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초난(毋憚初難) 56. 조작의 대가; 자발적 조작 기획, 방조에 관하여

담담당당, 2009/12/24

이 사건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우선 황우석 박사 사건에 적용된 이른바 <포괄적 조작혐의>라는 것과 다른 하나는 PD수첩 광우병 쇠고기 보도에 적용된 <명예훼손>, <업무방해>라는 기소(起訴)의 타이틀이다. 이들은 모두 시간을 아주 길게 끌면서 이어져오는 사건 영역 속에 있다. 가만 보면 모두 정치적이기도 하다. 여론재판 성격이 강하니까.

황우석 박사 관련 기사 하나
http://news.mt.co.kr/mtview.php?no=2009102608342268477&type=1

PD수첩 재판 관련 기사 하나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22

그런데 약간 다른 각도에서 도대체 박대성이라는 개체를 내세운 이번 <조작 사건>은 어떤 혐의가 적용될 것인가, 적용되어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어느 범위에서 이것-관련자들을 포함해서-이 해당될까 하는 단상(斷想)을 해보는 것이다. 나는 한국 법률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정말 법리 차원에서 따져질 수 있는가, 그보다 훨씬 무겁고 무거운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러나 현실적인 것이니 이번 경우에 적용해보면 꽤 복잡하게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례를 꺼내보니 쉽기도 하다. ‘조작’이란 두 글자의 의미 때문이다. 저 두 사건을 모델로 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이렇게 좀 쉽게 이해하려 정리는 해볼 수 있을 듯하다. 적용 가능한지, 다른 것은 없는지 자세히 한 번 더 살펴볼 것이지만.

우선 여기는 기본적으로 첫 단계부터 <포괄적>(包括的)이란 단어 자체가 필요 없다. 그러니까 나름 잘 기획된- 기획되었다 생각한- 조작사건이었기 때문에 해당 당사자들의 행위는 대부분 자발적이었고 또한 그렇게 움직였다. 행위 자체가 그렇다 보니 이것을 굳이 ‘(박대성이 가짜라는 걸) 몰랐다’거나 혹은 ‘업무 중 일상활동’ 수준으로 단순화 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여지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자의적인 개입을 했기에 이 부분은 더욱 도망갈 곳 없이 오히려 더 강력하게 꽁꽁 엮인다고 봐야 한다. 해당 인물들의 발언부터 시작해서 행위 결과물이 대부분 매체이건 결과물로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입증에도 별 어려움은 없다.

그 유형만 간단히 한 번 보자. 나중에 이리저리 변명하면서 후루룩 도망가면 절대 안되니까, 지금 시점에서 하나씩 그 형식과 유형별 정리를 해서 카테고리를 맞추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워낙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잘 알아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참고로 여기 해당되는 사람들은 모두 전문가의 도움을 한 번 받아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나도 물론 여러 협조도 받아서 앞으로 진행할 일들에 제대로 참고해서 적용도 해볼 생각이다.

1) 유형 1. ; ‘조작’ 기획자와 입안자, 승인권자

- 항상 모든 사건에는 기획자가 존재한다. 이번의 경우는 조작의 기획 자체가 너무도 선명하다. 누가 임의적으로 놀기 삼아 했던 일이 결코 아니다. 정작 박대성이 혼자 한 것도 아니니까. 31살 전문대 무직 청년이 글을 썼다고 난리통을 쳤지만 이번에도 박대성이 이 모든 조작을 훌륭하게 수행한 당사자로까지 말한다면 이건 정말 ‘하늘이 노할’ 일이다. 그가 모든 조작에 협조하는 ‘병풍’을 직접 만들고 가짜로 행세했다? 가능하지 않은 일인 건 세상이 다 안다. 그래서 ‘곡마단’이 구성된다.
- 그렇다면 이 기획자가 다른 입안자들과 동반해서 작업을 하고 이를 승인 결재 받는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 과정 쉽게 드러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찾아보면 다 있다. 그래서 소위 ‘지시’(指示)라는 것, ‘협조’ 혹은 ‘협조요청’이라는 게 나오게 되는 것이니까. 과연 그것은 어떤 죄목이 될까?
- 우선 떠오르는 것이 ‘조작 기획’이고, 그를 통해서 하고자 했던 일이 국민을 기망(欺罔)할 목적을 애초부터 명확히 가지고 있었다면 의도된 것이고 확신범이라는 이야기다. 당연히 이건 분명 ‘대국민 기망 반역죄’에 해당한다. 아마 법조문에 이런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단순한 조작 사기 사건은 결코 아니다. 즉, 국가혼란, (전체) 국민기망, 매국 행위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그냥 즉시 사형감이 아닌가 싶다.

2) 유형 2. ; 기획의 수족(手足) 행위자들

- 그러니까 입안 기획된 내용을 승인 받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해서 하부 단위에서 움직인 집단, 개인들이다. 이들은 능동적 가담자, 피동적 가담자 수준으로 단순하게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조작의 기획 입안 승인이라는 과정 자체가 직접적으로야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됨으로써 사실상 이들이 조작의 실질 행동 당사자로 고스란히 겉으로 드러난다. 이들도 ‘대국민 기망 반역죄’와 그에 연관된 죄목에서 한 치도 빠질 수 없는, 발을 뺄 수 없는 개체들이 된다. 준(準) 사형감이 아닌가 싶다.
- 이들의 직업이 무엇이었건 혹은 무엇으로 활동했건, 어떤 일을 대가로 목적으로 했건 간에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고 본다. 적극적이라는 말은 적극적 행위만 외부로 현실로 드러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 행위 자체가 조작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건 그에 합당하게 일치된다. 적극적으로 이름자를 많이 앞세웠던 부류 가운데 찾아보면 그냥 다 보인다. 그러나 그들도 자신들이 누군가의 수족이었다고 변명은 가능하다. 이른바 도마뱀 꼬리 론(論)이다. 그렇다 해도 결론은 똑같다. 어설프게 변명하면 오히려 궁색하게 보인다. 그간의 ‘언어’가 너무도 많이 쌓여 있다.

3) 유형 3. ; 수족(手足) 행위자들과의 공범(共犯)

- 이것의 기본은 이것이 조작인줄 알았는가 아닌가 구분법으로 우선 분류된다. 이걸 가지고 살짝 난파선의 쥐새끼들처럼 빠져 나가기 위해 ‘나는 몰랐다’, ‘난 그냥 (누구를?) 도와주기 위해 했다’, ‘나는 표현자유를 중시했다’, ‘나는 조작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혹은 ‘나는 드러난 사실들로 조치 행위(보도 혹은 그와 유사한 행동들)만을 했을 뿐이다’ 라는 등의 변명을 입이라고 있으니 마구 할 수도 있긴 하다. 그러나 사실관계는 이보다 훨씬 더 조밀(稠密)하다. 조작인줄 몰랐다면 도저히 할 수 없었던 행동양식들은 쉽게 증거로 정리가 되니까.
- 그것을 잘 분류해보면 이들도 사실은 밀착된 공범 행위에 있었다고 봐야 할 부분들을 명확하게 구분해 내는 게 아주 쉽다. 그리 어렵지 않게 나눠지고 세목(細目)도 나온다.

4) 유형 4. ; 조작을 위한 새로운 조작 행위자

- 이번 사건의 특징은 원래의 조작을 감추기 위한 이른바 후차(後次) 조작이 꽤 많았다는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2월 7일 방송분)의 경우,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즉, 담당 PD에 의한 것이다- IP 자체를 조작했다. 방송이 할 일은 아니었다. 그것으로 박대성을 미네르바로 만들기 위한 바로 그 조작이었으니까. 이것을 변명하기 위해 ‘방송에 따른 과욕(過慾)을 부렸다’고 서투르게 말해서는 안 된다. 저기 PD수첩 사건에서도 보듯이 이 사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의 낮은 지점의 저 상태로도 아주 심각한 여론 재판도 벌어지고 있지 않는가. 그에 비하면 이건 완벽한 조작이었다. 그 파생된 결과로만 보면 이건 조작의 공범 상태에서 조작에 참여하고 더 적극적인 조작을 파생시켜 낸 의도적인 케이스에 해당한다.
- 그러므로 이런 유형이 기실 가장 좋지 않다. 비단 방송뿐만 아니라 페이퍼 매체, 인터넷 매체 등에서도 이런 경우는 쉽게 확인된다. 질(質)이 아주 좋지 않았던 경우다. 그냥 ‘악질’(惡質), 이렇게 말해도 좋을 법하다.

5) 유형 5. ; 곡마단의 곰 조율사(관리자)

- 박대성은 지금 이 사건에서 당연히 빠질 구멍이라고는 없다. 그는 최초 체포시의 아스퍼거 연(然) 했던 모습에서 교육인지 뭔지를 통해 꽤 발전된 구석도 보이기는 하지만 그걸로 정신병리적인 문제다 하여 어디론가 빠져나갈 생각은 아예 버리는 게 좋다.
-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그를 곁에 부리면서 박대성의 사기 행위 자체를 방조하고 또한 그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언론 플레이 등 아주 능동적인 행위를 한 케이스다. 그런 예에서 ‘나는 몰랐다’, ‘나는 조작의 가담자가 아닌 단순한 박대성 관리자였을 뿐이다’, ‘나는 그를 이렇게 저렇게 도와줬다’ 라는 등의 변명이 통하지 않는 것은 그 행위 자체가 연속적이고 매 중요한 순간에 중첩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대부분 행위가 의도성을 깐 악성(惡性)이다. 모두 입증이 된다. 그것은 방어(防禦)가 아니라 조작의 파생 수준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즉, 이 경우가 실제 행위 측면-박대성이라는 개체를 맘껏 활용한-에서 가장 일선에 있었던 여러 형태 조작의 연쇄화를 위한 적극적 전위 행동대장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또한 아주 무거운 공범 수준에 해당된다. 사실은 가장 나쁜 유형으로 분류되는 게 옳다.

6) 유형 6. ; 포괄적 조작 방조행위

- 여기에서 바로 ‘포괄적’이라는 단어는 등장한다. 꺼내 볼만하게 된다. 그런데 앞서 황우석 박사 케이스에서 법리적으로 ‘포괄적 조작혐의’는 있지만 그 나머지 부분에서 ‘포괄적 조작 방조혐의’라는 것도 존재한다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걸 일일이 법리적으로 처벌할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결국 이들도 해당 당사자라는 걸 피할 수는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 언뜻 보면 지난 1월 7일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전 사회가 이 포괄적 조작 방조혐의의 당사자가 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려야 할 사람들은 있다. 보다 적극적인, 그러면서도 완전 인지부조화를 전면에 버젓하게 내밀면서 조작 방조를 했던 경우다. 행위가 그만하게 벌어진 것이라면, 그건 단순히 비판 혹은 의견개진, 인지부조화의 표달(表達) 수준과는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다른 혐의들도 나올 수 있다. PD수첩에서 보듯이 무슨 명예훼손도 있지만 업무방해라는 것도 적용되는 판이니, 이 경우에도 명예훼손과 심지어 조작증명 방해, 공모 등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능한지는 좀 더 따져볼 일이다. 이 밖에도 찾아보면 많이 나올 것이다.

이런 상황들을 번연히 보면서 이 다음 수순에서 또 다른 형태의 여러 가지 ‘물타기’를 유사하지만 약간 다르게 변형시켜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못한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그 속에 새로운 조작이 섞일 확률도 간과하기는 어렵다. 연속성의 문제니까. 그러나 다 연속성 속에서 오히려 조작의 실체는 밝혀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말처럼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대체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에서는 얼렁뚱땅 하면서 물타기를 하는 것인데, 이것은 방법상 우기기와 조금 다르게 ‘팔은 내주지만 몸통은 아니다’는 걸 기본으로 한다. 누군가는 감싸고 누군가는 버린다. 그게 도마뱀 꼬리 자르기 같은 형식이 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언어’로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건 나오는 대로 하나씩 다시 짚어보면 된다. 앞서 지난 1년간 있었던 언론들을 대강 짚어봤지만 앞으로 나올 언론의 보도를 재검증 하는 작업 또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대략 정리 한 번 해보니 조작에 관한 처벌 수위 방향은 이런 수준이다. 이게 ‘표현자유’라는 것으로 적용한 전기통신관련법보다는 훨씬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것도 ‘언어’로 모두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당사자가 된다. 이 조작 행위의 바로 그 직접 개체 말이다. 그러니까 이 부분에서는 해당 당사자들은 자기가 지금 어디 어느 유형에 속해 있으며 또 지난 1년 여 무엇을 했는가 해왔고 지금 하는가, 가만히 뒷 그림자를 좀 챙겨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은 연재의 중반부가 끝나고 나서 하나씩 본격적으로 짚어서 들어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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