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초난(毋憚初難) 92. 네트 & 네트워크 구조 (1)

담담당당, 2010/01/25

네트(Net)
그물로 잡다. 투망질 하다. 그물로 덮다. 그물을 치다. 그물을 뜨다(만들다), 그물 모양을 이루다. (속어) 올가미로 걸다. (함정, 계략), (공을) 네트에 치다. (노력의 결과를) 얻다 등.

그물구조 [network structure]
고분자 생성반응에서 선상(線狀)사슬의 어떤 점[結節點]에서 다리걸침반응[架橋反應]이 일어나 이것이 곧은 사슬의 여러 점에서 3차원적으로 퍼진 그물사슬로 된 것.
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은 공중 네트워크를 통해 한 회사나 몇몇 단체가 내용을 바깥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고 통신할 목적으로 쓰이는 사설 통신망이다.

‘결론부’ 첫 이야기를 박대성의 구치소 이야기로 시작했다. 본래 이 편을 먼저 할까 했으나 자리를 그 이야기로 내주었다. 그만큼 그 정황은 굳이 박대성이란 조작의 개체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모습이 노출되었던 장면이었으니까. 이제 17편이 남았다.

이 사건의 구조를 좀 단순화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트와 네트워크’(Net & Network)라는 개념을 빌려오는 게 좋겠다.

4가지의 섹터가 있다. 대개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복잡하다” 하고 기우는 경향도 생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건의 본질이 전 사회 속에 파급된 고구마 줄기 같은 형태임이 이미 드러난 상태에서 그로 인해 그 실재(實在)가 사라지는 예는 없다. 첨언을 가급적 생략하고 드러난 사실들로만 이야기를 정리한다.

1. 검찰 담당

- 핵심은 <검찰 미네르바>가 어떻게 해서 탄생했는가에 있다. 누군가 뒤를 확실히 봐주지 않고는 어렵다는 말이다. 어지간한 힘으로 될 수가 없다는 건 상식적인 것이고 실상(實相)도 그렇다. 그 메커니즘은 이렇다.

=> 대검찰청(권재진 차장)…>서울고검장(2009.1.30)…> 퇴임(2009.7.1)…>청와대 민정수석 내정(2009.8.12)…> 임명장 수령 (2009.9.1)……> 현재
=> 서울중앙지검…> 김수남/김주선(3차장/마조부장) 자리 이동(2009.1.30)…>후임 최재경/이두식 자리 이동(2009.8.12)…> 후임
=> 이동관=> 권재진 ‘검찰총장’직 지원…> 상황이 어렵게 되자 민정수석 발탁에 협조…> 2009.8.12 내정, 9.1부 임명…> 사건 후속관리

- 이것이 구도다. 네트워크 구조. 현 홍보수석 이동관과 현 민정수석 권재진의 관계는 이렇게 복잡하게 짜진 상태다. 그러나 둘 간에는 절대 메울 수 없는 간극(間隙)이 하나 있다. 바로 <박대성 미네르바 조작사건>에 있어서 누가 어떤 행위 지시자 인가 혹은 지시를 독자 수행했는가 하는 구분이다. 이 점에서는 둘 다 서로 책임을 미루기도 한다. 그러나 공동의 책임이 교집합으로 정확하게 형성되어 있다.

- 핵심은 딱 하나다. 검찰이 서울중앙지검 1차장 산하 형사5부장의 사건을 3차장 산하 마약조직범죄수사부(마조부)로 옮겨라 지시한 측이 누군가 하는 점이다. 현 시점에선 청와대 민정수석 권재진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 대검찰청 차장이었고, 최근 나오고 있는 ‘대검 지휘설’의 바탕에 그가 있다. 저기 자리이동들을 하는 날짜들의 유사성은 그것을 뒤집어 설명해준다. 깔끔하다. 빤히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뭔가 하는 것도 있다. 거기에 이동관의 개입이 나온다. 검찰총장 후보로 거명, 민정수석 내정/임명으로 이어진 담합과 협력의 경로다.

- 이것은 가설(假設)이 아니다. 갑작스런 3차장/마조부장의 연이은 두 차례의 동시 교체와 그 시기는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 부인한다면? 그들은 다시 거꾸로 돌아와서 박대성 사건 초기 진실을 검증하지 않았던 IP와 ID/password 문제에서 어떻게 자유롭게 해야 하는가 당면 과제가 남는다. 해결할 수가 없다. 조작된 상태를 어떻게 재 검증해서 사실로 만들어보려 한다면? 그건 지금까지 그나마 1%라도 사실인 가닥이 나와야 하는데, 오로지 남아있는 건 조작 코드뿐이다.

- 권재진은 대검찰청 공안부장, 차장을 역임했던 유망한 법조인이었다. 2009.7 당시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웠다. 대신 2009.8.12자 내정 및 9.1 임명장 수령이 벌어지면서 권재진은 권부의 핵심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권재진을 청와대로 불러들인 뜻은 간단하다. 정작 학습적 능력이 가장 낮은 단계에서 머물고 있고 또 연극을 통한 인지 획득이 언제쯤 정상화될지도 모르고 거기다가 아스퍼거 증후군의 조작된 미네르바 박대성이란 개체를 검찰이 억지로 진짜, 유일한 미네르바로 만들어내기는 했으나 이후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확산되는 <조작설>을 어떻게든 커버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찌질이 론’을 조작의 코드로 앞세워 택한 업보인 셈이었다.

- 그래서 이것이 드러나면 검찰 역사의 최대 수치사건으로 기록될 것이기에 여전히 검찰은 <검찰 미네르바>의 모든 내용물이 뒤집힌 상태에서도 박대성이 가짜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처음부터 끝까지 한 타래로 뒤집혀 버린다. 바로 이것이 검찰의 ‘그물구조’의 핵심이다.

- 과연 이번 박대성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배정 받은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오정돈 부장검사)는 이 사슬(Net)에서 자유로울까? 이 또한 핵심이 되는 것이지만 밝혀진 바처럼 검찰의 전임 서울중앙지검 3차장, 마조부장 각 2명, 총 4명을 불러들이지 않는 조사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생각한다. 사회통념이건 검찰 조사의 기본으로 생각해도 그 방식은 아니다. 그것은 검찰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하루라도 빨리 이것은 정상궤도로 와야 한다. 즉, 진실의 길을 말한다. 그래야 검찰이 그나마 산다.

* 주: 그러나 이게 과연 어떨까 하는 문제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의 궤적을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1월 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오정돈 부장검사)는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임채진 전 검찰총장과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 및 수사팀에 대해 지난해 12월 말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는 대목을 보면 말이다.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된 대검찰청 수뇌부를 불기소 처분한 이유는 죄를 묻기 힘들거나 증거가 없어서라는 게 검찰의 불기소 처분 이유지만, 애초부터 수사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건 나중 문제라 하고 제쳐두는 식으로 접근했던 바로 금년 초의 전례를 상기한다. 그러나 이렇게 가서 될 일이라고 보는가? ‘죄를 묻기 힘들거나 증거가 없어서’라는 말은 적어도 이 조작 사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1070047515&code=940301

- 박대성의 고소 사건은 기다리던 바다. 그러나 검찰이 저런 조사의 기법을 보이는 한, 그것은 정상적이지 않으며 그런 목적으로 꺼낼 명분 또한 전혀 없다는 걸 미리 강력하게 주지시켜 드리는 바이다. 그건 너무 빤히 보이는 ‘물타기’에 불과하고, 그렇다고 검찰 조직이 보호되는 길도 아니다. 이미 모든 사태의 근원에서 <박대성 미네르바 조작사건>은 <검찰 미네르바>를 본질적으로 진실을 밝히고 떨치지 않고는 도저히 해결될 수 없는 지경으로 와있음을 잘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첫 출발점이 되어야 마땅한 지점에 와 있다.

2. 총 기획 및 언론담당

- 검찰 이야기를 먼저 내세우긴 했으나 이 사건의 실질적인 총 기획은 바로 <청와대>다. 그러기에 검찰, 언론, 그리고 포털과 심지어 정치 프락치를 아우르는 구도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당연히 그가 누구인가에 모든 초점이 쏠린다.

청와대 <…> 검찰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 언론 (조선/동아)
<…> 포털 및 군소 언론(위클리경향/SBS/노컷뉴스/머니투데이 등)
<…> 정치 프락치(전 정치인/전 법률브로커/박대성)

- 이 구도의 핵심은 저 화살표의 방향성에 있다. 그들 각자 간의 결합도 있긴 하지만 이들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딱 한 군데, <청와대>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 기제(機制)로 이 사안에서 가동되는 중이기도 하다.

- 즉, 청와대는 현 시점 홍보수석/민정수석 투 톱으로 검찰과 언론, 포털, 정치 프락치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포획해두고 있다. 그래서 위클리경향의 정용인은 이를 두고 <대마>(大馬)라는 은연 중의 속내를 내게 메일로도 표시한 바가 있다. 그러니까 <대마불사>(大馬不死)를 믿는다는 것인데, 보기만 해도 외양은 정말이지 꽤 크게 보이긴 한다. 문제는 이것이 첫 시작부터 <조작>(造作)이란 키워드로 시작했음이 너무 선명해진 상태에서는 전체가 고구마 줄기처럼 쭉 들어보면 다 보인다는 것으로부터 발생한다.

-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 권재진 민정수석은 이 사안의 핵심이다. 그리고 홍보수석 산하의 현 미디어 담당비서관(전 국민소통비서관) 김철균은 이 하부의 종범(從犯) 구도를 명확하게 가지고 있다. 많은 사안들이 김철균을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그에 해결되지 않는 것은 다른 투 톱의 수석들이 처리를 한다. 그래서 어떤 일들은 서로가 긴밀하게 엮여 있지만 실제로는 그 내용을 서로도 모르고 대충 처리하고 지나간 구석들마저 엿보인다.

- 이 기획의 출발점은 김철균이다. 그는 포털 다음을 장악하는 일로부터 2008년 촛불민심의 다음 아고라라는 이진법 토론의 장(場) 무력화를 기획하고 담당하며 집행까지 했던 자다. 아고라의 그 이상한 구도 재편의 과정을 떠올리면 아주 쉽다. 그러니까 미네르바 사건의 원 담당자이고, 그에 효율적 제지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박대성 미네르바 조작사건의 기획이 반드시 필요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 그 기획의 과정과 목적, 결과를 보고 받고 집행하도록 한 최초의 인물이 바로 현 홍보수석 이동관이다. 그는 조작사건 첫 단계로부터 아주 깊숙하게 관련되어 있다. 동아일보사, 월간조선 등의 업무로부터 당시는 대검 차장이었던 권재진을 통하여 검찰 미네르바 만들기 등에도 적극 개입했다. 그러니까 이 총 기획의 사령탑은 이동관 현 홍보수석이 된다. 그를 빼고 이 사안을 들여다볼 수가 없는 상태다.

3. 포털 및 군소언론, 박대성 종합관리 담당

- 미네르바 사건의 기술적 조작 핵심은 1차적으로는 당연히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그곳이 통제되지 않고서 가짜 미네르바를 만들 재간은 없다. 또한 리먼 브라더스 산업은행 인수 불발, 정권사모펀드, 노란토끼라는 일본 극우/우익세력 자금의 한반도 침탈 등에 관한 미네르바 필명 글의 핵심을 완전 감추어야 하는 특별한 임무를 부여 받은 곳이기도 하다.

- 그 담당은 김철균이 맡았다. 그는 석종훈으로부터 백주성, 정지은으로 이어지는 전선을 만들어내었다. 즉, 조작전선이다.

이동관 <…> 김철균 <…> 다음 석종훈/백주성/정지은
<…> 위클리경향 정용인/SBS 정철원/노컷뉴스/머니투데이 등
<…> 박찬종/김승민/박대성

- 그가 믿을 수 있는 건, 그 기획을 이미 정권의 실세인 홍보수석 이동관으로부터 결재 받았다는 수준이 아니라 그를 통하여 동아일보, 조선일보와 검찰 등에까지 권부의 권력 영향력이 미친다는 것으로부터 출발된다. 적어도 이 정도 수준이라면 정권이 움직인 것이니 조작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불행하게도 그는 엔지니어가 아니다 보니 이런 겉으로 드러난 구도에만 민감했다. 자세한 처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모두 맡기는 구도였을 뿐이다. 그 기술적 기능은 백주성이 했다.

- 이동관 또한 김철균의 그 능력 하나를 믿었다. 그 또한 간과한 것은 포털 다음을 장악하는 것만으로 이 조작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었다. 미네르바 필명은 포털 다음뿐만 아니라 네이버, 야후, 각 신문의 댓글, 여러 블로그 댓글, 심지어 게임 사이트의 댓글 등에서도 출현했다는 사실을 전혀 고려 대상에 넣지 않았다. IP의 연속성, 다발성, 동시다발성 등을 아예 무시했던 것이다. 일단 가짜를 만들어 공인 마크만 한 방에 찍으면 된다는 생각, 그런 얕은 머리가 지금 이 조작사건을 사실상 겉으로 드러나게 만든 첫 계기가 된다.

- 김철균은 포털 다음 이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그의 인맥들을 동원했다. 위클리경향 정용인은 그를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으나 그건 거짓말이다. 지난 1월 14일자 정용인이 내게 보낸 이메일 한 대목이다. 바로 “2010년 아고라, 안녕한가”라는 아고라 닉네임 ‘죶밥’이란 알바/알밥을 정의의 투사로 띄워주는 기사가 위클리경향 859호에 실렸던 날이다. 그가 개인적으로 불편한 부분은 빼고 해당 대목들 일부만 옮긴다.

김철균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권 선생님 쪽과는 전혀 다른 각도이지만, 역시 촛불과 연관되는 부분에서 김비서관과 접촉은 상당히 오래 전에 이뤄졌습니다. (중략)
역시 이런 쪽 일에는 프로이시기 때문에 아실 겁니다, “최소한 말을 섞지 않으면” 진행되기 힘든 일이 있습니다.

- 그렇게 많은 부분에서 그는 자신의 인맥 범위 내의, 그리고 그가 활용 가능한 수단(정부 단위의 광고/홍보 등의 알선 혹은 공여 등)을 통하여 이 박대성 미네르바 만들기 조작사안 자체를 성공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물타기도 나왔지만 핵심이 드러나 버린 것은 바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2009.2.7 방영 분, 담당 정철원 PD)의 박대성 창천동 집 IP 조작 방송이었다. 그것은 너무도 명백하게 조작된 것이었고 조작의 사유까지도 모두 드러나게 해준 대 사건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당시 다급했던 그 기획의 붕괴직전 모습을 볼 수 있다.

- 그것은 정말이지 엄청난 무리수를 두면서 어떻게든 뒤집어 엎기는 했다. 관건은 그 과정과 결과물이 아주 불안하게 덮인, 그저 겉만 가려진 것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불안정 속에서 박대성을 어떻게든 빠르게 출국을 시키려고도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전기통신기본법 위헌제청이란 문제가 진행 중이니 항소심도 계류 상태이고 발목이 잡힌 탓에 그 또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태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함부로 이 조작 개체를 국내외 어딘가로 무단히 옮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최근 정용인을 통하여 “2010년 아고라, 안녕한가”라는 기사로 이른바 알바/알밥 논쟁을 엮어 아고라에서 벌어지는 미네르바 가짜를 ‘설’(說) 수준으로 물타기 하려고 했으나 그것이 오히려 이 사안에 김철균이 깊숙하게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혀주는 계기가 되었고, 그 보다 이전 박대성의 관리자인 김승민이 김철균과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서로 통화되었다는 조작 거론자에 대한 법률적 조치 내용 자체가 사실로 입증되면서 그는 더 이상 이 사안의 외부에 머물 수가 절대 없게 되어 있다. 그건 정용인, 김승민 양자가 아무리 부인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4. 박대성 관리 감독 훈련팀/정치 프락치

- 이 사안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이기도 하다. 조작된 개체를 누가 관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 박찬종, 참으로 독특한 캐릭터의 인물이다. 한나라당에 고위직을 담당하기도 했었고 인권변호사도 내세우고, 대선까지 넘볼 수준이었으나 이른바 이무기 급에 미치지 못하고 삭아버린 정치인, 그가 이 일의 적임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이니까. 그는 최선을 다해서 미네르바를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박대성을 유일 미네르바로 만들기 위하여 그야말로 고군분투(孤軍奮鬪)했다. 그러나 혼자 한 것이 아니었다. 검찰, 언론, 포털까지도 모두 지원하는 아주 손쉬운 게임이었다. 그래도 힘이 들었던 것은 애초 박대성이 가짜이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가진 결함구도가 있는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 그는 이른바 박대성의 서면 인터뷰를 박대성과의 면회를 통하여 구술 받아서 정리하고 언론사들의 구미에 맞게 제공해 주는 (2009.1.9~4.20 사이) 일이었는데, 문제는 박대성으로부터 구술을 들을만한 것이 없으니 이 서면 인터뷰를 모두 조작해 내어야 한다는 무거운 임무까지도 맡게 된 것이었다. 박찬종의 입장에서는 이 일을 하는 적임자가 바로 김승민이었던 셈이다. 결국 박대성의 서면 인터뷰는 김승민의 구술 아닌 손가락에서 나온 것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서면 인터뷰 가운데는 그 자체의 모순을 안고 있는 대목이 너무도 많이 등장한다. 박대성이 아닌 김승민의 한계였던 셈이다.

- 여러 측면에서 김승민은 권력 과시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차에 그가 파악한 이 판의 자기 세력은 <대마>(大馬) 수준이 아니라 정권 그 자체이다 보니 겁이 날 것이 아무 것도 없던 데다가 거기에 박찬종이라는 방호막이 있고, 또한 박대성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그의 역할은 아주 중요한 것이 되니 쉽게 도마뱀 꼬리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 머리를 굴리기도 한 듯하다. 그 생각이 여러 각도에서 마구 드러난다. 그는 어떤 대가를 누구로부터 받았는가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박찬종이 받은 대가를 어느 수준으로 ‘분배’(分配) 받았는가로 쏠릴 수 밖에는 없다. 역시 후불보다는 <선금(先金) 구도>였을 공산이 크다.

- 그러나 그 자신도 박대성을 이용한 <미네르바 장사>라는 것에 상당한 흥미를 가지고 주변의 사람들을 많이 포섭했다. 미네르바 라운지의 준말인 ‘ml’을 사용한 도메인 www.ml.or.kr을 2008.11.18 시점 등록해둔 것으로 봐서 이미 조작 혹은 그런 접근이 그 당시 전후 즈음부터 있었다는 것이니까. 그런 그가 놓친 부분이 바로 박대성이란 가짜 개체의 ‘내재적 가치’(價値) 문제다. 가짜인 그에게는 이런 우러나는 가치가 나올 수가 없다는 점, 이걸 놓치고 그저 상품화된 라벨만의 미네르바만 염두에 두다 보니 불균형은 금새 왔다.

- 박찬종은 지난 4월 박대성 출소 이후 별로 이 일에 흥미를 더 가지지 않으면서 자신의 활동범위를 박연차, 동방신기 등으로 넓히다가 정권비난으로 수위도 유지하면서 정치적 입지와 인권변호사라는 이미지 고착화에 들어갔다. 일종의 발 빼기, 명분 만들기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박대성 문제는 그에게는 기회가 아니라 바로 무덤이었다. 마찬가지로 김승민도 그 무덤 속으로 들어간 셈이다. 박대성은 여전히 그 무덤에 있는지 뭔지도 잘 모른 채 있다.

-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박찬종이 누구로부터 이 제안을 받았길래 이 정도 수준의 일을 벌였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로써는 최소한 이동관 수준의 접촉이 아니고서는 이 일을 맡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즉, 그래도 이름값은 했던 노회(老獪)한 정치인이니까 이 일이 정권 차원의 일이란 정도는 알았을 것이고 또 그 확인은 반드시 직접 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라인이 이렇게 형성된다.

이동관 <…> 박찬종
김철균 <…> 김승민
석종훈/정지은 <…> 김승민

- 딱 이 정도 수준에서 모든 일은 해결되는 듯 보이는 것이고, 처리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사안이 무겁게 된 것은 이런 정치적 조작 업무구도 자체로도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첫 조작의 증거들이 들통나는 대목에서는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물타기-우기기 수준도, 밀어붙이기와 몰아붙이기도 안 된다. ‘네 박자’ 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뻥 구멍이 뚫려 있다. 잘 써먹던 고소/고발 같은 상대를 귀찮게 하는 수준의 위협도 별 소용이 없고, 이제 마침내 박대성을 끄집어 낸 그 명의의 고소가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아고라 연재글 모두를 지웠다. 증거물 삭제? 여론 덮기? 그러나 이건 시작일 뿐이다. 시간 끌기? 그런 용도에 불과한 것이다. 가능한가? 아니다. 이렇게 더 진행하면 할수록 그들이 빠진 수렁은 더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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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 경제방"에 게시됐던 글입니다. 다음측에서 연재글 상당수를 차단 조치했기에 부득이하게 이곳에 복원해 두었습니다. 원문과 댓글은 이곳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