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2/21
우리는 한번쯤 이렇게 묻기도 한다. “왜 ‘미네르바’인가?”라고. 이 말에는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2008년 대한민국의 자화상(自畵像)이 거기에 있고, 2009년도 다를 바가 없이 마찬가지다. 참으로 우습게도 2008년의 미네르바와 2009년의 그것은 많이 다르다. ‘박대성’ 출연(出演) 이후에 벌어진 사건 양상이다. 이건 ‘인지(認知)의 역전(逆轉)’이라 표현해도 좋을 만한 부분이다.
2008.11.25 언론인 ‘양승삼’의 글 한 편이 눈에 불쑥 들어온다. 제목도 ‘왜 미네르바인가’라는 것이었다. 그는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미네르바는 우리 사회의 무능과 불안으로 만든 아이디이다.”
http://www.naeil.com/News/politics/ViewNews.asp?sid=E&tid=8&nnum=438127
과연 그런가? 그랬던가? 그의 저 지적은 당시 꽤나 정확한 각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정부 여당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지만 그보다는 그들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에 관해 더 강한 질책을 하고 있었다. 대단히 공감이 갔던 이야기였다. 이건 지금도 별반 틀린 것이 없다. 아니 똑같고 더 악성으로 간다고 해야 옳다.
야당이나 재야 진보라고 해서 책임이 덜한 것도 아니다. 청와대와 경제팀과 여당이 무능하고 거짓말한다고 비난만 하고 말 것이 아니라 최소한 미네르바 이상 가는 현실분석과 대안은 제시해야 할 것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만 내리막길인 게 아니라 야당이나 재야 진보 역시 지지율이 바닥인 원인이 다른 데 있지 않다.
언론은 뭐 하고 있나? 내로라하며 신문과 방송에서 ‘자기 판매’에 열중해온 교수며 전문가며 시민운동가들은 다 어디로 갔나?
결과는 그대로 되어 버렸다. <언론은 뭐 하고 있나?>, 이 한 소리에 2009년 초 시작된 <박대성 사건>- 사실 사건이라기 보다는 ‘쇼 판’이다-은 완벽하게 ‘언론’에 의해 저질러진 사기극과 사기 방조(幇助)의 형태로 혼탕이 되며 흘러가더니 급기야는 이제 ‘미네르바’가 아예 뒤집혀 버렸다. 31살, 백수, 편집증적 짜집기, 아무 근거도 없는 무턱댄 비관론자, 어눌한 말투의 아스퍼거 환자, 지조(志操)라는 건 없는 그저 그런 서툰 인생, 그리고 무엇보다도 비판의 기본도 없는 이가 정부를 정권을 비판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아주 강제적 언어와 행위 등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2008년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대사건은 어찌되었건 조용히 마무리 되어가는 듯했다. 한 판의 코미디로 말이다.
문제는 여기서 벌어진다.
한나라당이 이른바 ‘국민소통위원회’라는 걸 만들면서 “인터넷도 정무적 시각이 있어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소통위원’이라는 인터넷 내의 알바군단들이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바로 박대성 사건이 생긴 직후 2009.1.15의 인터뷰다.
한나라당 김성훈 디지털위원장 “인터넷도 정무적 감각 필요”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901151577d<ype=1&nid=006&sid=84&page=1
한나라당 디지털 위원장 김성훈은 당시 이렇게 말했다.
온라인상에서의 국민과 소통을 위해 디지털정당위원회 산하 국민소통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족했고, 새해 들어선 140명의 국민소통위원 1기가 출범했다.
그는 국민소통위원에 대해 “새로운 정치실험”이라며 “한나라당이 인터넷에서 하도 밀린다, 안된다 하니까 기존 방식을 깨고 먼저 다가가는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소통위원들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토론방에서 발제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고, 여론 수렴을 해서 당에 전달하는 등의 활동을 할 계획이다.
주제는 정부 여당과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허용된다. 물론 비판적 논조도 상관없다.
김 위원장은 “(국민소통위원 발족 이후 네티즌들이) 알바 부대를 공개적으로 모집하지 않느냐, 저 같은 경우 알바대장 아니냐고 지적하셨는데 그렇게 운영 안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일방적 홍보라든가 전달, 강요가 아닌 소통의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십진법의 언론들은 박대성 사건의 조작에 깊숙하게 관여해버리고, 그 중에서 소위 진보니 시민성을 강화했다는 독립언론들도 이 조작에 놀아났고, 인터넷에도 ‘알바대장’이 버젓하게 지적당했지만 ‘그렇게는 운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는 웃기지만 웃지도 못할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민소통위원은 몇 기까지 배출 되었을까? 한 마디로 이걸로 대한민국은 딱 ‘개판’, ‘개떡’이 되어 버렸다.
대부분 사람들은 적어도 2009.1.9 박대성이 체포된 지 딱 이틀 만에 나왔던 한나라당 대변인 ‘윤상현’의 이야기를 간과했던 듯하다.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나라당 대변인 윤상현의 공식논평과 관련한 뉴스 하나 (윤상현 웹사이트에서)
http://211.49.162.174/~shyoon/comm/bbs/board.php?bo_table=notice&wr_id=228&page=7
그의 말을 지금 시점에서 살짝 곱씹어보자. 무엇이 이 <조작>의 진짜 흐름인가를 보는데 그저 그만이니까. 윤상현의 발언으로 인용된 부분만 옮겨온다. 이건 비공식이거나 개인적인 것이 아닌 한나라당 ‘공식논평’이었다.
"필명 미네르바가 '대정부긴급발송공문' 제목의 글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는지, 그래서 법의 심판을 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사법부가 판단할 몫이다."
"적지 않은 익명의 누리꾼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세상을 뒤집을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이 거짓과 오류를 확대재생산하는 통로가 되는 것은 비극이다. 사이버문화에 대한 우리사회의 자정능력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민주당이 미네르바 문제를 표현과 언론자유 수호투쟁의 이슈라고 딱지붙인 것은 참 우울한 블랙코미디다. 사실왜곡과 딱지붙이기로 '악플 선동정치'를 선도하고 있는 민주당다운 접근방식이다. 매사에 일단 건수 잡고 물고 늘어지다가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참 민주당스러운 행태가 또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미네르바라는 이름의 한 젊은이를 통해 또 많은 것을 배운다. 그로 인해 우리는 어떻든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보고 있다."
"아무쪼록 박대성씨가 좁은 익명의 사이버 골목으로부터 나와,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명쾌하게 세상을 말하는 시간이 오길 기대한다."
난 가끔씩 이 글을 꺼내서 본다. 사건 초반부에 과연 무엇이 대한민국의 ‘의도적 흐름’에 있었던가를 보기 위해서다. 이 속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정권은 작년 벌어진 ‘미네르바 사태’를 일단 자신들의 무능과 불신에 관한 문제로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반격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이버 공간에서 세상을 뒤집을 수 있다는 착각’이란 평가다. 그리고 인터넷이 ‘거짓과 오류를 확대재생산하는 통로’라고 말한다. 기존 언론에 의해 정치세력에 의해 벌어진 숱한 왜곡에 대한 반성은 아예 찾아보기 어렵다. 당연히 그들이 자행하는 이른바 ‘알바, 알밥’에 의해 흐트러지게 만드는 이진법 세상은 전혀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 자기네가 하면 그게 ‘로맨스’라는 말인가? 꼴사납다. 그게 지금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건 몹시도 슬픈 일이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하나의 <사실>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2009.1.9 당시 한나라당 즉, 정부 여당은 ‘박대성’을 무조건 미네르바라고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박대성=미네르바’, 그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 혹은 그러한 행위들-은 전혀 필요가 없었다. 그건 검찰이 맡아서 하는 일이고 사법부가 알아서 법리적 판단만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사회 검증 기능 자체를 작동시키지 않으려는 <일단 말뚝 박기> 같은 것에 해당한다. 그를 통해서 이야기 하고픈 것만 그것도 아주 ‘애처롭게’ 이야기를 꺼낸다. ‘좁은 익명의 사이버 골목으로부터 나와…’라는 대목에 이르면 쓴웃음으로 눈물이 쑥 빠진다. 악어의 눈물을 보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 ‘눈물’은 쭉 이어졌다. 2009.4.20 박대성이 무죄 판결이 나자 진보 언론들은 연신 한나라당의 침묵을 공격하며 다시 1월초부터 이어진 한나라당을 공격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착각했다. 이미 그 때는 게임이 끝났던 때다. 그래 봤자 이미 조작으로 탄생한 ‘여당 판 미네르바 박대성’의 존재는 한나라당이 이야기하던 대로 똑같이 굴고 있었으니까. 끄집어낸 단어 그대로 <사이비 지성>이었고 거기에 과연 ‘지성’(知性)이란 단어를 붙이는 게 가당하기는 한 일인가에 아주 하늘에 대고 웃으며 물어보아야 할 지경이었으니까.
한나라당, 미네르바 무죄판결에 '꿀먹은 벙어리'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49386
참으로 ‘일’이란, 기획이란, 조작이란 교묘하게 얽는 거라는 걸 실감했다. 이 한 판의 쇼가 여기까지 우리 모두를 바보 천치로 만들면서 그냥 흘러서 이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조작>이 ‘설’(說)이 아니라 바로 ‘사실’(事實)이라는 걸 지적하는 순간, 또 얼마나 많은 이른바 ‘소통’이라는 이름의 ‘물타기-우기기’가 인터넷 이진법에 들어오는가도 잘 보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 개체 군단에 속한다고 봐도 거의 무방할 듯하다. 물론 십진법은 아예 일언반구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그들의 침묵이 길어지면 질수록 이 사회는 죽고 썩고 온갖 쥐구멍으로 다 기어 들어가게 된다. 잘 알 거다!!!
해당되는 당사자라 여기는 개체들이 내게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 해봐라. 그럼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해볼 수 있을 것이니. 침묵? 그것도 하나의 언어이기는 하지만 그렇게만 해서 이 사태의 책임에서 피해갈 재간은 없을 것이다.
* 덧글 하나; 나는 이 <조작>이라는 하나의 단어까지 오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일련의 증거도 충분히 제시했다. 그런데 이걸 인정하지 않고 그 다음 부분에 거론될 뒷 이야기를 하는 건 무의미하다. 단계가 있는 법이다. <조작>이다, 이게 인정되면 그 다음 이야기로 가는 것이니까.
1) 직업 분류를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나 소위 알바니 알밥들에게 내가 빚진 것이 없다. 너희가 오히려 내게 진 빚이 많지. 곧 빚 받을 일이 있을 거다. 그러니 치기 어린 물타기니 우기기 그런 식은 그만하길 바란다. 뭔 남의 닉네임까지 베껴 쓰는 그런 짓거리를 하면서도 너희의 정체성을 인정해달라 하면 그건 ‘미친 놈’이 하는 짓이지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 할 짓은 아니다. 그렇지 않나!! 너희가 하는 이야기 다 내가 대신 해줄 테니, 너희가 제대로 모르는 이야기도 나는 다 안다. 그러니 안달하지 말아라. 그건 속보이는 짓이니. 달이니 손가락이니 말할 필요도 없다. 이진법의 정체성인 닉네임을 중복해서 사용 가능하게 해둔 포털 다음도 요상하긴 마찬가지다. 아예 개판 만들기라고 토론방 제목을 바꾸어 다는 게 어떤가 싶기도 하다.
2) 그런데 <조작>은 이제 확실히 인정하는 거지? 그도 아니라면 유치한 장난질 이제라도 집어 치워라!! 토, 일요일 이틀은 그래도 내가 좀 쉬어야지 더 재미난 글을 쓰지!! 인정 안 해? 그럼 좀 제대로 된 사실관계는 더 알고 하고!! 명백한 가짜도 가짜라고 인정 안 하는 치들이 무슨 이런 토론에 끼어드나!! 더 이런 이야기 하기도 귀찮다. 솔직히.
3) 아무리 ‘바쁘다’, ‘바쁘게’ 구호를 외쳐도 ‘집’ 하나를 지어도 지붕만 훌쩍 올릴 수는 없는 법이다. 기둥도 벽도 다 필요하다. 이 사건이 그리 호락하게 보이던가? 그 정도 수준이면 전혀 이 사안 자체에 입 대고 들어올 자격이 없다. 그 정도가 아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비록 사회가 워낙 사건 사고가 다양해서 그렇지만 이 사건, 결코 그냥 지나치고 갈 정도로 가벼운 일은 아니다. 특히 이진법(인터넷 온라인)은 스스로의 생명줄과도 같은 중대함이 있다는 걸 명심하고 봐야 한다. 저기 무슨 ‘소통위’라고 해서 만들어진 어떤 이들은 여길 개판 만들어 놓고 훌쩍 떠나면 그만이라 여기지만, 여기서 살아야 하는 우리와 우리 다음의 세대가 분명히 있는 여기도 하나의 아주 중요한 생활의 터전이다.
4) <조작>에 관한 이보다 더 많은 증거물이 더 쏟아져 나오기 전에 마음 속에서 ‘가짜는 가짜구나!’하고 생각을 올곧게 가져라. 물론 ‘그’와 곡마단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건 한나라당 식으로 말하자면 그나마 잘 봐준 ‘사이비 지성’이었지만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조작된 곡마단의 곰’이고 한 판 ‘서커스’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곡마단도 아니었다. 그게 정말 문제였지만.
5) 그 모든 이야기 쭉 이어진다. 나는 나의 ‘언어’로 그냥 연재를 이어갈 뿐이다. 판단은 보는 이들의 몫이지만 주어진 사실에 대한 대응은 반드시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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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일방적으로 글을 차단조치하였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구해 두었습니다. 원래 게시됐던 글에 달렸던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