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09/12/22
모두 기억나겠지만 작년 11월 아주 심각한 그러나 웃음을 많이 불러 일으킨 해프닝이 하나 있었다. 조선일보 기자가 하룻밤 인터넷 서핑을 통해 미네르바를 찾았다고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가 IP에 관한 기본상식도 무시했다고 해서 뭇매를 맞았던 사건이다. 물론 그 기자는 사과를 했다. 그러나 그의 블로그에서 그 글들은 지금 다 지워져 있다. 난 솔직히 이진법에 쓴 글을 썼다가 지운다는 행위 자체를 납득하기 좀 어렵다. 싫건 좋건 간에 그것도 기록인데 말이다. 그것은 자기가 했던 좋은 일, 좋게 평가되는 일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없앤다는 너무도 일차원적이고 평면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다. 이진법이라서? 그 생각 자체가 우선 왜곡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 기사와 사건 내용을 옮겨 놓은 다른 블로그의 글이다. 이렇게 고스란히 어딘가에는 남아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moker3&logNo=30038279077&widgetTypeCall=true
가만히 보면 이 문제는 그냥 ‘해프닝’ 수준이었고 그렇게 정리되었지만 그 사건(2008.11.20) 이후 이 사태는 바로 박대성 사건(2009.1.7)으로 쭉 이어지는 걸 볼 수가 있다. 그러니까 저 사건에서 비롯된 <인터넷과 IP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각인(刻印)되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설익게 박힌 것이다. IP는 그래도 이 사건의 지문(指紋)이다 라는 기계적인 사고 형식 말이다.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또한 전부도 아니었다. 그간 과정을 보면 살짝 찐하게 뒤틀며 왜곡하는 과정에서는 아주 잘 써먹게 되었다는 말이다.
사실 누가 자기 IP까지 다 챙겨보면서 글을 쓰는가? 나는 아직도 내 IP 전부를 잘 모른다. 굳이 찾아보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이것이 사건 속에서는 하나의 단초를 제공한다. 물론 조작의 기획에서도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하다. 저 해프닝 같은 사건을 통해서 이른바 ‘조작’의 심리까지 연결되는 전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어 조명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박대성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자신이 해당 IP- 최소한 7월 30일과 12월 29일자라 하더라도- 의 주인이라는 걸 증명한 적이 없다. 아울러 검찰도 그랬다. 흔히 말하는 ‘현장검증’도 없었다. 그냥 모두가 저 IP 주인이 박대성이다, 이 말 한 마디에 모두 질질 끌려 갔다. 그에 포털 다음과 여러 곡마단의 개체들이 적극 나선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직도 그런 현실을 ‘설마!’로 여기는 사람들이 보일 정도이니 그 후유증 아주 심각하긴 한가 보다.
그런데 이걸 거꾸로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하게 드러나는 몇 가지 사실이 있다. 역발상에 따른 질문들이다.
1) 마지막 IP 211.178.xxx.189 에서 바로 직전의 IP 211.49.xxx.104 만 다음 아고라에 찍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때부터 그곳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해서 다른 IP로부터 출발한 과거의 연속적 변환은 그곳 혹은 다른 곳에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고 보는가?
2) 만일 내가 한 장소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올리고 있는데, 잠시 다른 이들이 와서 그 컴퓨터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그의 글도 나의 IP를 그대로 쓰고 있을 것이 아닌가? (다른 상황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IP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3) 만일 내 ID와 password를 통해서 IP를 조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자. 그러니까 ID와 password를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더불어 IP까지 빼앗기는 경우는 가능한가?
이 세 가지의 상황을 한꺼번에 ‘조작’이란 개념에 넣고 휘이 저어버리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실제로 IP의 1회성 조작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행위는 어렵다. 주가조작이나 해킹 등에서 이런 경우들이 벌어진 전례는 있었다. 그러나 꾸준한 글쓰기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다른 이의 그것을 모두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
ID와 password는 또 다르다. 이건 전적으로 1) 해킹의 영역, 2) 포털 관리자의 조작, 3) 사용자(유저)의 양도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이 세 가지 말고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1)번 해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회성은 가능하다. 그러나 비밀번호를 바꾼다든지 하는 보안의 방법들이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는 조건에 따라서 다르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딱 두 가지 밖에는 남지 않는다. 2) 번의 경우는 한 마디로 최악이다. 저 상황은 대한민국 포털 업계의 존폐(存廢)와 직접 관련된 문제다. 3) 번의 경우는 임의적이다. 그렇게 해준다고 해서 뭐가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 이것은 이른바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생성한 ID와도 다르다. 그러나 꼭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 이유는 따져볼 일이다.
자! 이 시점이 아주 중요하다.
작년 11월의 양희동 사건(2008.11.20) 이후에도 미네르바 필명의 11월의 마지막 글이 두 편 올라왔다. 그리고는 침묵했다. 12.29, 바로 그 문제가 된 글들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사건 이후부터 약 47일의 시간에는 여러 조작의 기획이 이루어지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급하게 이루어진 흔적은 그 이후까지 이어진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817396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829979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832810
그 시점에 적어도 두 가지의 조치 기획은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하나는 개인의 ID와 password를 관리하는 이른바 포털의 DB 조작이다. 이것도 다시 두 가지의 방법이 나온다. 비밀번호를 바꾸어 버리는 것, 그리고 회원정보를 아예 전면 변환을 시켜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완전히 그 사용자(유저)는 그 ID의 소유권을 그 자리에서 잃어버리게 된다. 어디 가서 하소연 할 수도 없다. 이건 내 것이라고 말하면, 그 때 가서 잡아 넣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버글버글한 판에 한 판 끝장 보려 싸우려고 하기 전에는 어떤 가시적 조치도 진행하기 어렵다.
이 상태를 단순한 해킹 수준으로는 커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건 회원정보가 있다 보니 반드시 누군가 이 계정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정보를 빼내는 일차원적인 작업과는 다르다.
그 상태에서 ‘박대성’은 등장하기는 했다. 기술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IP다. 그건 쉽게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걸 안다. 이건 포털의 문제도 아니고 ISP의 관리자 차원이니까. 그걸 한 번 바꾸려면 머리가 아프다. 왜냐하면 이것은 또한 쭉 이어지는 계보가 있으니까. 그리고 여기까지 조작을 섞게 되면 “아는 입”이 너무 많아진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데 한 사람의 입과 귀라도 줄이는 게 조작의 기본이니까.
그걸 어떻게든 보완해야 하는 무거운 짐은 다른 곳에서 맡게 된다. 검찰도 있고, 곡마단 언론들에 포털 다음을 비롯한 전담 변호사에다 브로커 선전통들이 끼어야 한다. 물론 기획자는 따로 있다. 부족한 시나리오를 메우는 것으로 선택된 개체들이다. 그들은 열심히 모든 작업들을 해냈다. 언뜻 보기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비어 있는 공간이 있다. 그것이 지금 모두 드러난다.
그 시작은 ‘박대성’의 언어가 결코 미네르바 필명의 그것과는 너무 달랐기 때문이고 그를 다른 식으로 보완하려는 시도 자체가 너무 엉성했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변명할 여지는 전혀 없다. 시간을 보내도 그 간극(間隙)은 메워지기 어렵다. 10년이 지난다고 가능할까? 회의적이다. 배워야 할 단계에서 아예 겉 멋만 들었다. 그래서 더 어렵다고 본다.
조선일보 양희동 사건- 솔직히 사안은 해프닝 차원이었지만 이로부터 발생한 기계적 조작의 메커니즘을 따져보면 이건 ‘사건’이었다- 으로부터 시작된 박대성 미네르바 만들기는 쭉 이어져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결코 좌시(坐視)하기는 어려운 국민 전부를 기망하는 <조작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이야기는 IP로부터 쭉 이어가 본다. 앞서 이미 박대성에게 준 질문 하나가 있다. 그 답을 듣고 싶기도 하다. Yes or No.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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