이 개방되고 각종 제도와 정책적 법규가 정비되는 과정에서 과연 온전한 자주성을 확보할 수 있을까 걱정한 것이다. 이건 현재도 여전히 걱정해야만 하는 주제다. 지금도 진행중인 사안이니까.
넷째, 일반 국민의 이른바 ‘노예화 프레임’에 대해 거론한 점이다. 이것이 정치세력에게는 아주 강한 반발을 샀다. 이른바 매트릭스 론이다. 흔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다. 그러나 이것을 경제와 결합시키면서 현실적으로 벌어질 일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꽤 강한 파괴적인 선전 효과가 창출되었다. 이 또한 사실 완전 진행형이다.
다섯째, ‘표현’이란 문제다. 이진법(온라인)이 가진 힘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경계감을 준 것이다. 그래서 난데없이 어느 머리에서 나왔는지 모를 사이버 모욕죄도 튀어 나왔다. 그렇잖아도 신자유주의라는 미명하에 정치적으로 100년 정당을 운운해야 하는 그런 판에 자꾸 반대의견이 온라인 속에서 튀어나오는 걸 못 견뎌 하는 것이다. 이건 한 마디로 ‘표현 탄압’을 기본 목적으로 한 이상한 도덕주의 양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주 크다. 일종의 공포정치를 조장하면서 몰고 간다. 그 흐름이 아주 사악하니 문제다.
각 주제는 모두 무거운 담론이다. 이것을 이해하기는 쉬운 것은 아니다. 그냥 느끼기는 해도 술집에서 맥주, 소주 한 잔을 놓고 깊이 있게 말하는 주제로써는 부담스럽다. 말은 한다. 그러나 정리된 상태에서 이야기하려면 약간의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걸 지금 정리해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나쁜 유형은 바로 <패배주의>다. ‘뻔히 질 게임이다’, ‘해봐도 안 된다’, ‘알긴 아는데 힘이 있어야지’ 등등의 표현들이다. 그런 마음 가진 사람이 언뜻 보면 인간적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사회 속에서는 ‘독버섯’처럼 불거진 패배주의에 중독된 개체라는 걸 알 수 있다. 참 골치 아픈 유형의 다양개체 중 하나다.
그러나 이마저도 생각하지 않는 국민들이 태반을 넘는다. 하루 하루에 치중하는 삶은 이미 우리 곁에 오래 전에 와있다. 아무리 뛰어난 선동가도 오늘 ‘잘 살아보세’, ‘잘 살게 해줄께’를 넘어서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니까. 그렇다고 그 현실을 모두 잘 수용하는 건 아니다. 온당하지 않으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렇게 가서는 안 되는 길이라 믿는 이들이 더 많아진다. 그래서 패배주의가 설혹 일정하게 만연해 있다 하더라도 극복하고 가야 하는 과제로 점점 넓게 깊게 각인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양성은 분명히 스스로 제약을 받는다. 잃어버린 구석이다. 과거 80년대의 ‘3S’와 같은 그러한 맥거핀 효과를 노리는 정책이 주종을 이루는 마당에 과연 어떤 형태로 하나의 사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어려운 점은 첩첩이다. 거기다가 정권은 ‘네 박자’(우기기 물타기 밀어붙이기 몰아붙이기)를 정말이지 교묘하게 잘도 사용하는 상태다. 여전히 정권 반환점은 돌고 있지 않고 있으니 서두르는 마음인지 ‘몰아붙이기’까지 한다. 미네르바 필명이 시작한 때는 바로 정권의 초입, 그러니 깨어지지 않을 턱이 없었던 때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것을 막는 기획과 과정이다.
조작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지난 세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던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이 사건 속에 녹아있다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 내용이 지금 하나씩 다 드러난다. 그러나 무관심, 방관, 몰지각은 이 사태를 몇 가지의 평면적 판단 속으로 이끌고 가버린다. 사실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 알아도 관심이 없다고 해버리니까. 그러나 드러난 바는 그보다는 훨씬 무게감이 있다. 작년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는 겉과는 달리 한 마디로 한국 사회의 절대적 기득권적 예속화를 가속시키는 것이었다. 그 폐해를 안는 것은 국민이지 정치세력은 아니었다. 그들은 오히려 그 속에서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 그 내용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만든 박대성 사건이다. 기획된 것이고 너무나 많은 조작이 그 속에 숨겨져 있다.
그에 적극적 동참자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앞서 이야기 한대로 ‘매국’이란 관점, ‘사회 파괴자’라는 평가, 그리고 ‘사적 이익을 위해 공익을 무시한 자들’로 분류된다. 즉, 여기서도 편이 갈린다는 말이다. 도덕적인가? 전혀 아니다. 충(忠)이니 의(義)니 하는 말과도 다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알고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눈 뜨고도 코 베어가는 것이 아니라 눈 뜨고 있어라 하면서 코 베어 간다고 말을 하는 조작,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경악(驚愕)이다.
이렇게 녹슨 사회, 못난 시대를 겪는가 싶은 회한이 든다. 그래서 이 사건을 자세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관련자가 너무 많다. 단죄될 대상들이 숱하다. 부인하는가? 거부하는가? 저항하는가? 그럼 그리 해볼 일이다. 그 결과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온당함은 죽는 날까지 그들을 찾아갈 것이고, 내가 죽어도 찾아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사건은 사회가 처한 전쟁의 상황이라고 나는 부른다. 사회지식, 지식사회, 이 사회, 이 시대의 전쟁!! 누가 이길 지 속단하지 말라!! 지금도 전쟁은 전혀 끝난 것이 아니니. 그래도 밝혀질 기본은 다 나왔다. 이러니 저러니 말해도 ‘거짓’에 대해 변명할 여지는 없지 않는가! 쓸모도 없는 이상한 ‘물타기’는 좀 그만 하고! 이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된다. 그걸 이제 보게 될 것이다.
* 덧글 하나: 아무래도 <중간정리>를 한 번 해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지금까지 쭉 연재를 이어오면서 했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리해서 참고하십시오.
1) 나는 박대성 미네르바 <조작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작>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에 따른 모든 증빙과 증거는 앞서 밝혀드린 각종 자료들과 상황, 언어와 메시지들에서 모두 밝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IP라는 그 거증(擧證) 또한 단 한 차례도 현장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란 것도 이야기 드렸지요. 아울러 방송사의 화면마저도 기술적 가짜였다는 것도 잠깐 거론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연재물의 첫 머리는 역시 <박대성이 미네르바가 된 것은 조작이다>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2) 박대성 조작을 인정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다시 연재의 첫 머리부터 자세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이만큼 자료로 이야기를 해도 모르신다면 두 가지 유형 밖에는 없습니다. 하나는 그냥 아니라고 믿고 싶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뭐라건 나는 내대로 생각하련다’는 것입니다. 둘 다 똑 같은 이야깁니다. 무슨 기술적인 것을 자꾸 거론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올바르지 않습니다. 적어도 미네르바 필명의 ‘언어’는 기술 이전에 ‘정보’와 ‘언어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걸 무시하는 건 오판입니다.
3) 그렇다면 이 전제에서 과연 한국 사회 전반이 어떻게 이 조작이라는 흐름 속에 직접 개입 혹은 간접 침묵으로의 개입, 혹은 자기 식의 판단오류를 범했는가를 보기 위하여 지난 언론들의 자료와 그 내용, 그리고 당시와 지금까지 이어진 각종 사항 사항들의 거짓과 오류, 모순 등을 짚어본 것입니다. 그 속에는 우리 모두의 얼굴이 다 들어있다고 봅니다.
4) 기술적 지표와 관련해서는 여러 형태의 전문가들에 의한 탐색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니 그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주시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서둘러서 지금 내놔라 하는 건 어디 준 것도 없이 요구만 하는 아주 나쁜 것입니다. 나는 저 박대성 사건의 조작을 설명하는데도 이렇게 긴 이야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어느 누가 하더라도 좀 지치지요. 사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코자 했으니 이어갑니다.
5) 12월 들어서 여러 사람들이 ‘신동아K’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나는 당시 미네르바 필명의 처지를 감안하고 이 사회가 그런 ‘죽임’의 방향으로 가서는 이진법이란 세계 자체를 품에 안지 못하고 퇴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은 이 일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니 설왕설래가 가능할 것입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신동아K는 그 자신이 내게 보여준 몇 가지의 증빙과 더불어 “네이버의 c로 시작하는 아이디와 다른 ID까지 가지고 있다”는 걸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습니다. 정작 pds****라는 네이버 아이디가 박대성의 것이라고 했지만 그 또한 사실인지 여부는 밝혀진 바도 없습니다. 그건 그저 참고로 해서 숱하게 많이 등장한 여러 증빙들, 자료들을 통해서 엮어지는 다음 이야기를 보시면 될 것입니다.
6) readme님의 ‘K’와 담담당당의 ‘K’가 다르다고도 하는데 이미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이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readme님은 ‘K’ 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담담당당의 미네르바 그룹을 말하는 것입니다. 미네르바 필명의 글은 한 사람이 쓴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여러 사람들의 정보 조합이며 그런 노력을 들여서 나온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개입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미네르바 그룹’으로 보는 견해와 그 중에서도 주축이 된 글을 쓴 사람으로 분류하는 것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7) 우리 사회가 가진 2009년 한 해 ‘박대성사건’이 보여주는 지표를 나는 ‘조작’과 그로 인한 혼선이라고 봅니다. 나는 지금까지의 연재글도 그러하지만 내 글을 지우지도 않거니와 내 글 가운데 어느 부분이라도 이른바 ‘허위’로 증빙되는 부분이 나올 경우, 그것은 반드시 사과하고 책임지고 지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도 똑같이 작동하고 적용된다는 것은 염두에 두시고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이 시점 보다 중요한 것의 테두리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조작이라는 것은 항상 매개가 존재하고, 그 기획의 목적, 나아가 그로 인한 폐해와 피해를 양산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무엇이 우선인가에 대한 생각을 올곧게 하실 필요가 있는 때입니다.
8) 주어진 여러 가지의 이야기들은 이 연재가 108회까지 가는 동안 하나씩 모두 거론하게 될 것입니다. 앞서서 여러 추측이나 예측 혹은 완전히 그렇다는 식의 예단, 혹은 이상할 정도로 다른 방향의 ‘물타기’를 하는 경우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시간이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수순대로, 속도대로 가면 조만간 그 끝까지는 가보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약속된 대로 그에 따른 여러 이진법의 이야기 이후 조치는 똑같이 진행될 것입니다.
9) 좋으신 주말의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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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조치하였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구해 두었습니다. 원래 게시됐던 글에 달렸던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