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초난(毋憚初難) 55. 호질기의(護疾忌醫), 방기곡경(旁岐曲逕)

담담당당, 2009/12/23

<무탄초난>(毋憚初難) 연재가 딱 절반을 넘어섰다. 제 55 회다. 지난 11월 20일 시작한 후 약 1달 여가 지났다. 그간 꽤 많은 여러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것은 기록의 관점에서 남기고 또한 반드시 남겨야 하는 일이라고 판단한다. 이렇게 정리된 기록은 절대 내 손으로 지우지는 않는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 또한 보완 정리해서 다시 남긴다. 그냥 늘 남겨둔다. 그것이 바로 ‘기록’이고 기록이 가진 정신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를 정리한 사자성어가 ‘호질기의’(護疾忌醫)였다. 2008년이 그랬다. 병(病)을 숨기면서, 문제를 감추면서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기 보다는 꺼리면서 오히려 딴 짓을 꾸미는 세월이었던 셈이다. 그 말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박대성 사건을 보면 이건 딱 저 성어(成語)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던 것이니까. 그런데 2008년으로부터 2009년으로 이어져 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연속성 때문이니까.

금년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는 ‘방기곡경’(旁岐曲逕)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이 말도 참 잘 선정된 듯하다. 큰 길이 아니고 어렵사리 선택한 것이라는 게 샛길이고 좁은 길이고 그런 식으로 굴리고 굴러온 것을 말하니까. 이건 쉽게 말해서 속말로 ‘꼼수’로 일관되었다는 이야기 밖에는 안 된다. 박대성과 곡마단 일행에게는 아주 적절한 용어다.

내년에 어떤 사자성어가 자리잡게 될까를 생각해본다. 벌써부터 사뭇 기대가 된다.

병증(病症)을 내보이기 싫은 것은 고사하고 아예 그 탓을 다른 이에게 돌려버린다고 해서 질병(疾病)이 사라지는 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걸 해결하는 방식이 아주 꼼지락 대면서 투전판 놀이패의 그것처럼 하나의 사회, 나라, 시대를 가지고 놀아난 것이라면 문제가 더 크게 된다. 새로운 세계이고 역동성이 어떻게든 더 강화되어야 하는 이진법 세상을 무작정 장악하려는 작년부터의 억지스런 그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촛불민심 이후 정권이 가진 ‘이진법(인터넷, 온라인) 공포증후군’에 속했다. 그러나 해결방식 자체는 언뜻 봐도 아마추어적이었다. 사뭇 막무가내였다.

그 진행과정에서의 온당하지 못한 조작의 사실들은 우리 사회에 아주 커다란 실패의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도 보여진다. 그것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아무리 봐도 2008년, 2009년의 사자성어는 우리 사회를 여전히 내년에도 지배하는 연속성을 가지게 될 듯하다.

청와대는 내년의 사자성어로 ‘부위정경’(扶危定傾)을 꼽았다고 한다. 위기를 바로 잡고 기울어진 것을 똑바로 세운다는 뜻이다. 사람으로 치면 바로서기 한다는 것이고 나라로 치면 위험에서 헤쳐 나간다는 의미기도 하다.

무엇이 위기일까? 무엇이 기울어져 있는가?

충고를 꺼리는 환자나 샛길과 굽은 길만 쫓아 다니는 견강부회(牽强附會)의 마음으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다고 여기는가 모를 일이다. 이 사건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결코 병증도 제 때 고쳐질 기색이 없고, 샛길로의 꼼수가 바로 온당하게 세워질 조짐도 아직은 보이질 않는다. 물론 당연히 어떻게든 똑바로 세워져야만 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곧 그리 될 거라고 본다.

지금까지 연재 절반을 달려 오면서 몇 가지 사실은 아주 분명해졌다. 아마 글을 쭉 읽어보신 이들은 모두 느끼셨으리라 믿는다.

첫째, 가짜라는 <조작>은 변명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에는 박대성을 포함한 관련자들이 아주 많이 있다는 것
둘째, 이 조작에는 기획자와 동원된 인물이 반드시 깊숙하게 매 순간에 철저하게 개입되어 있는 구조라는 것, 즉. 기획된 움직이라는 것
셋째, 이것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꼼수와 이 사회의 허점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것, 그러나 밝혀내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너무 선연하다는 것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바로 잡혀지지는 않았다는 사실, 그러므로 반드시 다 밝혀내고 그 다음의 수순으로 이야기와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

이렇게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다음 연재를 쭉 이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의 목표는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 그리고 원인과 과정 나아가 그 의미까지도 세밀하게 톺아 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 상태에서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변형(變形)되어 버린 이 사건과 이 사회 속의 숱한 변격(變格)들도 동시에 다 훑어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초 108회로 설정한 이 ‘무탄초난’ 연재는 처음부터 이런 각도를 가지고 시작한 글이다. 천천히 이에 더해지는 알려진 사실, 그러나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사실, 반드시 그 실상을 주목해야 하는 것들에 관하여 세세히 짚어 보기로 한다. 그 동안 연재를 읽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리고 앞으로 이어질 내용도 주의 깊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봐주시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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