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2부
- 조작의 배경
- 전 CNN 베이징 지국장의 박대성 인터뷰 육성 파일, 녹취록 전문
- 중간정리
- 다음커뮤니케이션의 DB 조작
- 마약/조직폭력 수사부의 등장
- 검찰 내부의 책임자들
- 맨큐의 경제학
- 박대성의 금융계 친구들
- 서울중앙지검 마조부의 조작 수사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 기획자
- 김철균의 윗선
- 박대성은 가짜, 그리고 내쉬 균형
- 소신 알바와 소신 친일파, 상처받은 사람들
- 2부 연재를 정리하며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1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3부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연재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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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미네르바 수사는 과연 어느 수준에서 조작됐던 것일까요? 결과는 예상보다 참혹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마조부의 미네르바 수사 결과는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다 조작이었습니다.
2009년 1월 4일경 박대성을 지목해서 체포하라는 지시가 상부에서 서울중앙지검 마조부로 전달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조부는 지시내용대로 1월 7일 박대성을 전격 체포했지요. 하지만 박대성의 체포 다음날인 1월 8일, 검찰은 박대성의 신원을 IP 추적을 통해 알아냈다는 조금 엉뚱한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검찰은 IP 추적을 통해 수사 착수 나흘만인 지난 2일께 미네르바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알아냈고 미네르바로 파악된 박모(30)씨를 7일 오후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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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8일 "IP 추적을 통해 예상 외로 쉽게 미네르바로 특정된 박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두가지입니다. 첫째, 다음으로부터 미네르바의 신상명세를 건네받았다는 마조부는 왜 번거롭게 IP 주소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박대성의 신원을 알아냈어야 했을까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정지은 홍보팀장에 따르면, 다음측은 이미 2008년 9월초부터 박대성과 전화연락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즉, 마조부가 다음으로부터 미네르바의 계정 정보를 건네받았다면, 마조부는 핸드폰 번호를 포함한 박대성의 신원정보를 함께 전달받았어야 맞지요. 그런데 검찰은 미네르바의 계정 정보로부터가 아니라, IP 추적을 통해 박대성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월 8일 당시는 다음의 DB가 조작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둘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월 10일과 4월 16일 두차례에 걸쳐서, 자신들이 검찰측에 미네르바의 IP 주소 정보를 건넨적이 없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은 미네르바의 IP 주소를 대체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요? 아래는 다음 관계자의 2월 10일자 발언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 다음 관계자도 "검찰로부터 '미네르바'의 개인정보를 넘겨달라는 요청이 온 것은 사실이지만, IP주소 등 영장이 필요한 내용은 넘기지 않았으므로 현행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커뮤니케이션 백주성 개인정보보호팀장의 4월 16일자 발언 내용입니다.
백주성 다음 개인정보보호팀장은 이에 대해 "미네르바의 신상정보 제공은 법에 의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했으며, 제출 의무가 없는 IP까지 넘겼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즉, 다음측의 공식 입장을 받아들이면, 마조부는 미네르바의 IP 주소를 모른채 그 IP 주소를 가지고 박대성의 신원을 추적해 체포한 셈이 됩니다. 결국 IP 추적 이야기는 마조부의 자작극인 셈이지요. 당시 기사를 살펴보면, 실제로 마조부가 미네르바의 정확한 IP 주소를 몰랐다는 정황이 드러납니다. 한국경제의 1월 8일자 기사 "미네르바 긴급체포, 30세 무직남성"을 인용해 보지요.
검찰은 PC방 등 장소를 옮겨가며 신원을 노출하지 않게 글을 올린 미네르바의 글에 대한 인터넷주소(IP)에 대해 치밀하게 추적한 끝에 그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조부가 미네르바와 유사 IP 대역 (211.178.0.189 ~ 211.178.255.189) 전체에 대해 조사했기 때문인지, 엉뚱하게 미네르바와 IP가 동일하다면서 검찰의 전화를 받은 회사원도 있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미네르바랑 IP주소 같다며 이것저것 캐물음. 경제문외한인 내게 완전 팡당
위 두가지 내용으로 미루어볼때 마조부는 미네르바에 대한 정보 파악이 대단히 부족한 상태였고 어떻게 박대성의 신원을 알아냈는지에 대한 알리바이 마련이 시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뜬금없는 IP 추적 이야기가 전면에 등장해버린 것이지요.
IP 주소에 대한 발표만으로 진위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자, 마조부는 1월 19일부터 미네르바의 다음 계정 ID를 언급하기 시작합니다. (1월 19일 시점은 다음의 DB 조작이 감행된 이후였던 것이지요.)
검찰은 2개의 IP로 등록된 미네르바 글이 하나의 ID로 접속됐고, 모두 박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박찬종 변호사측이 미네르바의 다음 계정 ID가 박대성의 소유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도 1월 19일부터였습니다.
박 변호사도 “검찰이 문제 삼은 글 두 편과 관련해 다음 사이트에서 ID와 IP를 독자적으로 확인한 결과 박씨가 쓴 것을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김승민은 1월 22일 다음으로부터 건네받은 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해 아고라에 "미네르바로 로그인했습니다(박씨 변호인)"란 글을 남기는 소위 ID/패스워드 시연을 합니다. 김승민의 글 일부를 인용해 보지요.
[박대성PC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접속해서 글쓰는 중]
네티즌 csi여러분들이 제 대신 증명을 해 주실거라 믿고 올렸는데, 제가 설명이 부족했나 봅니다.
우선 스크랩한 글을 여기에 올린것은 가장 객관적인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김승민이 박대성의 집에서 글을 올리지 못하고 다른 장소에서 글을 올린 것은, 박대성의 집 IP 주소가 미네르바의 IP 주소인 "211.178.***.189"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찌됐든 박찬종 변호사측은 위와 같은 로그인 시연을 통해 (2009년 1월 19일 이후로) 미네르바 계정의 명의자가 박대성이 되었음을 공개적으로 확인했지요.
ID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후속으로 IP 조작 시연을 위해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가 동원됐습니다. 2월 7일 방영된 "미네르바 진실게임"편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박대성의 집 IP 주소를 방송에서 공개 시연했습니다. (해당 편의 담당 PD는 정철원이었습니다. 담당 작가는 박대성의 진위여부를 끝까지 의심했는데, 정철원 PD가 박대성이 진짜 미네르바가 확실하다며 기획방향을 그쪽으로 밀어붙였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아래와 같은 나레이션이 나갔습니다.
IP의 주인을 가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가족들의 협조로 박씨가 살던 집으로 갔습니다.
신동아 K씨의 주장대로 박씨가 189번이 아닌 다른 IP를 쓰면서 미네르바의 IP를 조작했던 것일까? 제작진이 가져간 컴퓨터를 박씨의 집에 있는 통신모뎀에 연결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나타난 IP는 189번, 미네르바의 IP였습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아래의 영상이 비춰졌지요.

위 영상화면을 보면 박대성 집의 통신모뎀에 연결된 노트북 컴퓨터에 IP 주소가 "211.178.***.189"로 나옵니다. 미네르바 글에서 2008년 10월 24일부터 기록됐던 IP 주소와 공개된 부분이 일치하지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를 내세우면서 박대성의 집 IP 주소가 미네르바와 같은 "211.178.***.189"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시연은 완전한 조작이었습니다. 위 화면을 자세히 보면 "Dhcp Enabled. . . . . . . . . . . : No"라고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DHCP는 "Dynamic Host Configuration Protocol"의 준말로 "(인터넷 서비스 업체로부터) 자동으로 IP 주소를 할당받는 프로토콜"이라는 의미입니다. 가정용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는 항상 "Dhcp Enabled"를 "Yes"로 두고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위 화면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컴퓨터에서는 "Dhcp Enabled"가 "No"로 설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DHCP가 설정되지 않은 경우, IP 주소는 수동으로 직접 입력해야만 합니다. 다시말하면, 위 화면에 보여지는 IP 주소 "211.178.***.189"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직접 손으로 입력한 것입니다. (물론 저렇게 억지로 설정하면,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해당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연은 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마조부의 조작 수사는 IP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증권 정보 사이트인 팍스넷에 "옆집김씨"(pheonix33)란 필명으로 글을 쓴 것도 박대성이었다고 언론에 확인해주었던 바 있습니다. 동아일보의 1월 13일자 기사를 인용합니다.
12일 검찰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인물은 지난해 10∼12월 한 증권 관련 사이트에 박 씨의 주민등록번호로 회원 가입한 뒤 '옆집 김씨'라는 필명으로 100여 건의 짧은 글을 올렸다.
한국경제의 1월 14일자 기사도 인용해 보지요.
'미네르바' 박모씨(30)가 인터넷포털 '다음' 외에도 증권정보사이트 '팍스넷'에 '옆집김씨'라는 이름으로 경제전망 글을 다수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검찰은 "팍스넷에 올린 글을 분석한 결과 박씨가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과 인터넷주소(IP)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가 확인한 결과 팍스넷 pheonix33 계정의 소유자는 박대성이 아닌 다른 인물이었습니다. 검찰의 발표 내용은 말 그대로 허위였습니다.
그리고 박찬종 변호사의 보좌역 김승민이 네이버의 pds7103은 박대성이며 "pds"는 "박대성"의 약자라고 주장한 일이 있었지요. 그리고 위클리경향 2월 10일자 기사에서 정용인 기자는 네이버 ID pds7103이 박대성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합니다.
누리꾼은 pds7103으로 올라온 댓글 중 '남자가 피해야 하는 10가지 여자'라는 글이 미네르바가 다음 아고라에 쓴 글과 일치하는 것을 발견해 'pds7103이 박대성이 아니냐'고 추론했다. pds는 박대성의 이니셜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이중 pds7103은 박대성씨의 것이 맞았다.
하지만 제가 확인한 결과 네이버 pds7103 계정의 소유자 또한 박대성이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었습니다. (네이버의 pds7103 계정이 미네르바팀에 의해 사용된 것은 사실입니다.) 김승민의 주장은 물론 거짓이며, 위클리경향의 정용인 기자는 허위보도 내지는 오보를 한게 맞습니다.
정리하면 서울중앙지검 마조부의 미네르바 수사 내용은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날조된 순도 100%의 조작 수사였습니다. 지금까지 (검찰을 포함해) 박대성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측의 증빙자료는 IP와 ID, 그리고 박대성이 팍스넷, 네이버 등에서 썼다는 글 등의 정황 증거가 전부였습니다. 현재 이러한 증빙자료가 모두 허위였다는 것은 검증됐고, 그 과정에서 미네르바팀 소속원들이 각종 사이트에서 사용했던 ID/필명 20여개, IP 주소 10여개, 그리고 소속원 6명의 신원정보 등도 함께 확인됐습니다.
솔직히 조금 지치고, 여러모로 질린 느낌도 있습니다. 지금 취재하고 계시는 언론사들이 여러곳 계신데, 지금 쯤이면 천천히 보도 시작해 주시지요. 이 글이 3부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취재 협조 필요하신 기자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셔도 좋습니다. 제 메일 서버가 외국에 있어서 국내발 이메일이 간혹 스팸으로 막히는 경우가 있는데, 기존 주소로 연락이 안되는 경우에는 daesan@gmail.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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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원문: 링크