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당당, 2010/01/12
‘알바’와 ‘알밥’에 관해서는 한 번은 정리해보고 지나가보려고 했던 주제이긴 하다. 당장 이 두 용어 사이에서 많은 이들은 약간 혼선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알바와 알밥의 차이는 뭔가?
알밥이란 용어는 2008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알바’가 가진 원래의 뜻은 “단기 혹은 임시 고용 되어 일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단기 계약직인 셈이다. 아르바이트(Arbeit)라는 독일어로부터 출발된 이 용어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알바’로 불려진 건 꽤 오래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인터넷 알바’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나면서 이들의 명칭도 ‘알바’에서 ‘알밥’으로 변환되는 계기를 맞는다. 즉, 인터넷을 통해서 상품을 광고 선전하는 업무를 하거나 혹은 여러 설문조사를 대행하는 행위 등이 이루어지고, 이것은 업무의 성격상 장기 고용직이 아닌 단기의 계약을 통해서 벌어지는 것이 훨씬 많아지는 게 당연했던 것이다. 이들 가운데는 이런 단기 알바를 모집하는 모집책도 등장하게 되었고, 그들을 통한 고용알선도 이루어졌다. 신종 직업소개소처럼 된 셈이다.
문제는 이들이 이른바 ‘인터넷 댓글 달기’ 아르바이트(알바)라는 것을 하면서다. 단순히 상품이나 혹은 플랜, 조사 등의 수준을 벗어나서 ‘토론’이란 영역에 들어오게 되고, 그 가운데서도 ‘정치적 성향을 가진 토론’이나 혹은 ‘정치적 목적성에 근거한 댓글’을 올리면서부터 이들에 대한 직업적 평가가 이상한 수준으로 변형되었다. 즉, 변종(變種)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직업적인 오프라인의 선거꾼들은 존재했다. 그것이 외형적으로는 이진법 속으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특히 2007년의 대선은 그런 점에서 인터넷에 관해 그리 위력을 실감하지 않았던 한나라당이 뛰어들면서 온라인의 혼잡은 더 극심해졌다. 그리고 2008년 들어선 MB정부에서 촛불민심이 다음 아고라를 통해서 확산되는 장면을 보고 이에 주목하면서 한나라당 디지털 위원회를 비롯해서 정권의 여러 부서가 이른바 “공식적 인터넷 소통위원”을 두는 왜곡된 민의(民意)의 조장 시스템이 나타났다. 바로 ‘알밥’ 출현의 실질적인 모태(母胎)가 된 셈이다. ‘국민소통’이란 구호 속에 인터넷(온라인)에서의 선전, 장악, 포획활동까지 포함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알바이건 알밥이건 간에 반드시 단기 계약직이라는 기본은 유지하게 되어 있다. 그것은 엄밀히 하나의 직업군으로 분류 가능하다. 즉, 정기 혹은 부정기로 대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들을 하나의 전위(前衛)로 내세우기도 하는 형태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인터넷 장악을 위한 시도는 언론이나 방송 등 소위 사회적인 여론 포획의 시스템과 경로를 같이 한다. 그러다 보니 이 대가성 활동 자체가 과연 단순한 상업적 영업활동인가 아닌가 문제가 대두된다. 즉, 이것은 확실히 익명(匿名)이란 전제를 두고 정치적으로 목적을 명확히 가진 집단적 활동이 되었기에 문제가 될 소지를 애초 안고 있었다. 정치는 공개적인 활동이고 투명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이런 그림자 작업들은 몹시 은밀하고 접근방식이 음험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걸 감추기 위해서 여전히 ‘익명의 공간’을 더 강조한다. 관리/활동 시스템도 꽤나 드러나지 않게 운용하려고 하는 흔적들도 나타난다. 그러나 ‘정체성’은 곧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인터넷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구사하는 ‘언어’ 때문이다. 아무래도 질적으로 높은 토론을 통한 유도는 기대하기 어렵고 단순한 ‘알바’ 개념의 글쓰기를 하는 것도 한계로 작용한다. 이진법(인터넷, 온라인) 가운데서도 토론의 장(場)으로 이미 대두된 다음 아고라 같은 장소는 그들에게 있어 하나의 ‘업무 필드’에 해당되었고, 그 목적과 행위 자체는 그곳을 황폐화시키는 것으로 초점이 모아져 있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알바와 알밥’을 나누는 경계다.
알바는 단기 계약직이라는 <대가>에 초점을 맞춘 용어이고, 알밥은 그런 알바들이 정치적인 목적, 그리고 정치세력 특히 정권과 관련된 특정한 단체, 부서, 개인의 지시에 의해 인터넷 글을 통해서 정상적 토론을 무위(無爲)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를 하는 행위를 할 때 붙여지는 이름이다. 그 중에는 알바도 아닌 알밥들 중에 특이한 형태의 알밥도 존재한다. 즉, 대가를 받지 않으면서 그냥 휩쓸린 인지부조화의 무리들이다. 그들도 사실은 ‘알밥’이 된다. 그들이 비록 대가를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행위 자체가 그에 준(準)하게 될 경우에는 분류 자체를 그 쪽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박대성 사건이 주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를테면 알게 모르게 이상한 형태의 인지부조화를 너무 많이 양산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건 초기, 박대성이란 개체에 대한 개인적 연민이나 혹은 기득권과는 다른 저학력으로도 얼마든지 기득적 지식권력에 대응 가능한 실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대리만족, 그리고 ‘표현자유’라는 하나만을 기치로 내건 진보 등 지식사회 일각의 잘못된 인지방향 고식화 과정 등에서 벌어진 것이기도 하다. 물론 특정한 알바/알밥과는 당연히 차별화는 된다. 박대성 사건을 제외한 활동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아고라의 한 논객으로까지 자리잡은 닉네임 ‘짱’님 같은 경우가 그렇다. 초기에 박대성 재판에 열렬한 참여자로써, 또한 박대성이란 개체를 앞세운 저 조작극의 실체 자체를 박대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그는 여전히 “박대성=미네르바”를 굳게-신앙처럼- 믿고 있는 구석도 있다.
그래서인지 나로 하여금 2009.4.27 readme님의 글 “짱님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글을 종종 꺼내 읽어보면서 혼자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 인정과 논리. 이 문제는 어떤 때는 자주 사람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해당 정보들이 이어지고 넘치는 가운데 더 냉정하게 상황을 보기를 바랄 뿐이다.
Readme, 짱님은 좋은 사람입니다. (2009.4.27)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630481
그렇다 하더라도 객관성에 대한 편향(偏向)이나 경도(傾倒)는 결국 ‘정보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보면, 현재 드러난 팩트 속에서 무리한 감성적인 접근이야 말로 가장 경계할 제 일 번 대상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인지부조화 혹은 의도를 가진 조작 곡마단이나 알바/알밥 군(群)들과의 교류 속에서 과연 제대로 된 인지판단이 나올는지 극히 의심스러운 장면들이 너무 많다. 지금이라도 한 치 떨어져서 제대로 상황파악이 완료된 이후에 글을 쓰는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 사건이 가진 복잡성 혹은 단순성은 몇 페이지로 딱 정리되지 못한다. 개입된 곡마단의 숫자가 워낙 많아서 그렇다.
다시 돌아가 ‘알밥’을 보게 되면, 그들이 과연 정치적 순 목적성을 가지고 정치세력의 수하(手下)로써 기능하면서 대가를 받는 상태에서 명령과 지시에 의해 토론에 끼어드는 것이 정당한가 문제가 아주 크게 남게 된다. 정권은 이것이 문제없다고 이미 2008년부터 공언(公言)을 하고 덤벼 들었다. 그러나 그 수단이 도대체 뭐였던가를 살펴봐야 한다.
내용물은 참혹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사용하는 수단은 ‘토론’이 아니라 ‘욕설’이나 혹은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기피 혐오를 유도하는 수준의 정신병리학적 접근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한 현상이다. 그들이 단기 계약직으로 혹은 본업이 있고 가외(加外)의 업무로써 이 일을 해내는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아주 빠르게 토론장을 <시.궁.창 만들기하는 수법>은 참여자의 기피(忌避)를 조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소위 ‘밥맛 떨어지게 하거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안하면 그만이지’ 등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를 일으킨다.
단기적으로 봐서는 그들의 의도가 먹힌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진법의 발전 자체를 막는 최악의 장애물이다. 그런 작업 자체가 사악(邪惡)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봐서는 이들 알바/알밥들이 가진 목적에 관하여 재삼 재사 상세하게 들여다 볼 수밖에 없고 또 파악되어야 하는 시점에 와있는 것이다. 이것은 정상적인 토론이 아니며, 또한 비정상적인 것 가운데서도 몹시 위험한 수준의 수단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본래의 뜻인 ‘일하다’, ‘노동하다’라는 과제가 과연 이진법 인터넷 공간 속의 토론의 장에까지 들어오는 것이 타당한가 문제는 확실히 지금의 정도라면 당연히 부정적이다. 그건 한 마디로 이진법의 다양성을 죽이는 계기로 작동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대성은 파악되어야 할 대상이다. 단기 계약직 아니라 정식 계약직이건 혹은 초빙된 인사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정치적 목적이라면 숨기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정상적인 십진법 정치의 이진법 구현에 해당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현재 알바/알밥의 활동은 역설적이게도 과거 ‘프락치’라는 꽤나 복잡한 이력을 가진 단어와 바로 통한다. 인터넷에 있는 설명을 한 번 보자.
‘프락치’는 원래 분파(영어로는 프랙션)라는 뜻의 러시아말(Fraktsiya)에서 나온 말로 '첩자' 혹은 '끄나풀'이란 의미로 쓰인다. 당시 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당이 세력을 확장하고 내부 숙청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널리 쓰여진 용어다. 프락치 활동이란 각종 단체에 조직원(프락치)을 침투시켜 좌익 블록을 만들어 활동하는 일을 지칭한다.
프락치란 말은 우리나라 군사정권시절에는 경찰이나 정보기관이 노동단체.학원.종교계 등에 심어놓은 첩자나 끄나풀 등을 지칭하는 말로 쓰여졌다. 문민정부 때도 학원가의 동향이나 수배학생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학생들을 돈이나 향응으로 매수하는 이른바 '학원 프락치' 활동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랬다. ‘프락치’라는 단어는 정부가 어떤 활동을 위하여 심어둔 ‘끄나풀’을 말하는 게 우리 사회의 그간 정의였다. 실제로 이렇게 움직이는 이들이 제법 된다. 특히 언론 등의 정보를 다루는 직업 가운데서는 출입처와의 긴밀한 관계로 정보를 받는 대가로 그들의 프락치처럼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종종 문제를 일으키는 예도 자주 본 바가 있다. 그들은 스스로는 그걸 프락치로 정의하지는 않는다. 서로 편의적인 공생(共生) 관계라고 정의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심할 때도 있다.
그런 전직을 가졌거나 혹은 그런 유형에 익숙한 사람들이 알바/알밥 가운데서도 최고급 수준으로 움직이며 글을 쓴다면? 글빨 하나로 아주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糊塗)하는 수법이 나타날 공산도 있는 것이다. 그럼 그것은 확실히 프락치 성(性)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한 번 정리해봐도 재미날 것 같다.
일단 알바/알밥과 프락치의 관계는 이진법(인터넷)이란 공간 속으로 들어온 ‘프락치 활동’이란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익명성을 내세우며 아예 드러내놓고 하는 알바/알밥 활동이란 점에서 훨씬 더 강력한 프락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그 본인들은 부인할 것이다. 관건은 이런 활동의 결과물로 인해 야기(惹起)되는 십진법 형 문제들이다. 모욕이니 혹은 명예훼손이니 하는 것들이 그 해당사항이 있다. 이것은 모두 친고(親告)를 바탕으로 한다. 즉, 해당 당사자의 고소에 의해 사건이 진행되는 셈이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알바/알밥과 일반 참여자뿐만 아니라 참여자와 참여자 간에도 벌어지기는 한다. 그러나 대개는 알바/알밥과 참여자의 마찰이 벌어지게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왜냐하면 한 쪽은 목적성을 가지고 다른 한 쪽은 객관성을 바탕으로 하는 일반 참여자일 경우에서 일방적인 매도(罵倒)와 정도를 넘어서는 모욕(侮辱), 강요(强要), 비아냥과 집단적인 조롱(嘲弄)은 문제가 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구조(構造)>를 가져 버리니까. 한 마디로 사용 수단 자체가 아주 저질(低質)이고 저급(低級)하다는 게 문제다.
이제 알바/알밥 문제는 한 번은 정리되고 지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시기가 도래했다고 보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판단이다. 아무리 TV 공익방송으로 인터넷 악플 퇴치를 운운한다고 해도 정작 정권이 소통위원이란 명목으로 이런 알바/알밥의 확장에 나선다고 공공연히 떠든 바 있고 보면 이건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지경이라 보는 게 정상이다. 또한 은밀한 경로로 지원하면서 이들의 활동을 보장해준다면? 이건 한 마디로 강도가 강도질 하지 말라고 문을 지키고 있는 꼴 밖에는 안 되는 것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알바/알밥 사태는 그 속살을 들여다 봐야만 한다. 이것이 하나의 샘플 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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